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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변인이 '미투' 폭로 여성들을 '창녀'라고 표현했다

”만약 성추행을 당했으면 왜 침묵했느냐?"

ⓒMikhail Metzel via Getty Images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대변인이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폭력을 고발한 여성들을 ‘창녀’라고 표현했다.

29일 가디언은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궁 대변인이 모스코바대학에서 진행된 패널 토론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페스코프는 몇 년 동안 수많은 러시아 여성 기자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레오니트 슬루츠키 하원 의원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의혹이 사실이라면 피해자는 더 일찍 공개적으로 밝혔어야 했다”고 답했다.

또 ”성추행이 ‘유행을 타면서’ 그런 주장들이 지금 나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페스코프는 러시아에서 성폭력 폭로가 확산되는 상황에 대해 ”만약 성추행을 당했으면 왜 침묵했느냐, 왜 신고하지 않았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웨인스타인을 언급하며 ”아마 그는 쓰레기 같은 인간이겠지만, 하지만 아무도 경찰에 가서 ‘웨인스타인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페스코프는 ”(폭로자들은) 1천만 달러를 받고싶어 했다. 1천만 달러를 위해 남자와 자는 여성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 상스러울 수 있겠지만, 그런 여자는 ‘창녀’라고 불린다”고 말했다.

ⓒSteve Crisp / Reuters

웨인스타인은 배우를 포함, 50명 이상의 여성에 성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웨인스타인에 대한 폭로가 나오기 전까지, 웨인스타인은 강압을 휘두르기도 하고 회유하기도 하며 이 사실을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가디언은 러시아에서는 성추행이 종종 ‘무해한 것’으로 여겨져 무시되며, 성폭력이 일어났을 때 여성의 옷이나 행동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문제삼은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성추행을 처벌할 법적 근거도 마땅치 않고, 성폭행도 재판까지 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페스코프의 ”왜 신고하지 않았느냐”는 말은 사회적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못하는 발언인 셈이다.

일부 러시아 의원들은 슬루츠키의 성폭력을 폭로한 기자들에게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냐며 이 폭로의 배경을 조사해봐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슬루츠키에 대한 폭로로 인해 러시아에서도 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등, 약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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