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18년 06월 19일 15시 47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6월 19일 16시 12분 KST

이번에 경기도에서 쏟아진 무효표는 이전 무효표와 다르다

5~6회 지선과 비교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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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지방선거 결과를 통해 살펴본 경기도 무효표에는 과거의 경향과도 들어맞지 않는 특이한 방향성이 존재한다. 지난 5회(2010년)와 6회(2014년) 지방선거 무효표의 특성을 살펴보고 이를 이번 선거 무효표와 비교해봤다. 

지난 5회 선거와 6회 선거에서 시·도지사의 무효표와 광역비례대표(정당투표) 무효표의 차이를 살펴보면 대부분은 비례대표 무효표가 시·도지사 무효표보다 많다. 

이런 방향성은 당연한 결과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비례의원을 뽑는 것보다 시·도지사를 선출하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흐름을 역행하는 경우가 있다. 5~6회 지방선거에서 시·도지사 무효표가 비례대표 무효표보다 1만표이상 많은 경우는 선거 직전 후보 단일화를 거친 경우 뿐이다. 

2010년 5회 선거에서 무효표는 큰 변수였다. 당시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와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가 맞붙은 선거에서 18만표 이상의 무효표가 속출했는데, 이는 선거일 직전 진보 성향 후보자의 사퇴가 있었기 때문이다. 

허프포스트코리아

당시 선관위 역시 무효표가 많이 늘어난 이유로 ”유권자들이 투표일 하루 전인 2010년 6월 1일 사퇴한 심상정 후보란에 기표한 것”을 꼽았다. 심 후보의 사퇴를 알리는 공고문을 게시했으나 이를 보지 못한 유권자들이 찍은 심 후보의 표는 무효가 됐다. 또 심 후보 사퇴 전에 실시한 17만9천여명의 부재자 투표에서 심 후보에게 투표한 표도 모두 무효가 됐다. 투표용지에 심 후보의 이름이 올라 있었으니 무효가 많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2014년 6회 지선도 마찬가지다. 당시에는 통진당의 막판 사퇴가 시도지사 무효표 역전현상을 낳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당시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가 유력 주자로 달리고 있는 와중에 선거 사흘 전인 1일 통합진보당 백현종 후보가 사퇴했다. 투표용지 인쇄는 끝났고 유권자의 10.3%가 이미 사전 투표를 마친 상황이었다. 해당 선거에서 14만9,886표의 무효표가 나왔는데, 이는 남 후보의 승리를 결정 지은 4만3157표의 3배가 넘어 ‘통진당 때문에 민주당이 졌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같은 지선에서 시도지사 무효표 역전 현상이 일어난 부산과 울산 역시 후보자의 막판 사퇴가 있었다. 부산에선 통진당 고창권 후보가 선거를 이틀 남기고 사퇴했고, 울산에선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범 후보가 선거를 5일 앞두고 조승수 정의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후보직을 사퇴했다. 대량의 시도지사 무효표 역전 현상이 일어난 2014년 경기, 울산, 부산 그리고 2010년 경기의 공통점을 꼽기는 매우 쉽다. 투표용지에 사퇴한 후보의 이름이 올라 있어 무효표가 다수 발생했다.

이번 2018년 지선에서는 1만표 이상의 무효표 역전현상이 경기도 단 한 곳에서 일어났으나 후보자의 막판 사퇴는 없었다.

이번 선거에서 경기도는 광역비례무효표보다 시도지사 무효표가 2만5,434표 많았다. 허프포스트가 이를 최초 보도한 지난 15일 경기지사 선거에 관여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허프포스트와 한 통화에서 이 역전 현상이 ”이재명 후보에 대한 반대 표시로 읽힌다”고 밝혔다. 

한편 유시민 작가는 14일 JTBC 썰전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에 대한 민심 이반을 확인하기 위해 ”무효표의 수치와 종류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선거 직전 터진 배우 김부선 씨와의 스캔들과 이를 대하는 태도 때문에 투표소에는 갔으나 이 후보를 찍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세계일보는 15일 ”“이재명 찍지 말자”더니…경기 무효표 4년 전보다 4만 표 줄었다”는 기사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선거의 무효표는 10만 9428표로 4년 전 경기지사 선거 무효표인 14만 9886표보다 4만여 표가 줄었다. 반이(反李) 네티즌 무효표 운동의 실체가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과거 지선과 무효표의 수치 증감만을 분석한 단순한 해석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