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터키 이스탄불에 위치한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 갔다가 실종된 유명 사우디 기자 자말 카쇼기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그를 사우디로 유인할 것을 지시한 사실을 미국 정보기관이 파악했다고 10일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빈 살만 왕세자가 이번 사건에 직접 개입했다는 정황이기도 하다.
앞서 터키 정부 관계자들은 사우디 왕가에 비판적인 보도를 해왔던 카쇼기가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 내부에서 살해됐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정보기관 문서를 인용한 WP에 따르면, 카쇼기를 사우디아라비아로 유인해 귀국시키려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아라비아로 돌아오면 정부가 보호해줄 것이며 고위직을 맡겨주겠다고 제안했다고 하며, 카쇼기는 이에 큰 의심을 품었다고 한다.
지난 5월 카쇼기와 이야기를 나눴다는 칼레드 사푸리는 “그는 ‘농담하나? 나는 그들을 전혀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WP에 밝혔다.
여러 국가 정부 관계자들은 카쇼기가 지난주 총영사관에서 살해 당했다면, 그것은 그를 납치하려는 계획이 틀어졌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WP는 덧붙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카쇼기 실종에 관련된 바가 없다고 부인했으며, 그가 지난 2일 총영사관을 방문한 뒤 곧바로 영사관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확인 가능한 CCTV 영상에서는 카쇼기가 영사관에 들어가는 모습은 보이지만 나오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9일 뉴욕타임스(NYT)는 터키 정부 관계자들이 사우디 왕실 고위 인사들의 명령에 따라 카쇼기 기자가 살해됐다고 생각한다고 처음으로 보도했다. 이 익명의 터키 정부 당국자들은 두 대의 전세기를 타고 터키에 입국한 15명의 부대가 작전을 벌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작전의 복잡성과 위험을 고려할 때 국가 최고위층이 아니면 명령할 수 없는 일이다.
터키 당국자들은 이 사건이 영화 ‘펄프 픽션’을 떠올리게 한다며, 부대원 중 한 명은 골절단기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으로 카쇼기의 시체를 토막내지 않았을까 의심된다고 말했다.
WP는 카쇼기가 영사관 건물에 들어가기를 이 부대가 기다리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Saudi Crown Prince Ordered Effort To Bring Jamal Khashoggi Back To Saudi Arabia: Report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