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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의 '오바마케어 폐기' 법안이 또 좌절되다

  • 허완
  • 입력 2017.09.27 12:44

공화당 지도부는 이번 주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에 투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2010년의 오바마케어 법안을 폐지하려던 공화당의 시도가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공화당이 다시 시도할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로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대대적으로 추진해왔던 오바마케어 폐지는 수포로 돌아갔다.

일부 주의 보험 시장은 불안정하고, 트럼프 정권의 건강보험 프로그램 관리 의지는 미심쩍지만, 최소한 지금으로선 메디케이드나 ACA(Affordable Care Act)에 의존하고 있는 수백만 명은 건강보험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결정은 워싱턴에서 열린 지도부 회의에서 나왔다. 지도부는 빌 캐시디(공화당-루이지애나) 상원의원과 린지 그레이엄(공화당-사우스 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낸 법안이 통과되기에는 지지 표수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표가 부족했다.” 캐시디가 나중에 한 말이다.

지난 25일 수전 콜린스(공화당-메인) 상원의원은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존 매케인(공화당-애리조나)과 랜드 폴(공화당-켄터키) 상원의원의 편에 선 것이다. 공화당이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50표가 필요하나, 이로 인해 공화당의 표는 49표로 줄었다.

공화당이 필리버스터를 극복할 수 있는 과반을 훌쩍 넘는 60표의 찬성이 아닌, 다수 득표만으로 법안을 폐지할 수 있게 하는 특별 조치는 9월 30일에 끝나기 때문에 시간도 촉박하다.

“우리에겐 시간이 부족하다.” 폐지 법안을 지지했던 론 존슨(공화당-위스콘신) 상원의원의 말이다.

그레이엄과 캐시디는 지난 2주 간 폐지 법안을 밀어왔고, 공화당 지도층도 지지해왔다. 7월에 상원을 통과하고 하원의 승인, 대통령의 서명까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26일까지만 해도 공화당은 포기하지 않으려 했다.

공화당원 상당수는 폐지를 다시 한 번 밀어붙이려 했고, 감세 법안을 통과시키고 특별 권한으로 오바마케어 폐지까지 이루려 했다.

“우리는 아직 투지가 충분하다.” 그레이엄이 26일에 한 말이다.

“우리는 미국 건강보험 시스템 변화를 포기하지 않았다.” 미치 맥코널 상원 원내 대표(공화당-켄터키)의 말이다.

그러나 7월의 실패에 이어 그레이엄-캐시디의 법안도 수포로 돌아가며, 공화당이 오바마케어를 대체할 방안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으며, 트럼프 등의 공화당 지도층이 더 저렴하고 나은 건강보험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약속에 부합하는 정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오바마케어는 수백만 명에게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했다. 역사적으로 건강보험을 받지 못했던 저소득층에게 혜택을 주었으며 치료와 재정적 안정을 제공해 주었다. 그러나 세법 때문에 소득이 높은 사람들은 더 많은 보험료를 내야 하고, 예전보다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 최악의 경우, 현실적으로 부담하기 힘든 비용을 내야할 때도 있다.

과거 병력과 무관하게 모두에게 건강보험을 제공하고, 각 정책마다 포괄적 혜택이 따르기 때문에 이러한 추가 비용이 생긴다. 공화당은 이런 영향을 비난해 왔지만, 공화당이 제시한 모든 대안에 따르면 수백만 명이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며 병력을 지닌 사람들이 보호받지 못하게 된다.

그레이엄-캐시디의 법도 그랬다. 메디케이드를 삭감하고, 오바마케어 대신 혜택이 덜한 주 차원의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보험 규제를 약화시키는 법이었다.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브루킹스 연구소 섀퍼 보건 정책 혁신는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2026년 무렵에는 2100만 명이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고 예측했다.

오바마케어의 성과는 미국 내 지역별로 크게 다르다. 캘리포니아 등의 주에서는 큰 성과를 냈으나 테네시 등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손익 균형을 맞추는 데 핵심이 되는 젊고 건강한 가입자들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보험료를 올리거나 아예 시장에서 빠져나가서 생기는 현상이다.

그러나 미국 대부분 지역에서는 트럼프 취임 전까지는 시장이 안정화되는 것으로 보였다. 트럼프 정권은 보험 광고와 활동비 지원을 삭감했고, 오바마케어가 붕괴하도록 내버려둘 것이라고 자주 이야기했다. 보험사의 비용 충당을 위한 지급금을 삭감하겠다는 트럼프의 위협은 현재 법정에 계류 중이다.

최근 몇 주 동안, 보험사 지불을 보증하고 프로그램 관리에서 각 주의 융통성을 강화해 주어 시장을 뒷받침하려는 노력이 민주당과 공화당에 걸쳐 일어났다. 상원의 건강, 교육, 노동, 연금 위원회가 이를 심사하고 있다.

공화당 지도층이 그레이엄-캐시디 법안 투표를 준비하며 의장인 라마 알렉산더 상원의원(공화당-테네시)이 지난 주에 대화를 중단시켰다. 9월 26일에 민주당 지도층은 이에 대한 논의를 다시 시작하자고 제의했다.

“현재 우리는 소매를 걷어붙이고 동료들과 함께 당을 초월한 해결책을 마련할 준비가 되어 있다.” 상원 원내 대표 찰스 슈머(민주당-뉴욕) 상원의원의 말이다.

그러나 폐지 법안이 몇 번이나 죽었다가 살아나는 것을 봐온 오바마케어 지지자들은 물러나지 않겠다고 천명하며 동지들에게 압박 수위를 높이라고 권하고 있다.

“우리는 아직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트럼프케어가 사라지기 전까지는 우리는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가장 최근에 제시한 건강보험안은 최악이기 때문이다.” 패티 머레이(민주당-워싱턴) 상원의원의 말이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The GOP’s Latest Obamacare Repeal Bill Is Dead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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