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02월 14일 12시 54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2월 14일 14시 01분 KST

NASA가 교신 끊긴 화성탐사선 '오퍼튜니티'의 사망을 선고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화성 탐사선으로 기록됐다.

NASA
인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화성 탐사로봇으로 평가 받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오퍼튜니티(Opportunity)'. 

활동 기간 14(+)년. 지구로 보내온 이미지 21만7594장. 탐사 거리 45.16km. 그리고 응답하지 않은 800(+)건의 교신시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인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이었던 화성탐사선 ‘오퍼튜니티(Opportunity)’에 끝내 사망 선고를 내렸다. 

″오늘 아침 저는 우리의 사랑하는 오퍼튜니티가 여전히 응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습니다.” 나사의 과학임부본부(SMD) 본부장 토마스 주부첸이 13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저는 오퍼튜니티 미션이 완수되었음을 선언합니다. 감정적인 순간이네요.”

ASSOCIATED PRESS
나사 과학자들이 '오퍼튜니티'가 지구로 보내온 첫 번째 이미지를 지켜보며 환호하는 모습. 2004년 1월25일.

 

‘오피(Oppy)‘라는 애칭으로도 알려진 오퍼튜니티는 2004년 1월24일 화성의 메리디아니 평원에 착륙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지 약 7개월 만이었다. 쌍둥이 탐사선 ‘스피릿(Spirit)’이 화성 반대편에 도착한 지 20일 뒤다. (스피릿은 2010년에 지구와 교신이 끊겼다.) 

애초 오퍼튜니티는 90화성일(1일=24시간37분23초) 동안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골프카트 크기의 이 작은 탐사선은 모두의 기대를 뛰어 넘었다.

 나사 제트추진연구소(JPL)의 화성탐사선 프로젝트 매니저 존 칼라스는 ”먼지가 태양광 패널에 쌓여 결국에는 전원이 끊길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주기적으로 바람이 불어와서 먼지를 날려보낼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못했다.” 

그밖에도 오퍼튜니티는 저장장치 오류로 인한 ‘기억상실증’을 견뎠고, 2007년의 모래폭풍 같은 화성의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았다. 태양광 패널을 태양이 있는 북쪽으로 향하도록 조정해가며 혹독한 겨울도 견뎌냈다.

그 덕분에 오퍼튜니티는 지구에서 다른 행성으로 발사된 로봇 중 가장 오랫동안 활동한 탐사선으로 기록됐다. 착륙한 뒤 가장 긴 거리를 탐사한 기록도 가지고 있다. 

남다른 업적도 남겼다. 오퍼튜니티와 스피릿 덕분에 인류는 아주 오래 전 화성에 물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단서들을 찾아냈다. 지구 이외의 행성에서는 처음으로 퇴적암을 찾아냈을 뿐만 아니라 ‘블루베리‘라는 별명이 붙은 적철광(hematite)을 발견한 것이다. ‘엔데버 크레이터(Endeavour crater)’에서는 미네랄 석고를 발견하기도 했다. 모두 화성에 물이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료들이다.

Handout . / Reuters
'오퍼튜니티'는 2014년 7월 탐사 거리 40km를 돌파하며 지구 바깥 행성에서 가장 긴 거리를 이동한 탐사선이라는 새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지난 여름 화성에서 발생한 거대한 모래폭풍이 오퍼튜니티를 멈춰 세웠다. 태양광 패널에 엄청난 양의 모래가 쌓여 전력 공급이 중단된 것이다. 태양광으로 리튬이온 배터리를 충전해 얻은 전력으로 활동해왔던 오퍼튜니티에게는 치명타였다.

‘인내의 계곡’을 탐사중이던 오퍼튜니티는 2018년 6월10일 교신을 끝으로 지구와 연락이 끊겼다. 5111화성일째의 일이었다. 이후 나사는 800회 넘는 교신을 시도했지만 응답은 없었다. 마지막 교신 시도는 지난 화요일(12일) 밤이었다.

″우리는 오퍼튜니티를 복구하기 위해 모든 합당한 기술적 노력을 기울였고, 복구 시도를 계속하기에는 응답 신호를 받을 가능성이 너무 낮다고 결정했습니다.” 칼라스의 말이다.

나사의 마지막 교신 시도 자리에 있었던 탄야 해리슨 박사는 연구팀 내에는 ”일찌감치 포기하려는 사람들도 일부 있었지만 거대한 반발이 있었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우리는 탐사선에게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다고 느꼈다.”  

ASSOCIATED PRESS
2016년 3월, '오퍼튜니티'가 지구에 보내온 사진. '마라톤 계곡(Marathon Valley)'의 남쪽에 위치한 '크누센 능성(Knudsen Ridge)'을 오르는 중에 촬영된 사진이다.

 

그러나 나사 연구팀은 오퍼튜니티가 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낮다는 결론을 받아들여야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퍼튜니티의 태양광 패널에 쌓인 먼지를 날려줄지 모를 계절 바람은 지난 1년 간 약해져왔다. 다가오는 겨울에 혹한이 닥치면 난방이 안 되는 오퍼튜니티의 배터리와 전기 장치들에 심각한 손상이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사망 선고’ 결정에 작용했다고 한다.

언젠가 인류가 화성에 도착하면 ‘인내의 계곡’ 어딘가에서 잠자고 있는 오퍼튜니티를 발견하게 될지 모른다.

″오퍼튜니티의 선구적인 임무들 덕분에, 언젠가 우리의 용감한 우주비행사들이 화성 표면에 발을 내딛게 될 날이 올 것입니다.” 나사의 짐 브리든스타인 국장이 말했다. 

JPL의 마이클 왓킨스 소장은 오퍼튜니티가 생을 마감하기에 ”‘인내의 계곡’보다 더 잘 어울리는 장소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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