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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 26일 17시 18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6월 26일 18시 05분 KST

직장갑질 괴로워 '사표 던져도' 실업급여 받게 된다

일러스트 양경수
'아, 보람 따윈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중에서

현행법상 회사생활이 괴로워 사표를 쓰고 퇴사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을까. 없다. 자발적 퇴사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현재는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①이직 전 18개월 동안 고용보험에 180일(6개월) 이상 가입하고 ②일할 능력과 의욕이 있으며 ③비자발적으로 이직했어야 하는 등 요건을 갖춰야 한다. 

괴로운 직장생활의 고충을 토로하는 제보자들에게 직장갑질 119 박점규 운영위원이 강조하는 충고는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사직서 쓰지 마시라”는 것이었다. 박 위원은 ”(괴롭힘 때문에) 불가피하게 퇴사하게 됐다는 것을 녹음으로 기록을 남기시고 글도 그렇게 쓰셔야 됩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가 스스로 직장을 그만두는 자발적 퇴사자에게도 실업급여를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5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정부와 노사 단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고용보험 제도개선 TF’는 장기 실직 중인 자발적 이직자에게도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안건에 대해 논의했다.

뉴스1에 따르면 고용부 관계자는 ”다수 위원이, 특히 노동계 위원들이 대상 확대에 힘을 실었다”며 ”그 중에서도 실직기간이 6개월이나 3개월 이상 된 장기구직 이직자에게 실업급여를 주자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오는 7월 말~8월 중 고용보험위원회를 열어 장기구직 자발적 이직자에 대한 실업급여 지급여부·지급액·지급요건 등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는 연내 정부 입법안 형태로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정부가 자발적 이직자에게도 실업급여를 주는 방안을 추진하는 이유는 현행 실업급여 수혜자 폭이 지나치게 협소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기준으로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 상실자(실직자) 중에서 비자발적 이직자는 세명 중 한명(33.1%)에 불과했다. 전체 67%에 이르는 자발적 이직자는 실업급여 대상에 빠졌다.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 상실자 중에서 실제 실업급여를 받는 비율은 11.7%에 그쳤다.

다만 고용부는 구직 활동 입증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행 실업급여 수급자 중에선 99% 이상이 구직활동을 인정받고 있다. 사실상 형식상에 머물고 있는 구직 활동 입증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추가적인 재정 소요는 해결해야 할 문제다. TF 내에서는 정부가 향후 구직활동 입증을 강화해 이러한 재정 문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자연히 추가 재원이 들 것으로 생각한다. 보험료 인상이 있을 수 있다”면서 ”이는 정부 국정과제여서 기획재정부 등 부처 간에도 어느 정도 조율된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