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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으로 골인" 첨예한 논란을 일으킨 일본의 '프린세스 역전 경기'

감동한 사람도 있다

  • 박세회
  • 입력 2018.10.23 12:24
  • 수정 2018.10.23 13:52

일본의 한 역전 경기에서 부상을 입은 상태로 기어서 어깨띠를 전달하는 장면이 나왔다. 

지난 10월 21일 후쿠오카에서 열린 제38회 전일본 실업단대항 여자역전대회의 제 4차 예선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의 이름은 ‘프린세스 역전 in  무나카타·후쿠쓰’. 

역전은 각 주자가 정해진 구간을 달려 다음 선수에게 배턴을 전달하는 장거리 릴레이 경주로 경기장에서 주로 단거리를 달리는 ”계주”와 구분된다. 다만 일본의 역전 경기는 배턴이 아니라 어깨띠를 전달하는데, 이 어깨띠는 책임감의 상징으로 자주 쓰인다. 

프린세스 역전 경기에서 이 어깨띠의 무게가 만들어낸 기괴한 장면이 나왔다. 이와타니 산업의 이다 레이 선수가 제2 중계소를 200여 미터 남겨두고 달릴 수 없게 되자 무릎으로 기어 피를 흘리며 어깨띠를 전달한 것.

42.195㎞의 전체 구간 중 이다 선수가 맡은 거리는 2구간 3.9㎞다. 이 거리에 비하면 제2 중계소 까지 남은 200m는 짧은 구간이지만, 이다 선수가 기어가는 데는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중계 화면은 이다 씨가 기어가는 모습을 클로즈업으로 잡았고, 현장에 있는 사람 중 일부는 손뼉을 치며 응원하기도 했다. 반대편에서 기다리던 3구간의 주자 이마다 마리에 선수가 선글라스를 벗고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소속 팀은 사고가 난 것을 알자마자 즉시 기권을 신청했으나, 심판에게 이 신청이 전달되기까지 시간이 걸려 제2중계소 까지 불과 20여m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한다. 

심판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제지하지 않았다. 

허프포스트 재팬에 따르면, 아직 이다 선수가 어째서 뛰기를 멈추고 기어가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다. 

이 사건으로 여론이 갈렸다. 한쪽에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어깨띠를 전달하는 모습에 감동했다”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다른 쪽에는 ”왜 이다 선수를 제지하고 구급차를 부르지 않았느냐”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 

″골 직전 2~3m라면 모르겠지만, 수백m나 되는데 왜 팀이나 감독은 멈추지 않는가? 이런 걸 미담으로 만들면 안돼!”

이와타니 산업의 선수가 네발로 기어 피투성이가 되면서 어깨띠를 이었다. 소름이 끼쳤다. 믿을 수 없어. 너무 멋있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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