국제
2019년 12월 31일 16시 57분 KST

기후변화 전문가들에게 '그래도 희망이 있다면 무엇이냐'고 물었다

"요즘은 희망이 실낱같이 줄어들었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해결책을 모두 이미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서 힘을 얻는 것은 분명하다."

Illustration by George Wylesol

 

2019년에는 지구의 현 상황에 대한 암울하고 무시무시한 전망이 쏟아졌다. 빙하가 녹고있고, 멸종이 이어지고 있으며, 숲은 불타고, 기후는 통제 불가능한 온난화를 불러올 티핑 포인트에 근접해가고 있다. 기후가 위기에 처해 있음은 명백하다.

지난 10년은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운 시기였고, 유엔은 최근 열을 가둬두는 화석연료 오염이 매년 7% 이상 줄여야 그나마 최악의 영향을 피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인류에게 요구되는 행동의 규모는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고 벅찬 수준이다.

이러한 정보들 앞에서 절망과 불안을 느끼게 되기 쉽다. 이 불안이 만연한 나머지 11월 40여개국 심리학자들은 들불과 홍수 등 기후 관련 사건이 사람들의 정신 건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를 견뎌야 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정신 건강 서비스 확대를 약속하는 선언문에 서명했다.

George Wylesol for HuffPost

 

그러나 이 와중에도 변화를 위한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과학자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어린이들이 시위에 나서고 정치인들은 제안서들을 작성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기후변화가 대선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고, 1년 넘도록 전세계 청년 기후활동가들이 거리로 나서 변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우리는 최전선에서 과학과 씨름하고 해결책을 만들어 내는데 몰두해온 전문가들에게 그들이 바라는 것,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게 무엇인지 물었다.

Rose Lincoln/Harvard Staff Photographer
Gina McCarthy, the former head of the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says young people's passion and energy remind her of her responsibility to act on climate change.

지나 맥카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제13대 환경보호청장을 지냈다. 현재 하버드 환경보건과에서 공공보건 교수를 맡고 있으며 최근 천연자원보호위원회(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전반적으로 나는 희망을 갖고 있다. 데이터가 충격적이란 건 나도 안다. 솔직히 내가 가진 희망적인 에너지의 대부분은 젊은 사람들에게서 온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놀라울 정도로 이 이슈와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고, 수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 문제가 젊은이들이 충만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릴 기회를 빼앗아갈 수 있는 위협이라는 걸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늘상 있는 일처럼, 과학적 논의에 불과한 것처럼 다뤄온 내 나이대의 사람들, 나보다 젊은 사람들에게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우리가 젊은이들에게만 의지할 게 아니라, 그들의 에너지를 수용하고 이 이슈를 다루는데 있어서 최대한 적극적이고 인간적이 되길 바란다. 나는 젊은이들 때문에 기쁘고 희망을 얻지만, 내 책임을 그들에게 넘긴다는 뜻은 아니다. 나는 그들을 통해 이것이 내 책임임을 매일 상기한다……”

“당신이 내 또래고 젊은이들이 왜 이렇게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함께 식사를 할 때 물어보라. 왜 속이 상한지, 왜 걱정하는지, 왜 시위하는지, 왜 우리가 더 많은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을 우려하는지 물어보라. 그를 통해 세대간의 소통이 이루어져 기후 위기에 대한 우리 모두의 대응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Violetta Markelou
Marine biologist Ayana Elizabeth Johnson says we're witnessing an exciting "feminist climate renaissance."

아야나 엘리자베스 존슨. 해양 생물학자. 사회정의에 기반한 자연 보호 솔루션 컨설팅 기업 오션콜렉티브(Ocean Collectiv)의 설립자이자 CEO. 해안도시들을 위한 싱크탱크 어번오션랩(Urban Ocean Lab) 설립자.

“요즘은 희망이 실낱같이 줄어들었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해결책을 모두 이미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서 힘을 얻는 것은 분명하다. 재생가능 에너지, 생태계 옮겨심기, 재건 농업, 레트로핏 건물, 교통수단 전기화, 쓰레기 줄이기 등이다. 우리는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실행에 옮기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이중 상당수는 연방정부가 나서지 않아도 될 일이고, 지역 수준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아름답고 창의적인 일들을 그대로 따라하도록 퍼뜨리면 된다.”

“또한 나는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페미니스트 기후 르네상스’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기후 이슈에 있어서 여성 리더들은 늘 있어왔지만, 마침내 그들이 뜻을 펼치는데 필요한 자원과 발언권을 얻기 시작하고 있다. 청년 기후 운동은 주로 소녀와 젊은 여성들이 이끌고 있고, 그 위 두 세대의 여성들이 그들 옆을 지키고 서 있다. 이 여성 리더들의 협력 능력과 관대함은 주목할 만하다. 나는 일이나 운동에서 그와 같은 걸 본 적이 없다.”

“2020년에는 [미국이] 새 대통령을 갖길 기대한다. 기후 행동을 우선시하고 배출 제로를 촉진할 대통령을 바란다. 새해 소원은 모든 미국인이 ‘그린 뉴 딜(Green New Deal)’을 읽어보는 것이다. 13페이지밖에 되지 않는다. 한 줄씩 띄어서 인쇄했고 폰트도 크다! 그러니 당신이 연말연시에 그걸 읽어보길 바란다. 그러면 사회적 차원에서 살아갈 수 있는 기후를 확보하기 위해 어떤 정책 변화가 필요한지에 대해 대화를 나눌 정보를 우리 모두가 갖게 될 것이다.”

UGA Photographic Services
"We are seeing a genuine ‘ship-turning moment," says Marshall Shepherd about the way we're talking about climate change.

마셜 셰퍼드. 조지아대 지질학, 대기과학 교수. 날씨와 기후의 국제적 전문가이며 미국 기상학회 전 회장.

“내가 희망을 갖는 이유는 미국의 파리 협약 탈퇴나 소셜 미디어에서 가끔 일어나는 기후 트롤링 등 근시안적 행동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변화의 순간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주, 전국, 국제적 수준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의미있는 논의와 행동들이 벌어지고 있다.”

“포츈 500대 기업, 신앙에 기반한 지역 사회, 군대는 ‘지금 여기’에 있는 위협을 인지하고 행동하고 있다. 미국 의회에서는 당파를 뛰어넘은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드디어 북극곰 이야기, 80년 후의 이야기가 아니라 기후변화가 사람들의 삶과 밥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긴박함을 담아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Elaisha Stokes
Leah Stokes notes that fossil fuel companies' social license to operate is being "eroded."

레아 스톡스. 캘리포니아대 산타 바버라 정치학 부교수. 에너지, 기후, 환경 정치 전문가.

“무엇이 내게 희망을 주느냐고? 지난 한 해 동안 환경 정의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그건 정말 중요하다. 유색인종 커뮤니티가 현재의 더러운 에너지로 인한 대가를 유달리 많이 치렀기 때문이다.”

“대형 화석연료 기업들이 30년 동안 자금을 대며 키웠던 기후변화 부정론에 대한 책임을 따지기 시작한 것이 정말 기쁘다…… 화석연료 기업들의 꼬리가 밟히려 하고 있다. 그들이 수십 년간 담론을 통제해 왔지만 이젠 아니다. 그들은 위험을 앞두고 있으며, 그들의 운영에 대한 사회적인 용인이 약화되고 있다……”

“젊은이들의 기후 운동은 정말 짜릿하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까지는 기후변화가 가장 주목받는 뉴스였다고 생각한다. 그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그레타 툰베리,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하원의원], 선라이즈 운동(Sunrise Movement)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아주 성공적으로 논의를 바꿔냈다.”

“그리고 대선후보들을 보면 우리는 누가 예산을 가장 많이 배정하고 가장 빨리 탄소를 덜 배출하는 경제로 갈 수 있으며 그걸 가장 공정하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군비 경쟁을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다.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건 유례가 없는 일이다.”

“[그러나] 많은 돈을 잃을 사람들이 많다. 주주나 부자들만이 아니다. 범람원, 들불이 일어나는 황무지와 도회지가 만나는 곳에 자산과 집을 가진 가난한 사람들도 피해를 볼 것이고 허리케인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도 나올 것이다. 우리는 이를 막을 만큼 빨리 대처할 수 없을 것이다.”

Joshua Yospyn
Michael Mann, a climate scientist, says, "There is great urgency, but there is also agency."

마이클 맨.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대기과학 교수. 이른바 ‘하키스틱 그래프’를 만든 기후 과학자.

“좋은 소식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쁜 소식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더 이상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유례가 없는 슈퍼폭풍, 들불, 가뭄, 폭염(heat wave)로 인해 화석연료 기업과 동조자들이 기후변화의 위협을 묵살할 수 없게 됐다. 다른 한 편으로는 그들의 노력 때문에 수십 년 동안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 부족했던 탓에 우리가 지금 아주 파괴적인 기후의 영향을 경험하고 있다. 기부변화 행동을 거부하는 세력들은 강경한 부정에서 보다 부드러운 형태의 부정으로 전략을 바꿨다. 문제를 개개인의 행동의 탓으로 돌리며 정책을 통한 해결책의 필요성에서 관심을 멀어지게 하는 식이다……”

“나는 젊은이들의 기후 운동이 품은 에너지, 기후에 대한 행동을 촉구하고 있는 전세계인들의 목소리에서 낙관을 찾는다.”

“위험한 기후변화를 방지하려는 싸움에서, 이를 이끌려는 정치인들을 뽑고 거부하려는 정치인들을 낙선시킴으로써 리더십을 재구성할 기회가 될 기념비적 [미국] 선거가 1년 밖에 남지 않았다. 긴박하지만 우리가 주체가 되어 할 수 있는 일도 있다. 대단히 급박한 일이지만 행동하기에 너무 늦은 때라는 건 없다.”

 

 

(인터뷰는 명료한 전달을 위해 일부 편집되었습니다.)

* 허프포스트US의 We Spoke To 5 Climate Experts About What Gives Them Hop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