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볼 때 북한이 핵무기들을 포기하는 전략적 결정을 내리지 않은 건 분명해보인다. 오히려 그 반대가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경질 이후 첫 공개 발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정책에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비핵화 협상에 대한 그의 낙관적 전망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9월30일 워싱턴DC에서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중앙일보와 공동 주최한 포럼에 참석한 볼턴 전 보좌관은 ”세계 평화와 안보에 끼치는 중대하고도 점증하는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의 위협에 대해 (이제는) 있는 그대로 말할 수 있다”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김정은이 가동하고 있는 전략적 결정은 운반가능한 핵무기 역량을 유지하고 이를 더 개발하고 향상시키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것이다.” 볼턴이 말했다. ”현재 상황에서라면 그는 절대 자발적으로 핵무기들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볼턴은 ”현재 (북한의)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발사 실험이 없는 이유, 걱정스러운 한 가지 이유는 북한은 실험을 끝냈고 (언제든) 핵탄두나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생산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건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건 우려해야 할 신호다.”
그는 미국이 ”김정은과의 또다른 회담이나 북한이 절대 준수하지 않을 합의를 위한 협상”이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과의 3차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트럼프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볼턴은 ”그동안 맺었던 모든 합의, 모든 국제합의를 사실상 위반”한 게 북한이라며 ”내부 체제에 대한 근본적 변화 없이는 그들이 내놓는 약속을 신뢰할 어떤 근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을 경질한 직후 북한 정책에 관해 볼턴과 견해차가 있었음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볼턴이 ‘리비아 모델’을 거론하는 바람에 북한과의 협상이 틀어졌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볼턴은 이날 강연과 대담에서 트럼프 정부의 북한 정책에 대해 ”긍정적인 얘기는 하나도 하지 않았다”고 한 참석자가 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