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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우파'의 아이콘 스티브 배넌이 브레이트바트를 떠난다

  • 허완
  • 입력 2018.01.10 04:52
WASHINGTON, DC - JUNE 01:  Senior Counselor to the President Steve Bannon helps with last minute preparations before President Donald Trump announces his decision to pull out of the Paris climate agreement at the White House June 1, 2017 in Washington, DC. Trump pledged on the campaign trail to withdraw from the accord, which former President Barack Obama and the leaders of 194 other countries signed in 2015 to deal with greenhouse gas emissions mitigation, adaptation and finance so to limit glo
WASHINGTON, DC - JUNE 01: Senior Counselor to the President Steve Bannon helps with last minute preparations before President Donald Trump announces his decision to pull out of the Paris climate agreement at the White House June 1, 2017 in Washington, DC. Trump pledged on the campaign trail to withdraw from the accord, which former President Barack Obama and the leaders of 194 other countries signed in 2015 to deal with greenhouse gas emissions mitigation, adaptation and finance so to limit glo ⓒChip Somodevilla via Getty Images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극우매체 브레이트바트뉴스를 떠났다고 이 매체가 9일(현지시각) 밝혔다. 한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렸던, 자신을 '트럼프주의'의 유일한 담지자라고 규정했던 배넌이 자신의 핵심 기반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는 입장문에서 "이토록 짧은 시간 내에 세계적인 뉴스 플랫폼을 구축한 브레이트바트의 성취가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배넌은 이 매체 창간 당시부터 이사진으로 활동했으며, 설립자인 앤드류 브레이트바트가 2012년 숨진 이후부터는 회장직을 맡아왔다. 이후 그는 브레이트바트를 '대안우파'의 핵심 뉴스 플랫폼으로 성장시켰다.

브레이트바트 CEO 래리 솔로브는 "스티브는 우리 유산의 소중한 부분이며, 우리는 늘 그의 공로와 우리의 성취를 도운 것에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 사이에서는 배넌이 사실상 쫓겨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배넌이 브레이트바트를 떠날 것이라는 소문은 지난 4일부터 수면 위로 떠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매체의 소유주들이 배넌의 미래에 대해 논쟁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배넌에게는 브레이트바트가 필요하다. 브레이트바트에게 배넌이 필요한가?(뉴욕타임스)' 같은 제목의 분석 기사들도 쏟아졌다.

같은 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사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브레이트바트가 배넌 해임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배넌의 사(해)임은 출간에 앞서 지난주 일부 내용이 공개된 책 '화염과 분노'와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책에 따르면 배넌은 트럼프 주니어의 2016년 '트럼프타워 회동'을 "반역적"이라고 규정했다. 트럼프와 트럼프 일가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발언이었다.

그러자 트럼프 측 변호인은 곧바로 배넌에게 '비밀 엄수 의무 위반'을 경고하는 서한을 보냈다. 트럼프는 "정신이 나갔다"며 배넌을 조롱했다.

브레이트바트의 재정적 후원자이기도 한 레베카 머서 역시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배넌과 거리를 두는 발언을 했다.

배넌은 트럼프 정부 출범과 동시에 백악관에 합류해 '반(反)이민' 행정명령 등의 정책을 주도했다. 그러나 자신이 소위 '글로벌리스트'라고 지칭한 백악관 내 세력들과 '내전'을 벌이다 사실상 축출됐다.

백악관에서 나온 직후 브레이트바트로 복귀한 뒤에는 '전쟁'을 선언했다. 곧바로 백악관 내 '리버럴 민주당원'들을 저격하기도 했다.

배넌은 '배넌 vs 트럼프' 구도로 치러진 앨라배마주 보궐선거 후보자 경선에서 승리한 이후에는 트럼프를 향해 의미심장한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배넌은 앨라배마주 보궐선거에서 자신이 밀었던 후보가 패배하고, 트럼프와의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지경이 되면서 결국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

공화당 베테랑 전략가 에드워드 롤린스는 워싱턴포스트에 "그는 산의 정상에서 가장 깊은 골짜기로 떨어졌다. 그건 그가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브레이트바트는 그의 목소리였는데 이제 그걸 빼앗겼으니 그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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