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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토시의 '트윗 하나 500만원' 사건으로 보는 스텔스 마케팅의 명암

소셜미디어가 생기고 마케팅이 다양화되고 있다

미키 형제가 교토국제영화제를 홍보하며 올린 트윗. 
미키 형제가 교토국제영화제를 홍보하며 올린 트윗.  ⓒ미키 형제 트위터 캡처

교토시 등의 지자체가 얼마 전 조직폭력배 행사에 소속 연예인이 돈을 받고 참석한 사건으로 큰 파란을 일으킨 바 있는 요시모토 흥업 소속 연예인들에게 돈을 주고 시 행사를 홍보하는 포스팅을 작성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요시모토 흥업의 비행 등에 감춰진 갑질 논란 등은 차치하고라도, 과연 지자체가 연예인에게 돈을 주고 홍보를 맡기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논의가 오가고 있다.

일본에서 꽤나 인기를 끌고 있는 형과 아우가 함께 하는 ‘미키‘라는 만담 콤비가 있다. 각각 동생 미키는 약 30만명, 형 미키는 약 16만 명의 트위터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교토신문사는 교토시가 시의 정책을 홍보사는 대가로 트윗 글 1회에 50만엔(약 537만원)의 돈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해당 트윗에는 ‘시가 홍보를 대가로 돈을 지불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문구가 없었다. 교토시 측은 교토 신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말 문제가 없는지는 살펴볼 일이다. 예를 들어 한국 네이버 등에서 일반 블로그가 금전이나 현물 지원을 받은 제품을 광고할 때에도 ‘지원을 받았다‘는 내용을 적는다. 미국의 셀러브리티들이 민간 기업의 제품을 광고할 때도 광고라는 사실이 명확히 드러나게 하거나 ‘후원’(sponsored) 표식을 드러내는 게 보통이다. 시가 연예인의 트위터를 통해 돈을 주고 시 정책을 광고하면서 광고라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교토시는 미키 만담 콤비에게 ”교토국제영화제” 등의 홍보글 작성을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8년 10월 요시모토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와 맺은 업무위탁계약을 보면 20만의 팔로워를 가진 스타 2명이 두 차례에 걸쳐 교토시를 알리는 트윗을 작성하게 되어 있다. 미키 콤비는 각각 2개씩 4차례에 걸쳐 ”내가 좋아하는 교토의 거리!!! 교토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교토시를 응원할 수 있다구요!”라는 내용을 알리며 ‘교토시 고향 납세’ 링크를 첨부하는 등의 내용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에서는 자신이 힘을 보태고 싶은 지역에 기부금을 납부하고 이 기부금에 해당하는 세액을 공제받는 제도가 있다. 조금 복잡하지만 결국 서울에서 성공한 아들이 어머님이 사는 충청남도 서산에 주민세를 납부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고향 납세’라고는 하지만, 반드시 고향이거나 출신지가 아니어도 좋다. 고향 납세로 특정 지자체에 기부금을 보내면 답례품으로 지역 와규나 연어알 특산품을 답례로 보내는 지역이 인기가 많다.

트윗 하나당 500만원은 광고비로 시의 공금임을 고려하면 ‘놀라울 정도로 큰 액수’라는 게 현지의 반응이다. 해당 기사에 달린 댓글 중엔 ”아무리 찾아봐도 PR(홍보)이나 AD(광고)라는 표시가 전혀 없었다. 즉 스텔스 마케팅”이라며 ”시가 스텔스 마케팅을 의뢰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일”이라고 비판한 글이 가장 많은 공감을 얻었다. 한국에서도 소셜미디어가 생겨났을 당시에는 스텔스 마케팅이 스텔스 마케팅을 전혀 모르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큰 이득을 봤으나, 지금은 오히려 반감을 사기 십상이라 홍보 목적을 알리는 게 보편화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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