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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 1154일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양현정씨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한 말

2016년 1월, 여동생의 약혼자가 운영하는 노래방 일을 돕던 중 체포됐다.

1154일 동안 멕시코 감옥에서 억울한 시간을 보내야 했던 양현정씨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주멕시코 대사관 한국 영사의 무능력한 대처와 감옥에서 겪어야 했던 고통에 대해 말했다.

22일 양씨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했다. 멕시코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고 한국으로 돌아온 지 6개월 정도 지났다는 양씨는 ”감옥에서 지냈던 그 기억들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억울한 수감

ⓒJTBC

양씨는 지난 2015년, 결혼을 앞둔 여동생을 만나기 위해 멕시코를 방문했다. 이 가운데 여러 가지 상황이 겹쳐 여동생의 약혼자가 운영하던, 한인 전용 노래방 일을 돈을 받지 않고 도와주게 됐다. 그러던 2016년 1월, 갑자기 현지 경찰이 들이닥쳐 양씨를 비롯한 한국인 직원 총 11명을 잡아갔다.

이 가운데 영사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전혀 도움이 안 됐다는 게 양씨의 설명이다. 양씨는 ”새벽에 잡혀갔고, 오후에 이 모 전 영사님께 전화를 드렸다”고 말했다. 양씨는 ”(영사님께) ‘검찰 쪽에서 불법적으로 변호사나 통역사를 못 들어오게 하고, 잠도 안 재우고 화장실도 못 가게 한다‘고 했더니 ‘화장실 못 가게 하면 그 자리에서 싸라‘고 말했다”며 ”영사님이 하시는 말은 ‘그냥 거기서 안 된다고 하니까 저도 못해요’ 그냥 그거였다”고 털어놨다.

결국 스페인어를 할 수 없던 양씨는 제대로 상황에 대한 설명도 듣지 못한 채 수갑이 채워진 상태로 이틀을 보내야 했다.

이모 영사의 대응

양씨는 당시 진술서를 작성하거나 서명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양씨는 ”같이 끌려갔던 한국 종업원 5명이 ‘양현정이 시켜서 성매매를 했다’는 내용의 진술서에 사인을 했는데, 그 분들도 모두 스페인어를 전혀 못 하는 분들”이라며 ”그 분들은 성매매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양씨는 종업원들이 서명한 진술서가 잘못된 내용이라는 것을 이 전 영사에게도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전 영사는 진술서 내용이 잘못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일단 사인부터 하라”고 답했다.

양씨는 이 전 영사가 사인을 강요한 것이 사실이라며 ”종업원 5명이 상황에 대해 모두 같은 증언을 하고 있고, 멕시코 대사관 직인이 찍혀 있는 서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전 영사는 현재 ”나는 서명을 강요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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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te ⓒ뉴스1

멕시코 감옥

양씨는 결국 멕시코 감옥에서 3년 2개월을 보내게 됐다. 양씨는 ”신발이나 옷도 없었고, 하물며 배급 식판도 없어 쓰레기통을 뒤져 플라스틱 통에서 배급을 받아 먹어야 했다”며 ”감옥 안에서 마약을 하거나 칼에 찔리는 일도 다반사”라고 설명했다.

또 ”그쪽에서는 동양인들을 볼 기회가 없어서 신기해한다”라며 ”저는 어디를 가더라도 재소자들이 보고 싶어하면 경찰이 저를 돌려세워서 구경시키고, 법원을 갈 때도 경찰은 남자 재소자들에게 돈을 받고 저를 구경시켜줬다. 그런 곳에서 살았다”고 털어놨다.

양씨는 감옥 안에서 공황장애를 겪었다고도 밝혔다. 양씨는 ”정말 작은 차 트렁크에 20명 이상의 재소자를 실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너무 무섭고 숨이 안 쉬어져서 못 타겠다고 한국어로 울면서 빌었다”라며 ”그런데 경찰들이 재소자들 시켜서 입 틀어막게 하고 억압해서 차에 실었다. 차 안에서도 몇 번을 기절하고 다시 일어나서 살려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양씨는 ”화장실 같은 경우는 너무 더럽고 불결했다. 화장실에 가고 싶지 않아 억지로 밥을 굶었다”라며 ”수돗물에서 벌레가 나오는 그런 곳에서 지냈다”고 말했다.

한편 양씨는 지난 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당시 영사관의 미흡한 대처를 비판했다. 문제의 이 전 영사는 2017년 한국으로 돌아와 경찰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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