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간단한 게임이다. 22명의 선수들이 90분 동안 공을 쫓다가 결국 독일이 항상 이긴다.”
1980~90년대 잉글랜드 축구를 이끌었던 전설적 스트라이커 게리 리네커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4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서독에 패한 뒤 이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는 당시 경기 종료 10분 전 극적인 동점골을 넣어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가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정규시간 90분에 더해 연장 전후반 30분을 더 뛰고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경기는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선축에 나선 잉글랜드의 1번 키커 리네커는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네번째, 다섯번째 키커로 나선 스튜어트 피어스와 크리스 워들이 연달아 실축하면서 승리는 서독에 돌아갔다.
은퇴 이후 BBC의 축구 프로그램 ‘매치오브 더 데이(MOTD)’를 진행해 온 리네커는 자신이 28년 전에 남긴 명언을 업데이트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던 것 같다.
그는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예선 독일과 스웨덴의 경기가 끝난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이렇게 적었다.
″축구는 간단한 게임이다. 22명의 선수들이 82분 동안 공을 쫓다가 독일 선수 한 명이 퇴장당해 21명의 선수가 13분 동안 공을 쫓다가 결국 독일이 어떻게든 씨* 이긴다.”
이날 경기는 경기 종료 직전 터진 토니 크로스의 ‘극장 골’이 승부를 결정 지었다. 독일이 2대1로 역전승을 거둔 것.
조별예선 첫 번째 경기에서 멕시코에 0-1로 패한 이후 이날 첫 승을 거두기까지 독일은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만 했다.
전반 32분 올라 토이보넨에게 선제골을 허용했고, 후반 시작 3분 만에 마르코 로이스가 동점골을 넣었지만 후반전 내내 상대 키퍼 로빈 올센의 놀라운 선방에 막히면서 끌려간 것.
게다가 독일은 경기 정규시간 종료 8분을 남겨둔 후반 37분 수비수 제롬 보아텡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하며 수적 열세에 내몰렸다.
토니 크로스의 그림 같은 프리킥 결승골은 정규시간 90분이 지난 뒤, 그것도 추가시간 5분 중 불과 17초를 남겨두고 있던 후반 49분43초에 터졌다.
앞서 선제골을 내주는 빌미를 제공한 패스미스를 범했던 크로스가 결국 경기를 마무리 지은 것. 그야말로 극적인 순간이었다.
리네커의 트윗은 이날의 경기를 완벽하게 요약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