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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04일 15시 52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12월 04일 16시 05분 KST

극우의 헤콘키스타 : 스페인 극우정당 ‘Vox’ 의 대두

JORGE GUERRERO via Getty Images
huffpost

우리나라 시각으로 어제(3일) 오후 3시경 개표가 마무리된 스페인 안달루시아 주 지방선거에서는 기억해 둘 만한 일이 한 가지 발생했다. 지난 2014년 창당된 극우정당 ‘Vox’ 가 총 109석의 안달루시아 지방의회 중 12석을 차지하여, 1975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스페인에서 의회에 진출하게 되는 쾌거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안달루시아에서 인민당의 주요 파트너가 되어 왔던 중도우파 시민당(Ciudadanos) 역시 9석에서 21석으로 세를 불렸다.

반면 집권 사회당(PSOE)과 제 1야당 인민당(PP)는 참패를 면치 못했다. 사회당은 의석을 대거 빼앗긴 결과 33석(-14석)에 머물렀으며, 인민당 역시 7석을 상실하여 26석으로 내려앉았다. 기존 안달루시아에서 사회당의 연정 파트너였던 아델란테 안달루시아 역시 3석이 줄어든 17석에 그쳤다. 이 선거 결과로 인해 사회당은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안달루시아에서 자체적인 지방정부 구성 능력을 상실했다. 연정 파트너와 의석을 합해도 과반에 미달하기 때문이다.

사회당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도 곧장 언론을 통한 대응에 나섰다. 총리 페드로 산체스와 안달루시아 지역당 대표 수산나 디아즈는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선거 결과는 다가오는 극단주의의 위협과 공포에 대항해 스페인이 일치 단결하여 헌법과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라는 요지의 논평을 냈다. 즉 제 1야당 인민당에게 연정을 위한 제스처를 취한 격이다. 그러나 야당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이들은 이 선거를 토대로 산체스 총리를 축출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Marcelo del Pozo / Reuters

여론 반응도 미적지근하긴 마찬가지다. 사실 이번 안달루시아 지방선거의 참패 결과는 집권 사회당이 자초한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사회당은 작년 전임 총리 라호이의 비위를 바탕으로 그를 몰아내는 데 성공했으나, 사회당 단독으로는 집권이 불가능했고 이 때문에 카탈루냐 분리주의 정당과 손을 잡았는데 이것이 타 지역의 민심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친 것이다. 특히 Vox 의 이념 중 ‘반분리주의(Anti-Seperatism)’가 있다는 것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특히나 경제적 자립도가 매우 낮은 수준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경우 스페인 헌법 제158조 제2항으로 규정된 영토간보충기금(Fondo de Compensación Interterritorial, 외교부 2018년 8월)의 수혜 대상이기도 하다. 반면에 카탈루냐는 이러한 기금의 수혜 대상이 아니며 오히려 재원을 보충하는 측이다. 때문에 안달루시아 지방에서는 카탈루냐가 됐든 바스크가 됐든 분리 독립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때문에 향후 내년 5월까지 이어질 스페인 각 지역의 지방선거에서 Vox 가 약진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는 것은 생각해 볼 만한 지점이다. 프랑스나 독일과는 달리 스페인에서는 이민자에 대한 악감정(물론 Vox 역시 반이민을 밀고 있다)보다는 분리주의와 경제적인 문제 등이 겹쳐, 분리주의 세력과 손을 잡은 사회당이 지지를 잃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스투리아스나 갈리시아 등 상대적으로 가난한 지역에서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현재 안달루시아 지방에서는 제 1야당 인민당이 시민당 및 Vox 와 연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셋의 의석을 합할 경우 총 59석으로 넉넉하게 과반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제 인민당은 시민당이나 Vox에 대한 ‘사표론’ 을 제기할 수도 없게 되었다. 이들이 드디어 인민당과 대등한 수준의 실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마 산체스 총리는 내년 하반기 이후 조기 총선을 실시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사회당의 앞날은 그리 밝지 않다.

*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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