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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체 앤 가바나 패션쇼의 모델이 런웨이에서 갑자기 옷을 벗었다

  • 강병진
  • 입력 2017.06.22 14:04
  • 수정 2017.06.22 14:06

지난 6월 17일, 밀라노 멘스 패션 위크에서 열린 ‘돌체 앤 가바나’쇼. 쇼를 끝낸 모델들이 피날레를 위해 다함께 런웨이를 걸었다. 그런데 이때 한 남성 모델이 갑자기 상의를 벗었다. 그의 몸에는 메시지가 적혀있었다.

“PROTEST. D&G. GIVE ME FREEDOM. I AM NOT YOUR SCAPEGOAT”

“저항. 돌체 앤 가바나. 나에게 자유를. 난 당신의 희생양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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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델의 이름은 라우리(Raury)다. 힙합과 소울, 포크를 접목한 음악으로 알려진 뮤지션이다. 그는 이날 ‘돌체 앤 가바나’의 도메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를 향해 하고픈 말이 있었다.

지난해 연말, 스테파노 가바나는 도널드 트럼프의 아내 멜라니아 트럼프가 자신의 옷을 입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드러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비하 및 반동성애적 발언으로 다른 유명 디자이너들이 드레스 제공을 거부한 것과는 다른 행보였다. 사람들은 스테파노 가바나가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으로 보고 그를 비난했다. 이미 그들은 지난 2015년 체외수정으로 낳는 아이들에 대해 “화학적인 아이들, 합성된 아이들, 자궁 대여, 카탈로그에서 고른 정자”등의 표현을 써서 물의를 빚은 바 있었다.

이러한 논란으로 인해 ‘돌체 앤 가바나’에 대한 보이콧 캠페인이 일어나자, 이들은 '#Boycott Dolce & Gabbana라고 쓰인 티셔츠를 제작해 판매했다. 이에 대해 도메니코 돌체는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아이러니한 농담”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들도 자신의 패션쇼에 선 모델이 깜짝 시위를 할 줄은 몰랐을 것이다.

패션쇼 후 자신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라우리는 “만약 패션업계에 일하는 사람이라면, 하나님이 정의를 지키신다는 것을 기억하라. 그래서 옳은 일을 해야하는 것이다. 나는 오늘부터 내 마음을 따라 살 것이다. 비록 그것이 끝을 의미한다고 해도 말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또한 라우리는 GQ와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쇼에 출연하기로 하고 계약서까지 썼지만,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패션쇼 직전, 라우리의 계획을 알게된 동료들은 “큰 기업을 상대로 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그를 만류했다. 하지만 그는 결심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돌체 앤 가바나가 ‘보이콧’ 티셔츨 제작 판매하는 것을 보고 깜짝 시위를 결심했다고 한다.

“그들이 만든 티셔츠는 보이콧을 조롱하고 있습니다. 보이콧은 사람들의 목소리입니다. 저항 또한 사람들의 목소리 입니다. 그 목소리는 변화를 이끕니다. 나는 처음 이 패션쇼에 서게 됐다는 사실이 매우 기뻤습니다. 여기 와서도 그 티셔츠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게 없었죠. 그러다가 나는 돌체 앤 가바나를 구글에 검색했습니다. 그때 뜬 기사를 통해 알게 된 거예요.”

“나는 KKK(쿠 클럭스 클랜)가 생겨난 조지아의 스톤 마운틴 출신입니다. 나는 그들이 보이콧을 조롱하는 것에 화가 났습니다. 만약 보이콧 캠페인이 없었다면, 로자 파크스나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목소리도 전달되지 않았을 겁니다. 그랬다는 그 동네에서 내가 태어날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나는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습니다. 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억누르려는 사람들을 지지하지도 않습니다. 나는 바로 그런 나의 뜻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허프포스트JP의 'ドルチェ&ガッバーナに抗議。モデルはランウェイで突然、服を脱いだ'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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