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미국 틸러슨 국무장관이 북한에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파격 제안하다

  • 허완
  • 입력 2017.12.13 04:48
  • 수정 2017.12.13 04:58
North Korean Leader Kim Jong Un signs the order to carry out the test-fire of inter-continental ballistic rocket Hwasong-14 in this undated photo released by North Korea's Korean Central News Agency (KCNA) in Pyongyang, July, 4 2017. KCNA/via REUTERS ATTENTION EDITORS - THIS IMAGE WAS PROVIDED BY A THIRD PARTY. REUTERS IS UNABLE TO INDEPENDENTLY VERIFY THIS IMAGE. NO THIRD PARTY SALES. SOUTH KOREA OUT.     TPX IMAGES OF THE DAY
North Korean Leader Kim Jong Un signs the order to carry out the test-fire of inter-continental ballistic rocket Hwasong-14 in this undated photo released by North Korea's Korean Central News Agency (KCNA) in Pyongyang, July, 4 2017. KCNA/via REUTERS ATTENTION EDITORS - THIS IMAGE WAS PROVIDED BY A THIRD PARTY. REUTERS IS UNABLE TO INDEPENDENTLY VERIFY THIS IMAGE. NO THIRD PARTY SALES. SOUTH KOREA OUT. TPX IMAGES OF THE DAY ⓒKCNA KCNA / Reuters

미국이 북한과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겠다는 파격 제안을 내놨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 확인, 핵·미사일 시험 중단 등이 선행돼야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2일(현지시각) 워싱턴DC에서 애틀랜틱 카운슬 주최로 열린 토론회 기조연설 후 문답에서 "우리는 북한이 원할 때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첫 만남을 가질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그냥 만나자. 그리고 원한다면 날씨 얘기를 할 수도 있다. 여기에 흥미가 있다면 이게 사각형 테이블이 될지 원형 테이블이 될지 얘기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최소한 앉아서 얼굴을 맞대고 나면 우리가 어느 방향으로 갈 의향이 있을지에 대한 로드맵을 펼쳐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 비핵화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삼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기존 대북 정책 기조에 비춰보면 꽤 중대한 전환으로 보인다.

그는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준비를 하고 대화 테이블로 나와야만 우리가 대화에 임할 것이라고 말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들은 여기에 이미 너무 많은 걸 투자했다"는 것.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 문제에 대해 매우 현실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장관의 대북 대화 시도를 '시간 낭비'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이 이처럼 조건 없는 대화를 북한에 요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 8월 북한과의 대화를 언급하면서도 "북한이 핵무기를 그대로 보유하거나 핵무기들을 미국과 역내 국가에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채로는 대화의 조건이 마련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틸러슨 장관은 다만 최소한의 조건을 하나 제시했다. 대화가 시작되려면 "평화의 기간(period of quiet )"이 필요하다는 것. 북한이 일정 기간 동안 핵·미사일 시험발사나 핵실험 등의 도발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우리가 대화를 하려면 평화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걸 그들도 분명 이해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생산적인 논의를 하기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우리는 이 점을 계속 전달하고 있다"며 "문은 열려 있으니 대화를 원한다고 말해주면 된다.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말해주면 우리가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국무부 직원들과 가진 송년 타운홀 미팅에서도 북한과 '외교적 노력'을 언급했다.

그는 "북한이 지금처럼 계속 간다면, 외교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게 되는 순간이 올 수 있다"며 "내 동료 매티스(국방장관)에게 말했듯 만약 우리가 그 단계에 이른다면 나는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 뒤에는 강력한 군대가 있다. 북한이 잘못된 선택을 한다면 우리는 준비되어 있다"면서도 "그건 우리가 원하는 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무부에서 우리의 역할은 대안적인 경로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는 북한을 상대로 한 외교적 노력이 성공할 것이라는 데 "낙관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을 할 뿐이며, 북한 정권은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올바른 선택을 하길 바란다."

한편 최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북한이 무엇보다 자국의 안전 보장에 대해 미국과 대화하길 원하고 있다"고 전하며 틸러슨 장관과 미국 측에도 북한의 이런 입장을 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국제 #북한 #렉스 틸러슨 #도널드 트럼프 #김정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