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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 03일 14시 07분 KST

‘신과 함께1’이 울다가 지치게 했다면, 2편은 사연이 넘쳐서 지친다

여기서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다.

Lotte Ent

천륜지옥으로 소환된 삼차사들이 염라대왕의 부하들과 싸웠던 ‘신과 함께 : 죄와벌’의 마지막 장면에서 다음 이야기가 시작된다. 전편에서 김자홍(차태현)을 환생시켰던 차사들은 이제 자홍의 동생이자, 군대에서 오발사고로 사망한 뒤 원귀가 된 김수홍(김동욱)의 재판을 맡는다. 강림(하정우)은 수홍이 죽지 않을 수 있었으나, 죽게된 억울한 망자라고 하지만, 저승세계의 판관들은 그가 단순한 사고로 죽었으며 수홍은 원귀였기 때문에 더더욱 재판에 오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때 강림과 염라대왕 사이에 협상이 벌어진다. 강림은 수홍이 억울하게 죽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차사직을 건다. 염라대왕은 망자 명부에 있지만 성주신(마동석)의 방해로 데려오지 못했던 허춘삼을 데려오라는 조건을 내건다. 강림은 수홍과 함께 전편의 자홍이 걸었던 길을 가고, 해원맥(주지훈)과 덕춘(김향기)은 허춘삼의 집으로 향한다. ‘신과 함께 : 인과 연’은 그렇게 양갈래 길에서 시작한 후, 마지막 재판에서 이들의 사연과 그에 얽힌 비밀들을 다시 소환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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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 죄와 벌’은 소방관으로 일하다가 사망한 자홍의 환생을 위해 삼차사들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였다. 저승에 있는 여러 지옥들을 돌며 재판을 받는 과정은 법정드라마에 가까웠고, 강림이 자홍의 사연을 파헤치다가 알게된 원귀 수홍과 맞붙는 에피소드는 액션 블록버스터였다. 물론 그 모든 이야기는 결국 말 못하는 어머니의 눈물로 수렴되었다. 뻔한 신파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그래도 관객들은 1440만명이란 숫자로 화답했다.

2편인 ‘인과 연’은 ‘죄와 벌’과는 다른 이야기인 동시에 다른 형식의 영화다. 관객들은 2개의 옛날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하나는 성주신이 들려주는 해원맥과 덕춘의 전생이고, 또 하나는 강림이 수홍에게 들려주는 자신의 전생이다. 2개의 옛날 이야기와 함께 수홍과 강림이 저승에서 겪는 모험이 그려지는데, 이건 이야기라기 보다는 액션 시퀀스를 보여주고 배경을 전환하는 장치에 가깝다. 1편에 눈에 익은 몇몇 지옥의 풍경이 스쳐가는 가운데, 저승에서 공룡들과 마주하는 ‘진기한’ 시퀀스도 있다.  그렇다보니 1편처럼 여러 지옥의 재판을 거쳐가며 겪는 에피소드는 적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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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신의 이야기와 강림의 이야기에는 각각 정체가 드러나지 않는 인물들이 있다. 그들의 정체와 사연이 ‘인연’과 ‘용서’의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의 반전이다. 하지만 눈이 그리 밝지 않은 관객이라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반전이다 영화 속 2개의 이야기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처럼 이미 알고 있는데도, 영화는 아무렇지 않은 듯 사연의 실체가 드러나는 걸 계속 유예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1편의 쿠키에 등장했던 성주신은 2편에서 그의 캐릭터가 어떤 활약을 할 지 기대하게 했지만  성주신은 그런 기대보다 매력과 활약이 적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는 어디까지나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스피커로서 그 자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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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후반부에 이르면, 삼차사의 모든 사연이 드러난다. 그리고 그러한 사연을 만들게 한 이들의 또 다른 사연도 함께 나타난다. 짧은 크레딧 후 나오는 쿠키에서 또 숨겨진 사연하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사연들에 강렬한 감동을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2개의 이야기를 서로 다른 이야기처럼 교차시키는 형식은 이야기에 대한 몰입을 방해한다. 애써서 감춰놓은 반전과 누군가가 계획하고 있던 큰 그림, 그리고 다시 뒤를 잇는 사연들에 지치지 않을 도리가 없다. 1편이 신파의 과잉이었다면 2편은 사연의 과잉이다. 1편은 울다가 지쳤고, 2편은 정보의 홍수를 감당할 수 없어 지친다. 여기서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