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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9월 23일 15시 24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9월 23일 15시 29분 KST

엠넷의 '퀸덤'은 왜 지금 꼭 봐야 할 컴페티션인가?

너무 멋진 공연이 계속된다

엠넷
'퀸덤'에 출연한 아이들의 무대. 

그동안 우리는 아이돌 걸그룹이 얼마나 대단한 퍼포머인지 잊고 살았다.

0.5%로 시작한 엠넷 퀸덤의 시청률이 1% 가까이 나오고 있다. 예상외의 성적을 보이며 동영상 조회수에서 역시 시즌 초반에 비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정형화된 걸그룹의 이미지는 이렇다. 남성 팬층에 성적인 매력으로 어필하는 가수. 기획사가 만들어준 컨셉트에 맞게 안무를 숙지하고, 프로듀서가 준 디렉션에 따라 노래를 부르는 사람.

실제로 한국의 기획사 시스템에서 아직은 ‘아티스트’가 탄생하기 힘들다. 대부분의 아이돌은 유년기가 지나자마자 기획사 오디션 등을 통해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다양화된 취향이 자라기 힘들다.특히 여성 아이돌의 팬층 다수가 남성이기 때문에 남성에게 성적으로나 청순함으로 어필해야 한다는 한계성을 가진 상태로 성장한다. 이는 편견임과 동시에 시스템이 가진 한계다. 혹은 시스템적으로 존재할 거라고 강하게 예상되는 편견이다.

그러나 퀸덤은 이런 편견을 깬다. ‘퀸덤’은 시청자에게 그런 아이돌들 사이에서도 다양성이 존재하고, 그 다양성이 엄청난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퀸덤에 등장하는 아이돌은, 남성과 여성을 떠나 최정상의 기량을 인정받고 연습생으로 입소해 수준급의 스태프들에게 훈련을 받은 퍼포머다. 생각해보면 이들은 프로듀스 101에서 11명 안에 든 연습생들이 거친 경쟁의 과정을 수년간 생활로 이겨낸 이들이다. 강남에서 제일 잘 나가는 친구들 네 명만 모으면 걸그룹을 만들 수 있다던 세기말의 널찍함과, 현대 아이돌의 경쟁 시스템은 질적으로 다르다.

엠넷 영상 캡처
퀸덤

실제로 경연을 보면 어마어마한 가창력으로 다른 아이돌의 노래를 자기 식대로 해석해 부르는가 하면 아예 다른 컨셉의 무대를 불과 며칠 동안에 완벽하게 소화해 거의 현대 무용의 경지에 올려 놓는 실력을 보여준다. 성실함이 담보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무대다. 마마무의 노래 ‘너나 해’를 커버한 AOA는 선배 아이돌임에도 바쁜 일정 중에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한편 AOA의 ‘굿 럭’을 커버한 마마무의 무대를 보면 노래의 이미지를 자신들의 본연에 맞게 꾸미려는 노력이 보인다.

특히 지난 회차에서는 이미지가 겹치는 걸그룹 두 팀이 완벽하게 새로운 무대를 보여주기도 했다. 러블리즈의 노래 ‘데스티니’를 커버한 오마이걸은 사극풍 무대의상을 입고,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무대를 연출했다. 러블리즈는 커버 곡 ‘프리 패스’(어떤 그룹의 노래든 고르고 싶은 걸 고르는 찬스)를 사용해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식스 센스’를 커버했는데, 이 무대의 연출 역시 무척 신선했다는 평가다. 관록의 무대도 있다. 무대 위에서 카메라를 가지고 노는 박봄의 노련미는 야망으로 뭉친 후배들의 롤모델이 될 만 하다. 장래의 ‘아티스트’ 빛을 발하는 신인도 있다. (여자) 아이들의 ‘소연’이다. 미션마다 확고한 프로듀서의 시선을 가지고 새로운 컨셉트를 빚어내고 있다.

엠넷의 ‘퀸덤’은 그간 걸그룹 멤버들이 얼마나 뛰어난 퍼포머인지를 미처 알아보지 못한 이들을 부끄럽게 한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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