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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최고 핫플레이스 '피크닉'의 새 전시 '재스퍼 모리슨'을 보다

”어! 저거!”라고 소리치게 되는 낯 익은 사물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 박세회
  • 입력 2018.11.20 17:49
  • 수정 2018.11.20 18:12
ⓒ허프포스트/김태우

인스타그램 좀 한다는 사람들에게 서울 회현동의 피크닉은 오래 전부터 성지다. 날만 좀 맑으면 어떤 각도에서 찍어도 예쁜 사진을 건질 수 있다. 주말이면 별것 없어보이는 남대문시장 건너편의 미로같은 골목길이 인파로 가득차는 이유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찍는 것이 바로 이곳의 간판 사진(위 사진 참조). 

그러나 이곳에는 사진만 찍기엔 지나치게 좋은 전시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얼마전까지는 류이치 사카모토의 특별전 ‘Ryuichi Sakamoto: Life, Life’이 열렸고, 지난 16일 부터는 디자이너 재스퍼 모리슨의 특별전 ‘Jasper Morrison: THINGNESS’가 개최 중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재스퍼 모리슨‘을 ‘슈퍼 노말’ 등의 단어로 설명하기 보다는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그의 디자인 철학이 만들어낸 사물을 감상하는 편이 더 큰 도움이 된다. 모리슨이 디자인 한 에메코의 ‘1인치’를 보자.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새롭고 간결하면서 아름답지 않은가? 

왼쪽이 에메코의 클래식 디자인 '1006 네이비 체어', 오른 쪽이 재스퍼 모리슨이 디자인한 '1인치' 시리즈. 같은 집안 혈통임이 분명하다.
왼쪽이 에메코의 클래식 디자인 '1006 네이비 체어', 오른 쪽이 재스퍼 모리슨이 디자인한 '1인치' 시리즈. 같은 집안 혈통임이 분명하다. ⓒ재스퍼 모리슨 홈페이지

지금은 우리가 의자 브랜드로 알고 있는 에메코(Electric Machine and Equipment Company)는 원래 미국 정부의 도급을 받아 안테나나 비행기의 부속을 생산하는 업체였다. 금속 제련 공장으로 시작한 이 회사가 의자를 만들기 시작한 건 2차 세계 대전. 미 해군의 함정에 붙박이할 목적으로 만들기 시작한 ’1006 네이비 체어’가 종전 후 대량 상품화 되어 이 회사의 대표 모델이 됐다.

심하게 흔들리는 배 안에서도 삐걱거림 없이 단단하고 소금물에도 부식되지 않는 사각기둥의 알루미늄 백본이 이 회사 의자의 DNA다. ‘1인치’는 재스퍼 모리슨이 에메코 사와 손을 잡고 회사의 DNA를 지키면서도 간결성을 더하고 기술적인 발전을 꾀한 수작이다. 

이번 전시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이미 개성 넘치는 브랜드들이 재스퍼 모리슨과 만났을 때 어떤 결과물이 탄생했는지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전시관을 돌아다니다 보면 ”어! 저거!”라고 소리치게 되는 낯 익은 사물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무인양품(MUJI)의 벽시계  

ⓒ재스퍼 모리슨 홈페이지

캠퍼(Camper)의 스니커즈

ⓒ재스퍼 모리슨 홈페이지

마지스(Magis)의 에어 암체어

ⓒ재스퍼 모리슨 홈페이지

카펠리니(Capellini)의 ‘로 패드’ 

ⓒ재스퍼 모리슨 홈페이지

주의할 점 : 전시품이나 전시된 모든 사진의 정보가 텍스트로 친절하게 쓰여 있지는 않고 다소 직관적으로 배열되어 있다. 보다 보면 ‘이 사진이 왜 여기에?’라는 의문이 들 때가 있는데, 도슨트에게 물어보면 꼼꼼하게 설명해준다.

참고 : 피크닉 전시를 위해 재스퍼 모리슨이 직접 런던에서 보내온 도안을 그대로 구현한 (미니) ‘재스퍼 모리슨 숍’이 영업 중이다. 문구, 식기, 조명, 전자제품 등 그가 디자인했거나 혹은 그의 감식안으로 선별한 생활용품을 판매 중.

덧붙여 : 재스퍼 모리슨이 디자인 한 무지 벽걸이 시계는 10년 전 생산되었다가 이제는 단종된 제품. 이번 전시를 위해 판매용으로 20여 점을 들여 왔는데, 단종 제품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순식간에 매진되었다고 한다. 

2018년 11월 16일부터 2019년 3월 24일까지. 오전 10시 ~ 오후 7시. 일반(20세 이상) : 15,000원, 청소년(14 ~ 19세) : 12,000원, 어린이(13세 이하) : 10,000원.

ⓒ허프포스트/박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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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닉 전시회 #피크닉 #재스퍼 모리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