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하원에서 통과된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대통령직 박탈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절반에 못 미치는 42%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와 입소스가 18일 탄핵안 가결 직후부터 19일까지 미국 성인남녀 110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3%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탄핵과 파면에 대한 미국인들의 여론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원 탄핵소추안 통과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되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2%는 파면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29%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혐의가 기각되어야 한다고 답했고, 불신임(censure)을 통한 공식 징계를 하되 대통령직을 박탈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은 17%였다. 46%가 트럼프 대통령의 파면에 반대한다고 답한 것이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2%였다.
응답은 지지 정당별로 극단적으로 엇갈렸다.
스스로를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의 72%가 트럼프 대통령의 파면에 찬성한 반면, 공화당 지지자 중에서는 같은 응답이 11%에 불과했다. 반면 공화당 지지자의 80%는 파면에 반대한다(혐의 기각 60%, 불신임 20%)는 의견을 밝혔다.
‘탄핵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의견이 달라졌느냐’는 질문도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26%는 트럼프 대통령을 더 지지하게 됐다고 답했고, 20%는 덜 지지하게 됐다고 응답했다. 절반에 가까운 48%는 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지지 정당별로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 탄핵이 공화당 지지자들을 결집시켰음을 시사하는 부분이 나온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대다수(59%)가 ‘달라지지 않았다‘고 답한 반면, 공화당 지지자들 중 51%는 ‘더 지지하게 됐다‘고 응답했다. 탄핵 절차 내내 ‘트럼프 대통령을 그저 싫어하는 민주당의 부당한 정치적 공격’이라는 방어 논리를 펴왔던 백악관과 공화당의 전략이 지지자들 사이에서 먹혔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같은 추정은 다음 문항에 대한 응답에서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 절차를 공정하게 진행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고 응답한 공화당 지지자는 9%에 불과했다. ‘어느 정도 그렇다(13%)’와 합하면 22%에 그친다. 민주당 지지자의 68%(매우 그렇다 45%, 어느 정도 그렇다 23%)가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체적으로는 응답자의 43%(매우 그렇다 26%, 어느 정도 그렇다 17%)가 하원의 이번 탄핵 절차를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42%(매우 그렇지 않다 28%, 어느 정도 그렇지 않다 14%)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