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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월 31일 16시 33분 KST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암살시장이 등장했다

공개 살인청부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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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사 또는 사고사가 아니라 살해당한 경우만 해당.”

대부분 사람들이 이런 일을 예상했겠지만, 예상한 일이라고 해서 불편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달 중순 이더리움에 출시한 탈중앙화 예측시장 플랫폼 어거(Augur)에 ‘암살 시장’이 생성된 것이다.

유명 정치인이나 기업인, 연예인의 운명을 두고 사용자들이 돈을 걸 수 있는 시장에서 일부 사례는 위의 문장처럼 해당 인물의 미래에 관한 내기 항목에 구체적으로 “암살”을 명시해 놓았다. (코인데스크는 의도적으로 실제 이 시장에 대한 링크를 제공하지 않으며, 관련 인물의 실명도 거론하지 않고자 한다.)

개인의 운명에 대한 내기와 더불어, 구체적으로 최소 사망자 인원을 명시한 총기 난사나 테러 공격이 일어날 것인지에 내기를 걸 수 있는 시장도 만들어졌다.

어거는 포캐스트 재단(Forcast Foundation)이 2015년 ICO를 통해 만든 애플리케이션으로, 월드컵 경기 결과에서부터 선거 결과, 암호 화폐의 가격, 날씨에 이르기까지 검증 가능한 모든 사건의 결과에 대한 예측시장(prediction market)을 만들 수 있는 검열 없는 플랫폼을 사용자들에게 제공한다.

어거는 출시와 함께 가장 인기 있는 이더리움 애플리케이션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어거 시장의 데이터를 보여주는 웹사이트 프리딕션스 글로벌(Predictions.Global)에 따르면, 어거 출시 약 2주가 지난 시점을 기준으로 이미 총 600개 내기 시장에 150만 달러 가까운 돈이 걸려있다. (프리딕션스 글로벌 역시 암살 시장 관련 데이터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어거는 특정 단체의 통제를 받지 않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계약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 세계 사용자들은 정부의 제재 없이 예측시장에 돈을 걸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스포츠 내기가 허용되지 않는 국가의 도박꾼들에게 어필하고 있을 뿐 아니라, 특정 공인의 암살을 부추기고 싶거나, 단순히 그 가능성을 구입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어필하는 것이다.

암살과 관련된 시장을 조성하고 “암살 안 됨”에 큰돈을 건다면(즉, 주식을 매도하면), 개인이나 단체가 해당 인물의 목숨에 현상금을 거는 것이나 다름없다. 암살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은 반대로 “암살됨”에 돈을 걸고(주식 매입) 결과에 “개입”할 수 있다.

 

암살 시장, 그다음은?

첫 암살 시장이 생성되기 한참 전부터 어거 커뮤니티 포럼의 사용자들은 암살 시장과 이에 대한 커뮤니티 및 당국의 대응에 대해 종종 논의를 벌여 왔다.

논의된 대응책 가운데 하나는 어거의 “기자(reporter, 예측시장을 만든 이가 지명하는 인물로, 결과를 검증하는 역할을 맡은 사람)”가 개입해 시장을 파기하는 것이다.

프리딕션스 글로벌의 공동 창립자인 라이언 버크먼스는 “어거의 기자 커뮤니티에는 시장의 ‘무효’를 선언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이 있다”고 말한다.

어거의 평판(REP) 토큰을 가지고 있는 사용자들은 시장을 무효로 한 결정에 반론을 제기할 수 있으며, 즉 이들이 내기 시장에서의 정산을 요구할 수도 있다. (내기에 걸거나 내기에서 이긴 사람에게는 평판 토큰이 아니라 이더(ETH)가 지급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기자들은 평판 토큰 보유자 커뮤니티가 기대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게 되어 있다고 버크먼스는 설명한다. 즉, 어거에서 타인의 목숨을 걸고 내기를 해도 되는지 안 되는지는 결국 토큰을 보유한 이들의 공감대와 여론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이는 곧 어거가 두 가지 플랫폼으로 갈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나는 암살 시장을 용인하는 “어거 다크(Augur Dark)”, 다른 하나는 허용하지 않는 플랫폼이 될 것이다. 백서에는 토큰 보유자들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때 시장을 어떻게 나눌지도 설명돼 있다.

레딧에 올라온 논의에 따르면 살인에 인센티브를 주는 행위는 “100% 비도덕적인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듯하다.

반면 “정말로 끔찍한 짓을 한 사람이거나 도저히 다른 방식으로는 정의를 구현할 수 없는 경우가 아니고서야 진짜로 누군가가 죽는 것을 보려고 사람들이 돈을 걸 가능성을 다들 너무 크게 보는 것 같다”는 댓글도 있었다.

 

통제 불능

암살 시장을 폐쇄할 또 다른 길은 이미 막힌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밤, 어거 개발자들은 지정된 이들이 시스템을 끌 수 있는 “탈출 해치(escape hatch)” 기능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개발자 미카 졸투는 “만약 포캐스트 재단이 국가 기관의 관리를 받게 되어도 시스템을 끌 수 없다”고 말했다. 즉 정부가 플랫폼을 바꾸거나 폐쇄할 목적으로 어거의 창립자들을 기소하겠다고 위협할 수 없다는 의미다. (물론 폐쇄 가능 여부와 상관없이 기소하겠다고 위협할 수는 있다.)

법적인 책임을 질 가능성이 가장 큰 건 어쩌면 암살 시장을 생성한 어거 사용자들일지도 모른다. 어거 관계자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를 통해 돈을 모은 월렛을 사용해 시장을 생성한 사용자가 있다고 한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