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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초등학생의 '야외수업'으로 인한 사망이 크게 문제인 이유

도농 간의 에어컨 설치율 격차가 엄청나다

  • 박세회
  • 입력 2018.07.18 16:00
  • 수정 2018.07.18 16:50

아이치현 도요타시에서 초등학교 1학년 아동이 열사병으로 사망했다. 기후현 일부 지역에서 기온이 40도를 넘기고 당시 벌써 10여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한 가운데, 이 학교가 태양이 내리쬐는 야외에서 수업을 강행한 이유와 진짜 문제는 뭘까? 

아사히신문의 17일 보도를 보면 저녁 아동이 다니던 시립우메츠보 초등학교의 교장은 기자회견에서 ”교육의 장소에서 귀중한 생명을 잃었다. 깊이 사과드린다”면서도 ”지금까지의 야외 학습에서는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혀 비판을 받았다.

목숨을 두고 안이한 대응이었다는 것. 효고 의과대학의 핫토리 마스지 교수는 ”과거에 열사병이 없었으니 괜찮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목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폭염 주의보가 떨어지면 뙤약볕이 쬐는 밖에 나가지 말고 야외 활동을 중단하는 게 원칙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다른 데 있었다. 아사히신문의 다른 기사를 보면 아이치현 도요타시 시내의 시립 초중등학교 및 특별 지원학교 총 104개 학교 중에서 일부 특별 교실을 제외하면 선풍기밖에 없다. 숨진 아이는 17일 오전 10시경 1Km 떨어진 공원으로 교외학습을 하러 갔다가 11시 30분경 교실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던 중 의식을 잃었다. 교실에는 4대의 선풍기뿐이었고 에어컨은 없었다.

야후 재팬에 게시된 기사의 댓글에서 사용자들은 ”이 더운 날씨에 벌레잡이는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교육위원회가 단호하게 교실에서 대기하라는 분명한 지시를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댓글에서는 ”전국에서 가장 더운 아이치현의 에어컨 설치율dms 35.7%에 머무르고 있다”라며 ”참고로 일본에서 가장 덥다는 기후현 다지미시 초중학교의 에어컨 설치율은 0%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일본 문부과학성의 조사에 따르면 초중학교 교실의 에어컨 설치 비율은 도쿄도는 99.9%, 가가와현은 97.7%지만, 에히메현은 5.9%, 나라현은 7.4%다. 아이들의 교육현장에서 빈부의 격차가 극심하게 드러난 것. 아사히신문은 이번 사건으로 시 교육위원회가 중학교는 2019년도까지, 초등학교는 2021년도까지로 예정되어있는 에어컨 설치를 1년 이상 빨리 앞당기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까지 일본에선 9일부터 15일까지 열사병으로 응급실을 찾은 사람이 9956명을 기록해 그 전주보다 3.7배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여름철 어린아이들에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핫토리 마스지 교수는 아사히신문에 어린아이의 경우 체감 온도가 최고 기온에 5도를 더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이들은 키가 작아 바닥에 반사된 열기를 그대로 받기 때문에 기온이 35도라도 40도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 게다가 아이와 노인은 수분을 모아두는 근육의 양이 적어 열중증이 되기 쉽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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