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헌율 익산시장이 다문화가족 운동회에서 ‘잡종강세’, ‘튀기’ 등의 비하 발언으로 뭇매를 맞자 사과했다.
26일 MBC 등에 따르면 정 시장은 지난달 11일 ‘2019년 다문화 가족을 위한 제14회 행복나눔 운동회’에 참석했다. 그는 축사에서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얘기한다면 잡종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며 “똑똑하고 예쁜 애들(다문화 자녀들)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잡종강세’란 서로 다른 종의 교배로 탄생한 세대가 윗 세대보다 우세한 것을 의미한다. 이후 정 시장은 MBC와의 통화에서도 “튀기들이 얼굴도 예쁘고 똑똑하지만 (이를 대체할)적절한 용어가 생각나지 않아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전국이주여성쉼터협의회 등 6개 단체는 25일 익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문화가족 자녀를 비하하는 말을 한 정헌율 익산시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정 시장이 다문화가족의 자녀들을 잠재적 위험요소로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다문화 가족 자녀들이 언제든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관리해야 하는 대상인 것처럼 표현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혐오 발언이 문제임을 인정한다면 정 시장은 사과의 의미로 자진 사퇴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 나와 해당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주여성단체는 정헌율 시장과 익산시청 공무원들이 인권교육을 받지 않으면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정 시장은 “인권교육 문제는 검토를 해봐야할 것 같다. 진정성 있는 다문화 정책을 내놓겠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어떤 질타도 받겠다”며 “앞으로 우리 익산을 다문화 도시 1등으로 만들어 사죄를 하겠다. 사과를 진정성 있게 받아 줬으면 한다”고 답했다.
정 시장이 소속돼 있는 민주평화당 전북도당도 이날 사과문을 냈다. 당 측은 “민주평화당 전북도당의 전 당직자는 상처받은 당사자와 도민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한다”고 밝혔다. 또 다문화가족과 이주여성 단체 등 관계자들이 민주평화당 전북도당을 항의 방문하고 ‘정헌율 익산시장의 제명’과 ‘민주평화당이 추천하는 선출직 공직자들에 대한 인권교육을 주문’한 것과 관련해서는 심도 있는 검토를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