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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2월 19일 15시 01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2월 19일 15시 03분 KST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어떻게 신일철주금 자산을 매각할 수 있는지 가장 쉽게 설명해봤다

신일철주금은 사실상 최후통첩을 무시했다

뉴스1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중 유일 생존자인 이춘식(95) 할아버지가 2018년 10월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전원합의체 선고 참석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신일철주금 강제징용 피해자 대리인 측이 이미 압류한 신일철주금의 자산을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측의 반발이 거세다. 

그 전에 피해자 대리인 측이 신일철주금의 자산을 어떻게 매각할 수 있는지를 아주 쉽게 찬찬히 알아보자. 

일본의 최대 철강사 신일철주금은 한국 최대의 철강사 포스코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2008년 1월 제철 부산물을 재활용하는 국내 법인 ‘주식회사 피엔알‘을 설립했다. 피엔알은 ‘포스코-니폰 스틸 알에이치에프’(POSCO-Nippon Steel RHF Joint Venture)의 약자다.

이 회사의 자본금은 390억5000만원으로 포스코가 약 70%, 신일본제철이 약 30%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일철주금은 이 회사의 주식 234만여 주(액면가 약 110억원 상당)를 보유하고 있다.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95)씨 등을 대리한 변호인단이 지난 2018년 12월 31일 신일철주금의 한국 자산 압류를 신청한 것이 바로 이 회사의 주식이다. 

압류 신청을 낸 당사자는 이 사건의 원고 4명 중 생존한 2명으로, 법원은 지난 1월 8일 1명당 1억원의 손해배상금과 1억원의 지연손해금을 합해 도합 4억원 어치의 주식 8만1075주의 압류를 결정했다. 

피해자 측은 압류 명령을 하고도 바로 현금화를 시도하지 않았다. 지난 1월 9일 매일경제의 기사를 보면 피해자 변호인 측은 ”피해자들은 통상적으로 압류명령 신청과 함께 하는 매각 명령 신청까지는 하지 않았다”며 ”신일철주금과 협의할 여지를 남겨놓기 위해 압류를 통한 자산 보전을 하지만 현금화까지는 하지 않는다는 얘기”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신일철주금은 한국 대법원의 배상 이행 명령을 모른 척했고 피해자 측과의 대화를 거부했다. 신일철주금과 관련한 피해자들로 이뤄진 원고 측 변호인인 임재성, 김세은 변호사는 도쿄에 있는 신일철주금 본사를 세 번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면담을 거부당했다. 사실상 최후통첩을 무시한 셈이다.

이제 남은 것은 현금화의 절차다. 원고 측 변호인 임재성 변호사는 허프포스트에 ”매각 명령 결정이 나오면 집행관이 적절한 매각 방식을 검토하고 주식의 가치에 대한 감정 절차를 진행한다”라고 밝혔다. 아주 쉽게 설명하면 전세 자금을 되돌려 주지 못한 경우 임대인의 집을 법원 경매에 올리는 것과 비슷한 절차다. 

다만 임 변호사는 ”피엔알의 경우에는 포스코와 신일철주금 두 회사가 주주로 있는 비상장 과점 주주 회사다. 다른 사람에게 이 주식을 팔 경우 소유권에 변동이 생길 수 있어 포스코나 신일철주금이 이 주식을 되사는 방법으로 현금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매각 신청을 한 후 현금화하기까지는 약 3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임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이 3개월이) 신일철주금이 협의와 사과를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한”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이 문제를 국가 차원에서 풀고 있다.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매우 심각하다”라며 ”일본 기업의 정당한 경제활동 보호 측면에서 앞으로도 관계기업과 긴밀히 연계해 나가면서 일본 정부의 일관된 입장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쉽게 줄이면, 일본 정부가 신일철주금, 미쓰비시 등의 강제징용 기업과 입장을 조율해가며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이미 대법원의 결정이 나왔고, 법적인 절차가 한국 내에서 진행 중인 만큼 강제현금화를 막을 방법은 없다. 칼자루는 강제징용 피해자인 원고 측이 쥐고 있다. 다만 한일 관계의 악화 일로를 생각하면 칼자루를 쥐고 있는 쪽에서도 쉽게 휘두를 수 없는 형국이다. 

일본 의회 여당인 자민당의 외교부회에서 주한 일본 대사의 소환 등의 의견이 나왔다. 일부 보수 언론에서는 반도체 제조에 불가결한 불화수소 등 소재나 부품의 한국 수출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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