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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04일 16시 15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4월 04일 16시 56분 KST

지난 15년간의 미국을 보아야 트럼프가 보인다

왜 미국인들은 트럼프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을까?

huffpost

지난 글에서는 무역 전쟁에 관해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이라는 관점에 맞춰 말씀을 드렸는데요. 이번에는 우리 세계가 현재 직면한 좀 더 거시적인 경제 상황과 이번 분쟁을 연결시켜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미국과 중국의 분쟁은 미국의 무역적자라는 명분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가합니다. 요즘 이루어지고 있는 일련의 변화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크게 바꿔놓을 만큼 거대합니다. 현재 중국과 미국의 분쟁은 단순히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분쟁이 아니라 양국 간의 글로벌 경제-지정학적 패권을 가르는 거대한 경쟁으로써 보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이번 사건의 본질을 이해하고 미래를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이런 거대한 싸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결론만 아는 것보다는 세계 경제-정치의 거대한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현실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 공포를 심어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먼저 미국과 세계가 처한 경제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중국의 제조업 굴기로 미국과의 GDP 격차를 2배 이하로 줄였지만 중국의 GDP 성장이 점차 침체 되고 있는 상황이고 미국의 경제 성장도 꾸준하여 쉽사리 역전될 것 같진 않습니다. 군사력의 차이도 아직 큰 상황입니다. 또한 전 세계 금융거래가 60%가 미국에서 일어나며, 축적된 국부와 금융 소득. 또 달러 발권력이라는 무기를 기반으로 한 미국의 소비는 중국의 10배가 넘습니다. 또한 미국의 미디어와 글로벌 공룡 기업은 전 세계를 정신적-물질적으로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는 양국의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아직 격차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 부정 하시는 분은 없으리라 봅니다. 그래서 미국 내 경제 양상을 이해하면 세계화 영향으로 모두 연결 된 전 세계의 경제 양상을 파악할 수 있다고 봅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미국에 참으로 거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1년 닷컴 버블 붕괴도 큰 문제를 야기했지만 미국과 세계 경제의 근본을 바꾸지는 못했습니다. 2008년 당시 금융 산업 비중이 적은 한국은 비교적 잘 방어했다고 볼 수 있지만, 이후 제조업 침체로 인해 한국의 주요 산업이 쇠퇴하는 영향을 가져오게 됩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이해해야 현 경제 상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일단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에 2008년-2001년 각 위기 간 극복 방식의 비교를 위해 2001년 닷컴 버블 붕괴 양상 후를 보여 드리려 합니다.

2001년 닷컴 버블 붕괴(기술주 붕괴) 후 미국 증시는 폭락하였고 당시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의장이었던 그리스펀은 기준 금리를 인하해 더 많은 대출을 유도해 시중에 돈을 푸는 전통적인 경기 부양 정책을 실시 하였습니다 . 당시 당선된 지 얼마 안 된 공화당의 조지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경기 부양책을 역대 공화당 정부와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시클리컬(Cyclical-경기민감업종, 정유, 화학, 철강, 조선업 등이 대표적이다)-제조업을 부흥시키는 데 집중하였습니다. 이는 기술주-첨단산업-성장주에 대한 투자와 부양보다는 전통적인 제조업(가치주)에 좀 더 집중했다는 의미입니다. 미국 내 IB(투자은행) 규제를 풀어 건설산업에 대한 금융의 규제를 완화하고(이는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비슷하지만 훨씬 강력했습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격화 시켜 원유 가격을 부양하였으며(이라크, 이란, 아프가니스탄, 사우디, 이스라엘), 감세 정책을 통해 기업의 투자 활성화 정책을 실시 하였습니다.

부시 정부 아래 치러진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은 전쟁에 필요한 물자 제조, 운송 수요를 촉진하며 미국의 재정적자를 키우고 관련 산업을 부양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이 전쟁에 투입된 천문학적인 전쟁 비용 때문에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가 지속되어 국채 발행이 늘어나자, (미국 국채=달러이기 때문에 국채 발행이 늘어나면 달러, 통화량도 늘어난 것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자연스레 달러는 주요통화 및 신흥국 대비 약세를 보였습니다.

FRS
2001-2008 원 달러, 위안-달러 환율. 

원유와 주요 원자재는 모두 달러로 결제되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달러 가치가 떨어진다면 유가는 상대적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원유 수요가 늘고,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공급(이라크 원유 수출 불가. 사우디 감산, 이란 원유 수출금지)이 줄어드는, 이른바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자 국제유가는 크게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국제유가 상승에 영향을 받는 실물 경제(정유화학, 조선, 제조) 또한 시너지 효과를 보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제조-건설 산업은 크게 성장하게 되고 산업재, 소비재 공급을 담당하는 신흥국(중국-한국)도 덩달아 성장하게 됩니다. 부시 재임 당시에는 트럼프와 다르게 원자재-중간재-소비재를 싸게 매입하기 위해 신흥국에 크게 의존했습니다. 부시도 임기 초에는 철강 관세로 세계를 협박했으나 아직 대중국 무역수지적자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고 당시 중국은 현재만큼 미국의 큰 위협은 아니었습니다.

선진국 소비-제조가 늘었고 신흥국에 물자를 의존했다는 것은 세계 무역이 크게 늘었음을 의미합니다. 무역이 많아지면 자연스레 이를 실어 나를 운송주가 혜택을 보게 됩니다. 한국의 경우에도 조선주 위주의 거대한 성장이 이루어졌고 당시 조선 해운 주는 가격이 세 배 이상을 오르며 당시 국내 증시를 주도했습니다.

현대중공업, 대한해운의 주가 및 발틱운임지수
모두 2007년까지 크게 올랐다

당시 중국은 1년에 15%씩 성장하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전쟁특수와 건설특수로 운송 뿐 아니라 건설,철강,산업재 등이 전세계적으로 호황을 이루던 시기였습니다.

다우지수 (종합,건설,운송), 원유가격지수

미국의 산업-건설 분야는 전 세계적인 주도주 였습니다. 하지만 지나친 경기 과열은 거품을 가져오고 거품은 붕괴를 가져오고 맙니다. 게다가 두 번의 전쟁은 세계경기를 너무 빠른 속도로 과열시키는 결과를 가져오죠. 결국 미국의 건설 섹터가 방아쇠가 됩니다.

경기 부양 결과, 가계 소득이 증가하고 건설 산업이 호황을 보여 주택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자 미국과 전세계의 주요 투자은행은 경쟁적으로 MBS(Mortgage Backed Securities-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해준 채권을 다시 증권화시킨 일종의 자산담보부 증권)를 발행합니다. 이 MBS를 은행, 자산운용사, 캐피탈사들은 공격적으로 매입하게 됩니다. 건설 산업에 대한 추세적 호황은 MBS에 대한 확신을 갖게 만들었고 저신용자들에 대한 주택 구매 장려라는 정부 정책과 맞아 떨어져, 저신용자들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한 서브프라임 MBS에도 투자자들이 몰리게 됩니다. (2006년 미국 전체대출에 20% 차지).

가계대출,대출태도,신용스프레드,레버리지
얼마나 투자를 많이 했나

경기 과열을 우려한 미연방준비위원회(이하 연준)는 2005년을 기점으로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합니다. 그러나 연준의 예상과는 달리 장기 금리는 정체되고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는 빠르게 축소됩니다 (보통 장기 금리는 여신 기간의 장기화에 따른 리스크 때문에 단기 금리보다 더 높은 가산 금리가 반영된다.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가 축소되었다는 의미는 단기 금리와 장기 금리의 차이가 줄어들었다는 의미로 앞서의 경우에서는 장기 금리의 변동 없이 단기 금리가 상승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가 축소되면 보통 경기 침체를 맞게 된다 -편집자 주). 그 결과 대출금리가 상승하고 경기침체가 시작되자 주택수요는 2006년 말을 기점으로 서서히 사그라들게 되고, 주택 가격이 정체를 보이게 됩니다.

주택 가격이 정체되고 금리가 오르자 저소득자(서브프라임)를 대상으로 비정상적으로 행해진 주택담보대출의 상환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 매물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는 곧 모기지 구조의 붕괴를 가져옵니다. 파생상품인 MBS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었고 신규 대출도 힘들어져 주택에 대한 수요가 줄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MBS를 기반으로 형성된 미국 금융시장은 채권시장을 시작으로 붕괴하고 맙니다. MBS나 파생채권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였던 회사 중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수많은 대형 은행, 운용사, 캐피탈사는 줄줄이 파산하거나 파산 위기를 겪게 됩니다. 이는 긴밀하게 연결된 금융산업의 특징과 당시 파다했던 채권 투기의 실상을 보여줍니다. CDO(MBS를 다시 증권화시킨 파생상품)의 손실액만 420억 달러 수준이었으니 말할 것도 없습니다. 설립된 지 100년이 넘은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이 대표적이었으며, AIG도 파산 위기를 겪는 등 당시 금융위기가 미국에 가한 충격은 한국의 IMF와 버금가는 수준이었습니다. 비교적 가까웠던 80년 석유파동, 1991 블랙먼데이, 1997년 아시아 외환 위기, 2001년 닷컴 버블 등과 비교해봐도  이렇게까지 미국의 근본을 흔들었던 위기는 2차 세계 대전 이후로 처음입니다. 지수 하락과 경기 침체는 사이클상 항상 겪는 문제였으나 당시 위기로 미국의 3대 무기(금융,무력,문화) 중 한 축인 금융 섹터가 붕괴될 가능성을 겪은 것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금융 기업에만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닙니다. 가장 큰 문제는 모기지 대출의 충격을 겪은 금융 기업들이 대출을 급격히 제한하고 나섰다는 점입니다. 앞서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듯, 가계대출은 2008년까지 급격하게 증가했고 무분별한 대출로 인해 파산하는 가계도 크게 늘었습니다. 이런 연쇄적 상황에서 은행과 정부는 가계, 기업에 대한 대출을 줄이기 시작했고 위험군에 대한 대출 이자율은 높아졌습니다. 치솟은 실업률과 마이너스 경제성장률, 턱없이 낮아진 가계소득. 이런 상황에서의 맞게 된 신용 경색은 최악이었습니다. 이자 비용은 늘어나고 당장 급한 채무를 막기 위한 여유는 없고 추가 대출도 불가합니다. 재무 구조가 우량한 일부 가계와 기업을 제외하고 파산을 선언하고 나섰습니다. 채권 시장 시장뿐만 아니라 주식, 부동산 등 모든 자산 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가계 순 자산은 대폭 감소하였습니다. 이 여파는 미국에 한정되지 않고 전 세계의 자산시장과 금융시장이 모두 큰 손실을 입혔습니다. 전 세계의 실물 경제가 크게 손실을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세계 경제상황

 

FAANG의 등장

이러한 상황에서 오바마가 부임합니다. 경제위기 직후인 2009년 초에 임기를 시작한 오바마 대통령은 직면한 금융위기를 금융 지원 정책으로 돌파하고 금융-IT-미디어 등의 성장주를 부양하는 정책을 펴게 됩니다. 그는 경제 위기를 해결하고 금융 기업들의 연쇄 대량 파산을 막기 위해 정부 재정을 직접 투입하게 됩니다. 미국은 자국의 GDP 대비 17.3%, 선진국 평균의 70%에 달하는 정부 예산을 금융기관 자본확충, 자본 매입, 채무보증에 직접 투입하게 됩니다. 당시 미국의 구제 금융은 7,000억 달러(800조원) 수준이었으며 유동성 공급에도 9,000억 달러의 금액을 쏟아부었습니다. 재정 지출을 통한 유동성 공급은 정부 재정수지를 악화시켰고 결국 GDP 대비 -7.5%의 재정 적자를 기록합니다. 쉽게 말하면 망해가는 금융 기업들에게 돈을 쏟아부어 유동성을 공급해 당장의 파산 위기를 면했다는 것입니다.

FRED
초록색 : 연준 총 자산파란색 : 기준금리 빨강색 : 미국정부 재정적자보라색 : 실질금리

흔히들 연준 의장을 미국의 진정한 대통령이라고 합니다.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불릴 만큼 강력한 행정부를 가진 한국 사람들은 선뜻 이해하기 힘들지만 미국은 삼권 분립뿐만 아니라 금융-경제에 대한 독립도 굉장히 강한 수준입니다. 2008년 이전 연준은 경기와 경제를 해석해 기준금리(RP 금리)를 조절해 과열된 경기를 식히거나 다시 살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2001년 닷컴 버블의 경우 금리를 인하해 시중에 통화의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는 정책을 폈고 2004년에 경기가 다시 살아나자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을 제한하여 과열된 경기를 식히는 정책을 폈습니다.

하지만 2008년에 벌어진 자산시장 붕괴는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낳은 상태이고 기준금리를 낮추는것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2007년의 정책 금리는 5.25%로 충분히 정책금리를 낮출 수 있는 하방이 부족하였습니다. 여기서부터 역사상 한번도 시도한 적 없는 정책을 버냉키 산하의 연준이 시도합니다.

일단 정책금리를 0.15% 수준으로 거의 0%에 가깝게 인하합니다. (그림6 참조) 사실 이자율이 0.15%라는 것은 정상적인 경제라면 불가능한 수준입니다. 물가상승률 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지탱할 수 없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렇게만 해서는 실질 금리를 낮출 수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당시 미국의 국채 발행량도 엄청났기 때문입니다.

당시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는 GDP 대비 7.5%에 이르는 엄청난 수준이었습니다. 따라서 적자를 보전하기 위한 국채도 많이 발행했습니다. 시중에 국채의 공급량이 많아졌다는 이야기는 국채의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다는 이야기고 이는 국채 이자율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자율은 수요와 역의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연준은 엄청난 시도를 합니다. 연준은 2008부터 2013년까지 약 280억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을 국채 매입과 MBS를 매입하는데 쏟아붓습니다. 이 인위적인 국채 수요는 실질 금리를 낮추는데 크게 기여 했습니다. (그림 6 참조)

결과적으로 미국은 2009-2010년, 역 기저효과를 통해 높은 경제 성장률을 달성했습니다.(기저효과란 경제지표를 평가하는 데 있어 기준시점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상대적인 수치인 비교 시점이 부풀려져 나타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앞서의 경우는 2008년 미국에 닥친 금융위기를 기준으로 2009년과 2010년의 경제성장률을 측정했기 때문에 높은 수치를 기록할 수 있었음을 의미한다. - 편집자 주)

양적 완화로 달러가 풀리고 사우디가 원유 감산에 돌입하자 국제유가는 크게 상승하였습니다(그림3 참조). 고유가로 인해 고급차들이 맥을 못추게 되고 가성비 높을 차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자 현대차도 덩달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게 됩니다. 세계 경제는 2010년, 4.1%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이후부터는 계속 정체됩니다. 셰일가스의 발견 이후로 유가까지 폭락하고, 산업 경쟁력을 잃은 남유럽 국가들은 국가 부도 직전까지 몰리게 됩니다.

그렇다면 오바마는 어떤 식으로 경기를 부양해 왔고 조지 부시와의 차이점은 무엇이었을까요?

두 정당의 정책 타겟을 분류하자면 민주당은 성장주(IT, 미디어, 교육, 금융, 헬스케어), 공화당은 가치주(제조, 방산, 전통산업, 실물경제)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오바마는 금융을 매개로 IT 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성장에 주력하였습니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종전하여 재정적자를 축소시키는 대신 남는 재원을 복지로 전환했고 내수 시장에서 유효 수요를 키우는 데 주력하였습니다. 반대로 의미하면 실물 경기(전통 제조업)가 크게 좋아지던 요인을 하나 제거한 셈입니다. 또한 국내 법인세를 인상하여 재정적자를 축소하고 국채 발행을 줄였습니다. 이는 국채 공급이 적어져 실제 이자율이 낮아진 것을 의미합니다(그림7을 살펴보면 빨간색으로 표시된 재정적자는 축소되었고 보라색으로 표시된 미 국채(10년) 이자율 또한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재정축소와 세금인상 역시 실물 경기에 좋은 요인은 아닙니다.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물가 상승의 주원인인 유가를 안정화시킵니다. 산유국들을 압박하고 셰일가스를 개발한 것도 이때입니다. 전략유로서 수출이 금지되었던 서부텍사스유를 개방하기도 했습니다.

연준과 미 정부는 인위적으로 저금리를 유지하며 자산을 풀었기 때문에 시중에는 유동성이 넘쳐났습니다. 거기에 정부가 인위적으로 실물경제의 성장을 통제하면서  현금이나 채권투자는 물론 철강이나 운송업 등 경기민감주에 대한 투자도 여의치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넘치는 유동성 자금이 흘러간 곳이 있습니다. 바로 FAANG(Facebook, Amazon, Apple, Netflix, Google)이라고 불리는 기술성장주입니다. IT버블 이후에도 살아남은 IT회사들은 실물 경제가 성장 하던 시기인 2001~2008년을 거치며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시장점유율을 높이며 매출을 크게 상승시킵니다. 그리고 2008년 이후부터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FAANG과 삼성전자의 비교

그동안 쌓은 내공을 바탕으로 미국의 공룡 IT업체들은 미국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의 시장을 점령하게 됩니다. 2008년 이후 무지막지한 자금이 자산 유통시장에 넘쳐나게 되면서 자산 가격은 올라가고 가계의 순 자산은 다시 늘어나게 됩니다.

그런데도 실물 경기가 과열되지 않은 이유는 앞서의 IT 플랫폼 업체가 기여한 바가 큽니다. 전 연준 의장 옐런은 필립스 곡선(실업률과 화폐임금상승률 사이에는 매우 안정적인 함수관계가 있음을 나타내는 모델)을 언급하며 ‘왜 실업률은 낮아지는데 물가는 높아지지 않을까에’ 대해 의문을 표했고 다른 많은 사람들도 이같은 사실을 궁금해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FAANG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마존은 유통 혁신과 온라인 시장 독점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 가장 저렴한 가격과 혁신으로 소매품을 소비자에게 싼 가격에 공급하였습니다. 넷플렉스는 소비자들에게 미디어를 가장 저렴하고 편리한 방식으로 공급하였습니다. 순기능이 매우 많습니다.

 

FRED

여기까지가 트럼프 등장 직전의 얘기입니다. 실업률도 꾸준히 하락하고(그림 8) 비교적 오랫동안 경기 상승이 지속되었습니다. 그런데도 미국인은 왜 트럼프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을까요? 그리고 왜 한국은 더욱 헬조선이 됐을까요? 그 이유는 다음 글에서 설명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