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2018년 08월 24일 16시 37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9월 25일 11시 53분 KST

결혼하는 후배를 위한 살림 준비 꿀팁 9가지

실제로 결혼하는 (향후) 맞벌이 후배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해 준비한 글인 만큼 매우 주관적인 의견이 담겨 있습니다. 언급된 브랜드로부터 절대 현물이나 금품을 지원받지 않았으며 경험에서 우러난 진심만을 전합니다.

1. 주물 냄비는 예쁜 쓰레기

주물 냄비야말로 설거지의 적이며 터널 증후군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얼마나 무거운지 설거지를 하다가 떨어뜨렸더니 나무 합판으로 된 바닥이 깨졌다. 주물 냄비의 효용이 있다면, 도둑이나 강도와 싸울 때 무기로 쓸 수 있다는 것 정도일 듯. 주물 냄비로 해서 맛있는 요리라면 그냥 냄비로 해도 맛있다.

2. 프라이팬은 무조건 코팅된 거로

조이스챈의 탄소강 웍, 롯지 무쇠 팬, 일본 장인이 동으로 만든 사각 계란말이 팬 등 수많은 프라이팬을 사본 경험에 따르면 코팅 팬이 최고다. 일단 탄소강 웍은 하루에 볶음밥 100개씩 볶는 사람들을 위한 팬인 것이 볶을 때마다 기름으로 코팅을 해줘야 하는데, 이걸 제대로 못 하면 다 들러붙고 설거지를 해서 이틀만 둬도 살짝 녹이 올라온다. 잘 간수하는 법이 따로 있긴 한데, 상전 처럼 모시고 살 거 아니면 패스.

무쇠 팬은 한번 달궈지면 온도 조절을 할 수가 없어서 이제는 그냥 덥혀서 스테이크 담아내는 접시로 사용 중이다. 달걀말이용 동 팬은 비싸긴 엄청 비싸게 주고 샀는데 이걸로 달걀말이 결혼하고 4년 동안 3번 하고 구석에 쳐 박혀있는 중. 얼마 전에 친한 셰프에게 물었더니 ‘업자들은 엑스칼리버를 쓴다’고 했다. 여기저기 물으니 진짜 싸고 생긴 것도 예쁜 편이라 여러 개 사서 쓰기 좋다는 평가다. 엑스칼리버가 너무 선수 느낌 나면, 색색의 드부이에 논스틱 중에 한 2~3개 사면 다 할 수 있다.

3. 김치는 풀무원 아니면 조선호텔

김치는 누가 주면 넙죽 감사하게 먹고, 아니면 사 먹는 게 최고다. 김장은 돈 많고 시간 많은 사람의 여가생활일 뿐 절대 직장인이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 이것저것 다 먹어봤는데, 풀무원 전라도식 김치랑 조선호텔 김치가 최고라는 게 나의 결론이다. 풀무원은 요새는 마트에서 잘 안 팔아서 인터넷으로 주문한 다음 조금 짜니까 배나 사과 채 썰어서 섞어 먹으면 간 딱 맞고 좋다. 조선호텔 김치는 이마트나 신세계에서만 파는 거로 알고 있는데 열무김치가 특히 맛있다. 살 때 적당하게 익어있는 게 키포인트인데, 이 열무김치 국물에 소면 말아먹으면 서로 더 먹으려다 부부싸움을 할 수 있으니 조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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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첫 집 인테리어는 그냥 대충

주변을 보면 첫 집에서 계속 사는 경우를 거의 못 봤다. 혹시 집이 자가더라도 전세로 주고 이사가야 하는 경우가 많으니, 너무 무리해서 빌트인으로 다 짜 넣으려고 하지 말고 대충 예쁜 가구로 커버하는 게 나을 것이다. 두 번째 집도 친구들 보면 애 낳으려고 처가나 친정 근처로 이사하면서 엄청 예쁘게 꾸몄다가 아기 때문에 결국 뽀송뽀송 스펀지 다 깔고 대리석 바닥 값도 못 건지는 경우를 여럿 봤다. 

5. 이불은 소모품

세상에서 제일 좋은 이불은 오늘 산 이불이라는 말이 있다. 이불도 결국 옷이랑 비슷해서 쓰다 보면 태가 안 나고 감촉도 점점 나빠진다. 아무리 좋은 이불도 5년 지나면 다 똑같아지니, 처음 살 때 비싼 거 살 것 없이 무지나 자주 같은 데서 2~3년에 한 번씩 커버라도 사서 바꿔주는 게 생활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

6. 매트리스가 제일 중요

매트리스가 아마도 집에 있는 가구 중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닐까 싶다. 삶의 질을 크게 좌우하니까 꼭 매장에서 ‘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소리가 나올 때까지 뒹굴뒹굴해보고 고르기를 바란다. 마음에 드는 매트리스가 생각보다 좀 비싸더라도 그냥 눈 딱 감고 나의 아침에 투자한다는 마음으로 질러야 후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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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식기는 한꺼번에 맞추지 말 것

커틀러리나 식기구는 신혼 때 한 브랜드로 쫙 맞추는 것보다는 결혼해서 하나씩 모으는 게 더 재밌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이 접시는 삼 년 전에 후쿠오카 벼룩시장에서 샀지‘, ‘이 접시는 얼마 전에 제주도 띵굴시장에서 샀지’ 등등 추억이 쌓여서 밥 먹을 때마다 ‘참 잘 샀다’고 자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접시도 별별 걸 다 써봤는데, 브랜드로 꼭 집어 말하면, 취향을 탈 수 있겠으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딸라가 가장 예쁜 것 같다. 일단 그 심플함 때문에 뭘 담아도 평균 이상으로 예뻐 보이는 효과가 있다. 북촌이나 서촌에 도기나 자기 파는 매장이 꽤 있는데 예쁜 게 많아서 돌아다니다 보면 주말이 후딱 간다.

8. 화장실은 습기 관리가 생명

두 개의 집을 살아보면서 느낀 건데 화장실은 습기 관리만 잘하면 청소를 자주 안 해도 깨끗하게 쓸 수 있다. 화장실을 더럽게 만드는 주범은 붉은 색 물곰팡이인데, 이번에 습기가 잘 차지 않는다는 한샘 조립식으로 화장실을 싹 바꾸고 환풍기를 적당히 틀어주니까 물 고일 일이 없어서 아주 깨끗해졌다. 환풍기만으로 부족할 때는 화장실 문을 살짝 열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9. 베이킹을 할 것이라는 상상은 그만

나도 내가 베이킹을 할 줄 알았다. 막 마음속으로는 크루아상도 굽고 그랬는데 딱 한 번 해보고 포기했다. 아내 여행 갔을 때 스콘 만들겠다고 한번 해봤는데 온 집안에 밀가루 날리고 달걀 물 튀겨서 치우는데 만드는 시간보다 더 걸리더라. 그냥 맛있는 빵집 근처로 이사 가는 게 최고. 딱 하나 하기 쉬운 게 있는데, 머랭 쳐서 쿠키만 한 크기로 오븐에 구워내면 접대받은 사람들이 엄청 고급 요리인 줄 알고 놀라워한다. 머랭에 생강 절인 거 좀 섞어서 ‘베이크트 머랭 위드 마리네이디드 진저’ 이러면서 주면 다들 ‘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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