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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8월 18일 18시 05분 KST

'지소미아' 연장 시한(24일)을 앞두고 정부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중이다

정부로서도 지소미아 파기는 부담이 큰 문제다.

Jorge Silva / Reuters
지난 6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오사카, 일본. 2019년 6월27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가)에서 배제한 일본의 결정에 맞서, 정부가 파기를 검토하고 있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연장 여부 통보 시한이 24일로 다가오면서 정부의 최종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1년 단위로 연장되는 지소미아는 90일 전 어느 쪽이라도 파기 의사를 통보하면 자동으로 종료된다.

정부는 18일까지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인 만큼 마지막까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소미아는 현재 유효한 상태라며 “아직까지 파기 여부를 결정한 바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맘때 지소미아 연장에 관여했던 전직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지소미아 파기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며 “카드를 끝까지 쥐고 있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소미아 파기와 연장에 따른 득실을 저울질하고 있다. 지소미아를 연장할 경우 일본에 나약한 모습으로 비치면서 국내 여론이 나빠지고, 아베 정부와 우익세력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소미아가 궁극적으론 동북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으로 이어지고, 한·미·일 지역동맹으로 나아가는 기초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JUNG YEON-JE via Getty Images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경축사를 하고 있다. 천안. 2019년 8월15일.

 

정부의 ‘전략적 모호성’이 출구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돈다. 지소미아를 파기할 경우 한국이 먼저 한·미·일 협력 구도를 깨는 모양새가 돼 일본의 역공을 부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물러설 공간을 남겨 두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방한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지소미아 연장을 희망한다고 밝힌 점도 이런 접근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과 대화 의지를 강조하며 지소미아를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와 여당 일각에선 지소미아를 연장하되 군사정보 교환을 중단하거나 제한하는 방안이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협정의 틀을 유지함으로써 미국을 배려하고, 실질적으로 일본에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지소미아가 군사정보 교환을 의무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는 데 착안한 발상이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지난주 당대표 특보단 회의에서 ‘지소미아를 유지하되 수출규제와 관련해 일본의 가시적인 조치가 있기 전까지는 단기적으로 정보교류를 하지 않는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해찬 대표는 ‘상당히 현실성 있는 방안’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도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지소미아를 연장하되, 당분간 군사정보 교환을 중지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지난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지소미아를 연장하되 정보 공유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면 한·미·일 협력의 틀을 유지하면서 일본의 보복조치에 대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