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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문가들이 트럼프와 북한의 '설전'을 심각하게 걱정하는 이유

  • 허완
  • 입력 2017.08.11 11:44
  • 수정 2017.08.11 11:46
WASHINGTON, DC - MARCH 23:  (EDITORS NOTE: Retransmission with alternate crop.)  U.S. President Donald Trump sits in the cab of a truck as he welcomes members of American Trucking Associations to the White House March 23, 2017 in Washington, DC. President Trump hosted truckers and CEOs for a listening session on healthcare.  (Photo by Alex Wong/Getty Images)
WASHINGTON, DC - MARCH 23: (EDITORS NOTE: Retransmission with alternate crop.) U.S. President Donald Trump sits in the cab of a truck as he welcomes members of American Trucking Associations to the White House March 23, 2017 in Washington, DC. President Trump hosted truckers and CEOs for a listening session on healthcare. (Photo by Alex Wong/Getty Images) ⓒAlex Wong via Getty Images

북한이 핵 프로그램에서 획기적 전기를 맞이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미국과 북한 사이의 입씨름이 이어지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이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는 8일자 보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을 위협한다면 ‘화염과 분노’로 답하겠다고 응답했다.

비난이 잇따랐지만, 트럼프는 10일 다시 한 번 자신의 기존 입장을 강조하며 자신의 발언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북한은 “정신 차리는 게 좋을 것”이라고도 했다.

북한은 트럼프의 8일 발언에 대해 전형적인 '북한식 답변'을 했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과장된 성명을 연달아 냈으며, 괌을 표적으로 한 미사일 공격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여러 번 말했다.

북한이 위협을 하고 있긴 하지만, 미국과 수십 년간 외교적으로 적대 관계를 이어온 북한이 늘 써오던 수사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예측 불가능한 권력으로 등장한 트럼프의 존재감, 그리고 북한의 위협에 무게를 실어주는 핵 프로그램 진전이라는 점에서 이번 위기는 분명 새로운 측면이 있다.

“북한의 과장스러운 위협 자체는 별로 달라진 게 없다. 북한은 미국이나 동맹국들을 공격하겠다, 선제 공격도 불사하겠다고 여러 번 위협해왔기 때문이다.” 북한과의 협상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전직 미국 외교관 에반스 레버의 말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과 미사일 위협을 실행에 옮길 능력을 거의 손에 넣었으므로, 미국은 당연히 이런 위협을 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번 주에 북한이 동원한 레토릭들 대부분은 예전에 했던 말들의 재탕이었다. 가장 공격적인 주장은 괌 공격 계획을 짜고 있다는 것이었지만, 북한은 예전에도 이와 비슷한 위협을 암시한 바 있다. 2013년에 발표한 성명에서 괌이 미사일 사정권 안에 있다고 언급했다.

이렇게 북한이 도발하고 미국이 응수하는 식의 패턴은 최소 1990년대부터 계속되어 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 시설 타격을 고려했던 이후 북한의 핵 개발 야망을 외교적으로 달래보려 시작했을 때부터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역시 북한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했다. 북한이 2006년에 처음으로 핵실험에 성공한 뒤 북한 문제는 점점 더 심화되었다.

김정일 사망 후 김정은이 2011년에 권력을 잡은 이래 북한의 미사일 시험과 호전적 수사는 더욱 심해졌다. 북한은 빠른 속도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여 여러 무기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2013년에는 자극한다면 청와대를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하는 등, 노골적인 위협을 역시 계속해 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정권 역시 북한의 핵 개발을 막는데 있어 이전 미국 정권들보다 나을 것이 없었다. 오바마는 11월에 백악관에서 트럼프를 만나, 개인적으로 이 문제의 중요성에 대해 경고했다.

그러나 올 들어 북한이 ICBM을 테스트하고,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동시에 트럼프는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어, 트럼프가 미국 정책을 위험한 방향으로 끌고가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8일 발언은 “이상하고 걱정스럽다. 미국이 북한의 행동이 아닌 북한의 수사에 대한 반응으로 보복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레버의 말이다.

“위험하다. 특히 북한은 행동에 옮길 생각이 없는 과장된 위협을 내놓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여러 전문가와 외교관들은 트럼프의 변덕스러움과 무계획적 폭발이 이 상황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역사적 선례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위험하다.” 빌 클린턴 정권의 국방장관이었던 윌리엄 페리가 8일의 트럼프 발언 이후 내놓은 성명이다.

“우리는 공허한 위협을 하지 않는다. 공허한 위협은 우리의 신뢰성을 약하게 만들고, 우리가 의도적으로 내놓는 위협의 강도를 떨어뜨린다.”

트럼프의 발언이 수년 동안 북한에서 내놓던 성명과 비슷하게 들린다는 지적도 있었다.

레버는 “우리는 위험한 미지의 영역으로 빠르게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일단 오싹한 위협을 내놓고 보는 북한의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 것 같다. (정말로) 그 위협을 실행할 준비가 되었든, 그렇지 않든.”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Trump Adds Volatility To A Long History Of North Korean Threats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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