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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 법사위가 트럼프 탄핵소추안 채택 표결을 연기했다

공화당 의원들이 '지연 전략'을 펼치자 민주당은 표결을 다음날 아침으로 옮겨버렸다.

  • 허완
  • 입력 2019.12.13 16:22
  • 수정 2019.12.13 16:25
Committee ranking member Rep. Doug Collins (R-GA) speaks to members of the news media after the announcement of a postponement of a House Judiciary Committee markup of articles of impeachment against U.S. President Donald Trump by Chairman Jerry Nadler (D-N.Y.) on Capitol Hill in Washington, U.S., December 12, 2019. REUTERS/Tom Brenner
Committee ranking member Rep. Doug Collins (R-GA) speaks to members of the news media after the announcement of a postponement of a House Judiciary Committee markup of articles of impeachment against U.S. President Donald Trump by Chairman Jerry Nadler (D-N.Y.) on Capitol Hill in Washington, U.S., December 12, 2019. REUTERS/Tom Brenner ⓒTom Brenner / Reuters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12일(현지시각) 실시하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 채택 표결을 다음날 오전으로 연기했다. 더 많은 유권자들이 표결 장면을 지켜볼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공화당은 민주당이 ‘TV쇼’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법사위는 이날 탄핵소추안에 대한 토론을 벌인 다음 채택 여부를 표결에 부칠 예정이었다. 법사위 소속 전체 의원(41명) 중 민주당이 과반을 훌쩍 넘긴 24석을 확보하고 있는 탓에 탄핵소추안은 별다른 문제 없이 채택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공화당은 지연 전략을 동원했다. 통과되지 않을 게 뻔한 수정안들을 제출하면서 반대 토론을 벌인 것이다. 일종의 필리버스터인 셈이다. 로이터는 공화당 의원들이 미리 준비된 원고를 읽는가 하면 탄핵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천연가스 채굴부터 경제 상태”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에 대한 발언을 이어나갔다고 전했다.

Representative Jerry Nadler, a Democrat from New York and chairman of the House Judiciary Committee, left, exits after announcing a recess as ranking member Representative Doug Collins, a Republican from Georgia, right, sits after a hearing in Washington, D.C., U.S., December 12, 2019. Andrew Harrer/Pool via REUTERS
Representative Jerry Nadler, a Democrat from New York and chairman of the House Judiciary Committee, left, exits after announcing a recess as ranking member Representative Doug Collins, a Republican from Georgia, right, sits after a hearing in Washington, D.C., U.S., December 12, 2019. Andrew Harrer/Pool via REUTERS ⓒPOOL New / Reuters

 

그렇게 14시간 동안이나 회의가 이어지면서 자정이 가까워조자 민주당 소속 법사위 위원장인 제럴드 내들러(뉴욕)는 전격적으로 정회를 선포했다. 그리고는 다음날(13일) 오전 10시에 회의를 다시 열어 표결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내들러 위원장은 의원들이 ”양심을 찾을” 시간을 더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들러 위원장은 ”이 탄핵소추안을 검토하느라 매우 긴 이틀을 보냈고, 지금은 밤이 늦었다”며 ”최종 표결을 하기 전에 양당 의원들이 지난 이틀 동안 벌어진 일들을 생각해보고 각자의 양심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법사위 소속 메리 게이 스캘런(펜실베이니아) 의원은 ”미국인들은 표결을 봐야 할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많은 시민들이 이미 잠자리로 향했을 늦은 밤 대신 아침에 표결을 진행하겠다는 얘기다.

공화당 의원들은 격한 분노를 쏟아냈다. 의원들은 지역구로 돌아가는 금요일 아침 비행편을 예매해둔 상황이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법사위 공화당 간사인 덕 콜린스(조지아) 의원은 ”이건 내가 여태껏 목격한 것들 중 가장 질 낮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회는 오늘밤 임무를 다하고 위원들이 (고향의)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것보다 아침 TV에 등장하는 것을 더 신경쓴다. 이게 얼마나 부적절한 일인지 말로 설명하기조차 어렵다.”

 

민주당 하원 지도부는 10일 탄핵소추안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권한남용과 의회방해가 탄핵사유로 적시됐다. 법사위가 표결로 탄핵소추안을 채택하면 다음주 중으로 하원 전체 표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탄핵소추안은 큰 문제 없이 하원을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과반(218석)이 넘는 233석을, 공화당은 197석을 각각 차지하고 있다.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앤드류 존슨(1868년), 빌 클린턴(1998년)에 이어 미국 역사상 세 번째로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는 대통령이 된다.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상원은 내년 초에 탄핵심판을 진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상원은 전체 의석 100석 중 공화당이 53석으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민주당과 무소속이 각각 45석과 2석이다. 탄핵을 위해서는 상원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공화당 의원 20여명이 이탈해 탄핵에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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