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12월 06일 17시 18분 KST

난데없이 '남자 성기 사진' 받은 여성 의원은 '딕픽 금지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여성들은 이보다 더 나은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 - 미 공화당 상원의원 링링창

ASSOCIATED PRESS
링링창 상원의원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링링창(Ling Ling Chang)은 작년 여름 캘리포니아주 다이아몬드 바에서 당선된 뒤 시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전화번호를 공개했다. 

문자 메시지가 쏟아졌다. 그런데 쏟아진 것은 문자만이 아니었다. 만난 적도 없는 남성이 일명 ‘딕픽’(dick picture, 성기 사진)을 보냈다. 

“공공장소에서 나체를 드러내서는 안 된다. 온라인에서도 동의 없이 그래서는 안 된다. 누구도 경험해서는 안 될 희롱이었다.” 창 의원이 허프포스트에 밝혔다.

‘딕픽’을 받은 것은 창 의원 뿐만이 아니었다. 지역구 여성들의 경험담을 들은 창 의원은 데이팅 앱, 메신저, 에어드롭 등으로 동의 없이 누드 사진을 보내는 걸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기로 했다. (인터넷에는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서 에어드롭으로 음란한 사진을 받았다는 여성들의 경험담이 넘쳐난다.)

창 의원은 내년 1월 캘리포니아주 상원에 해당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데이팅 앱 범블(Bumble)도 창 의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텍사스주의 ‘딕픽 금지법’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범블은 텍사스주 의원들과 협력하여 비슷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9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이 법안은 동의 없이 성적으로 노골적인 사진을 보내면 최대 500달러(한화 약 60만원) 벌금형을 받을 수 있도록 ‘C등급 경범죄’로 분류했다.

창 의원이 준비 중인 법안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나체를 드러내는 것은 과속 운전과 유사한 정도의 법 위반으로 분류된다. “여성들은 이보다 더 나은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 창 의원의 말이다. 

Issarawat Tattong via Getty Images

 

밀레니얼 여성 78% : ‘딕픽’ 경험했다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의 2017년 10월 조사에 의하면 밀레니얼 세대 여성의 78%는 원하지 않는 남성 성기 사진을 받아본 경험이 있다. 오프라인에서 신체를 노출하는 것은 범죄로 간주되나, 디지털 공간에서의 법 적용은 애매하다.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이 정말 길지만, 디지털 세계는 우리를 잘 보호해주지 못하고 있다. 현실에서 불법인 것은 디지털 세상에서도 불법이어야 한다.” 범블의 휘트니 울프 허드(Whitney Wolfe Herd) CEO가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범블은 여성들만이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앱과 차별화를 보인다. 올해는 다이렉트 메시지로 보낸 ‘후방주의’ 사진을 대부분 걸러낼 수 있는 AI 기술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미지를 블러 처리하고 볼지 지울지를 선택하게 하며, 보낸 사람을 신고할 수 있는 기능도 넣었다.)

 

성기 사진 보내는 이유 : 권력과 통제 

흥미롭게도, 성기 사진을 보내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동의 없이 보내는 게 잘못이라는 걸 알고 있다. 

2017년 유고브의 다른 조사에 의하면, 성기 사진을 보냈다고 인정한 남성의 46%는 “여성들이 괴로워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44%는 “여성이 위협을 느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소한 ‘나는 언제든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는 식의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거나, 성애화된 공격성일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의 건강한 섹스센터 창립자이자 임상 담당자인 알렉산드라 케이트헤이키스(Alexandra Katehakis)의 지적이다. 

“상대 여성이 자기와 만나주지 않아서 화가 났을 수 있다. 인셀(incel : 비자발적 순결주의자 involuntarily celibate의 줄임말이다)처럼 자신은 절대 저런 여성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하거나 전반적으로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동의는 동의라는 것, 만나서든 아니든 나체를 드러내는 것은 희롱 행위라는 것을 일깨워 줄 것이다. 어떤 여성도 남성의 성기를 보도록 강제되어서는 안 된다.”

* 허프포스트 US의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