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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8월 29일 16시 45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8월 29일 16시 46분 KST

대법원이 '고속도로 톨게이트 노동자는 도로공사 직원'이라고 판결했다

도로공사의 행위가 사실상 '불법파견'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한겨레
대법원이 톨게이트 수납원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한 29일 오전 대법원 앞에서 톨게이트 조합원들이 부둥켜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가 운용하는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도급업체 소속으로 요금 징수업무를 하는 노동자들은 한국도로공사 직원이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도로공사가 이들 노동자를 사실상 지휘·감독 하는 등 불법적으로 파견을 받아 쓴 사실이 인정된 것이다. 도로공사는 판결 결과를 존중한다는 반응을 내놨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29일 한국도로공사와 도급계약을 맺은 업체 소속으로 톨게이트 요금 징수업무를 하는 노동자 760여명이 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에서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한국도로공사가 이들 노동자한테 업무수행 관련 구체적 지시를 하고 업무처리 과정 자체를 관리·감독하는가 하면 이들 노동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이 돼 필수적이고 상시적인 업무를 수행했기 때문에 “원고(노동자)와 피고(도로공사)가 파견근로 관계에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파견업체가 된 도급업체는 파견법에 따른 허가를 받지 않은 탓에 이 경우는 불법파견에 해당한다. 파견법에 따라 이들 노동자는 일한 기간이 2년을 넘는 때부터 이미 도로공사의 직원이 됐거나 판결 확정 시점에 도로공사가 이들을 고용할 의무가 생긴 것이다.

한겨레
대법원이 톨게이트 수납원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한 29일 오전 대법원 앞에서 톨게이트 조합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대법원 판결을 앞둔 지난 7월 자회사를 만들어 전체 톨게이트 징수 노동자 6500여명의 이적을 요구해 5000명은 소속을 옮겼으나 이를 거부한 1500여명은 해고됐다. 이 가운데 해고 노동자 43명이 6월30일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 지붕에 올라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대법원 판결 대상자로서 이날로 61일째 동료 24명과 함께 농성을 이어간 박선복 한국도로공사톨게이트노조 위원장은 전화통화에서 “소송 시작 7년 만에 종지부를 찍게 돼 이루 말 할 수 없이 기쁘다”면서도 “해고자 1500명 가운데 오늘 판결 대상은 300여명에 불과한 탓에, 도로공사가 확정판결자를 비롯해 1·2심 소송 중인 나머지 1200명을 포함한 직접고용 방안을 하루 속히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선고 직후 낸 성명에서 “정부와 공사는 해고된 톨게이트 노동자 전원이 불공정한 불법상태에서 벗어나도록 상식적인 조치를 조속히 취하라”고 요구했다.

도로공사는 “불법파견이라는 대법원의 판결 결과를 존중하며, 도로공사 직원으로 의제되거나 도로공사에 채용의무가 있는 사람들에 대해 법적 지위를 인정한다”며 9월 초에 이강래 사장이 후속 조처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도로공사는 최근까지 톨게이트 징수업무를 자회사로 모두 넘긴 탓에 노동자들이 확정 판결을 받아도 도로공사에 와서 톨게이트 징수업무를 계속 할 순 없다는 태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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