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12월 10일 11시 41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12월 10일 11시 44분 KST

'도핑 의혹' 러시아의 도쿄 올림픽과 카타르 월드컵 출전이 금지됐다

세계도핑기구는 러시아가 도핑테스트 자료를 조작했다고 결론내렸다.

Jim Young / Reuters
The Russian national flag (R) and the Olympic flag are seen during the closing ceremony for the 2014 Sochi Winter Olympics, Russia, February 23, 2014. REUTERS/Jim Young/File Photo

로잔 / 모스크바 (로이터) - 러시아가 도핑테스트 조작으로 내년 하계 올림픽과 동계 올림픽, 2022년 월드컵을 비롯해 향후 4년 동안 주요 스포츠 세계대회 출전 금지 징계를 받았다.

9일(현지시각) 세계도핑기구(WADA)는 집행위원회를 열어 러시아가 가짜 증거를 제출하고, 약물을 사용한 선수를 적발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됐을 도핑테스트 양성 반응 관련 파일들을 삭제했다고 결론 내린 뒤 이같이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많은 종목에서 전통적 스포츠 강국으로 군림해왔으나 연달아 터진 도핑 스캔들로 그 명성에 흠집이 났던 러시아에게 큰 타격이다.

크레이그 리디 WADA 위원장은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 개최 직후 ”러시아의 도핑은 너무 오랫동안 깨끗한 스포츠의 가치를 손상시켜왔다”고 말했다.

성명에서 리디 위원장은 러시아의 행동에 대한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바로 그게 오늘 내려진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WADA는 러시아 국가대표팀이 러시아 국기를 내세워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할 수는 없으며 ‘중립국’으로서만 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로 어떻게 월드컵에서 중립국으로 출전할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번 결정의 내용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WADA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혓다.

또한 이번 결정으로 러시아 선수들은 내년에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도 국기를 들고 입장하거나 국가 연주를 들을 수 없게 된다.

러시아의 도핑에 단호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WADA의 이번 결정을 전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 대변인 다카야 마사는 약물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반도핑 조치들에 협조하는 모든 선수들의 출전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Denis Balibouse / Reuters
WADA Director, Intelligence and Investigations, Gunter Younger, WADA President-Elect, Witold Banka, WADA President, Sir Craig Reedie, WADA Director General, Olivier Niggli and Chair of the CRC, Jonathan Taylor QC attend a news conference after World Anti-Doping Agency's extraordinary Executive Committee (ExCo) meeting that has banned Russian athletes from all major sporting events in the next four years, in Lausanne, Switzerland, December 9, 2019. REUTERS/Denis Balibouse

 

러시아는 2015년 러시아 선수들의 대규모 도핑 증거를 찾아낸 WADA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도핑 스캔들에 휩싸였다.

러시아 선수 상당수는 지난 두 번의 올림픽에서 출전이 정지됐고,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국가 차원의 도핑 은폐에 대한 징계에 따라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아예 국기가 모두 퇴출됐다. 

이번 결정에는 향후 4년 동안 러시아의 주요 스포츠 대회 개최를 금지하는 징계도 포함됐다. 도핑 규정 준수 여부를 검토하는 WADA의 위원회는 올해 러시아가 제출한 도핑 관련 자료들에서 조작 흔적을 발견한 뒤 조사를 벌인 끝에 이같은 징계 수위를 집행위에 권고했다.

러시아반도핑위원회(RUSADA)는 2015년 받았던 회원 자격 정지 징계에서 지난해 복권됐는데, 러시아가 정확한 도핑 관련 실험실 자료를 제출하는 게 조건들 중 하나였다.

이번 징계로 RUSADA는 도핑 기구 인가를 박탈 당했다.

다만 이번 징계 조치는 약물 사용의 결백이 입증된 러시아 선수들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 4년 동안 국기나 국가 연주 없이 주요 국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뒀다.

일부 러시아 당국자들은 WADA의 움직임을 ‘러시아를 저지하기 위한 서방 국가들의 시도’로 폄훼하려 하기도 했다.

러시아 의원이자 하원 부의장인 이고르 레베데프는 이번 징계가 러시아 스포츠에 큰 타격이라며 러시아 당국의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RIA통신이 보도했다.

RUSADA가 WADA의 징계에 항소할 경우, 사건은 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 넘어가게 된다.

Brian Snyder / Reuters
FILE PHOTO: A man carries the Russian flag past the Olympic rings at the Olympic Park during the 2014 Sochi Winter Olympics February 22, 2014. World Anti-Doping Agency has banned on December 9, 2019 Russian athletes from all major sporting events in the next four years. REUTERS/Brian Snyder/File Photo

 

몇몇 스포츠 당국자들은 더 강력한 징계를 원했다. 미국 반도핑기구(USADA)의 트래비스 타이거트는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을 일체 금지하지 않은 것은 ”깨끗한 선수들에게 큰 타격을 입히는 또 하나의 충격”이라고 말했다.

RUSDA의 위원장을 지냈던 러시아 도핑 내부고발자 그리고리 로드첸코프는 러시아의 도핑테스트 전체 자료가 확보되지 않는 한 얼마나 많은 선수들이 약물을 복용한 채 여전히 경기를 뛰고 있을지 알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도피 생활을 하고 있는 로드첸코프는 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조작과 속임수는 러시아가 감시를 받고 있는 2019년에도 계속됐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파일들과 도핑테스트 자료들이 삭제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중요한 데이터들이 사라졌다면 깨끗한 러시아 선수들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