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이 난립했던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경쟁이 서서히 두 사람 간 대결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주인공은 바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그리고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이다.
특히 지지도 순위와는 별개로 워렌에 대한 민주당 유권자들의 열성도가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가 공동으로 실시해 17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PDF)에 따르면, 민주당 경선 유권자들 사이에서 바이든은 3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워렌은 25%였다.
지난달 말까지만 하더라도 근소한 격차로 선두권을 형성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은 이번 조사에서 14%의 지지율에 그쳤다. 불과 얼마 전까지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되던 흐름이 2파전으로 좁혀지고 있을지 모른다는 얘기다. 나머지 후보들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WSJ은 지난번 조사 이후 의미있는 지지율 상승을 기록한 후보는 바이든과 워렌 뿐이라고 전했다. 당시 조사에서 바이든은 26%, 워렌은 19%, 샌더스는 13%를 각각 기록했었다. 지난 조사와 비교하면 바이든은 5%p, 워렌은 6%p, 샌더스는 1%p씩 각각 지지도가 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워렌에 대한 민주당 유권자들의 열성도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이 설문조사에서는 어느 후보에 대해 (a) 열광한다, (b) 마음에 든다, (c) 약간의 의구심이 있다, (d) 매우 마음에 들지 않는다 중 하나를 골라달라는 질문이 있었다.
워렌은 긍정적인 지표인 ‘열광한다‘와 ‘마음에 든다‘는 응답이 70%에 달했다. 반면 바이든은 64%였다. 보다 높은 열성도를 뜻하는 ‘열광한다’는 응답만 놓고 보면 워렌이 35%로 23%에 그친 바이든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문항에 대한 과거 조사 결과와 비교해보면, 민주당 지지층들 사이에서 워렌에 대한 열성도가 높아졌다는 사실이 뚜렷하게 목격된다.
워렌에 대해 ‘열광한다’는 응답은 지난 3월 조사에서 20%에 그쳐 바이든(33%)에 크게 못 미쳤다. 그러나 6월 조사에서는 26% 대 23%로 워렌이 앞섰고, 이번 조사에서는 그 격차가 12%p로 벌어졌다.
또 워렌은 ‘열광한다‘(a)와 ‘마음에 든다’(b)는 응답을 합친 수치가 지난 3월 조사에서 57%에 그쳐 바이든(73%)에 크게 밀렸으나 6월 조사에서는 64%로 바이든(66%)에 근소하게 따라 붙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이 수치가 70% 대 64%로 역전됐다.
WSJ은 바이든이 중도 및 보수성향 민주당 유권자들 사이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높은 지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흑인 민주당 유권자들에게서도 49%의 지지를 확보해 13%를 기록한 워렌이나 5%에 그친 샌더스에 크게 앞섰다.
반면 워렌은 진보성향 민주당 유권자들 사이에서 36%의 지지도를 기록해 각각 19%에 그친 바이든과 샌더스에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번 조사는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민주당 지지 등록유권자 506명을 대상으로 3차 TV토론 직후인 9월13일~16일에 실시됐으며, 오차범위는 ±4.36%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