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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교 신자들이 모스크 화재로 갈 곳 잃은 무슬림들을 회당에 초대했다

종교가 달라도 하나가 될 수 있다.

  • 허완
  • 입력 2019.03.28 15:30
미국 뉴욕의 한 모스크에 화재가 발생하자 인근에 위치한 유대교인들이 자신들의 회당을 기도 장소로 제공했다.
미국 뉴욕의 한 모스크에 화재가 발생하자 인근에 위치한 유대교인들이 자신들의 회당을 기도 장소로 제공했다. ⓒHuffington Post

미국 뉴욕의 한 모스크에 화재가 발생해 금요 기도회를 열 수 없게 되자, 인근 개혁 유대교(Reform Jewish) 신자들이 무슬림들을 유대교 회당인 시너고그에 초대했다.

자발적이고도 급히 이뤄진 이 초청에 따라 뉴욕의 역사적인 ‘센트럴 시너고그’에서 종교를 넘어선 유대가 이루어졌다고 이곳에서 예배를 이끄는 선창자(cantor) 대니얼 무틀루가 허프포스트에 전했다.

“우리는 사람들이 하나가 되는 것, 사랑으로 하나가 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 날에는 그게 너무나도 또렷하게 (눈 앞에)  드러났다.” 무틀루의 말이다.

뉴질랜드 모스크 테러 발생 1주일이 되던 지난 금요일(22일) 오후, 무틀루는 센트럴 시너고그의 여러 성직자 및 신자들과 함께 맨해튼 중부의 이슬람협회 앞에 모여 무슬림들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15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모스크 두 곳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테러는 50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수십 명이 다쳤다. 이 테러는 매주 열리는 기도회 도중에 벌어졌다. 미국의 여러 무슬림들은 자신이 다니는 모스크와 이슬람교 기관의 안전에 대한 불안을 느꼈다.

무슬림들은 기도를 하고 참사 일주일을 맞아 함께 슬픔을 나누려 21일 저녁에 맨해튼 중부 이슬람협회를 찾았다. 그러나 19일에 모스크 지하의 레스토랑에서 발생한 화재로 기도 장소가 피해를 입었다고 NBC 4 뉴욕이 보도했다.

이 모스크의 이맘은 수사관들이 21일에 신도들이 모스크에 입장해도 괜찮은지 밝혀주길 바라고 있었다고 무틀루는 말했다. 평소와 같은 모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곧 분명해졌다.

점점 늘어나는 신도들이 그냥 돌아가야 할 상황임을 깨달은 센트럴 시너고그의 랍비는 이맘에게 한 블록 떨어진 시너고그에서 기도를 드려도 좋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맘은 그 제안을 받아 들였고, 랍비들이 무슬림 신도들을 시너고그로 데리고 갔다.

무틀루의 추정에 따르면 약 600명의 무슬림들이 시너고그에서 기도를 드렸다. 신을 벗고 줄을 지어 메카를 향해 바닥에 앉았다고 한다.

 

유대교 매체 ‘포워드’가 온라인에 올린 설교 내용에 따르면 맨해튼 중부 이슬람협회 이맘은 자신이 뉴욕에서 살아 온 중 “가장 축복받은 순간”이라고 말했다. 자신과 신도들이 “우리 이웃들의 사랑과 돌봄을 목격할” 수 있어 신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맘은 신도들과 외침을 주고받으며 시너고그와 랍비들을 축복했다.

유대인과 무슬림들의 기도 방식은 다르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놀라운 모습”이었다고 무틀루는 말했다.

“우리는 사랑을 받아들이고 우리가 공유하는 것, 서로를 진정 아끼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모스크 측은 시너고그를 다음 금요일에 한 번 더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시너고그는 “기꺼이 환영한다”고 밝혔다.

“단 한 명의 사람이 많은 피해와 고통을 일으킬 수 있다.” 무틀루가 뉴질랜드 테러에 대해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가 되어 치유할 수 있다.” 

“이건 우리가 널리 알려야 할 이야기다. 우리의 이웃이 누구인지 진정으로 깨달을 수 있는 순간이다.”

 

* 허프포스트US의 Muslims Invited To Pray Inside Synagogue After Fire Damages Their Mosqu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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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