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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자서전 '운명'에 담긴 '여성 장관'에 대한 이야기

SEOUL, SOUTH KOREA - MAY 09:  South Korean President-elect Moon Jae-in, of the Democratic Party of Korea, celebrates with supporters at Gwanghwamun Square on May 9, 2017 in Seoul, South Korea. Moon Jae-in declared victory in South Korea's presidential election, which was called seven months early after former President Park Geun-hye was impeached for her involvement in a corruption scandal.  (Photo by Chung Sung-Jun/Getty Images)
SEOUL, SOUTH KOREA - MAY 09: South Korean President-elect Moon Jae-in, of the Democratic Party of Korea, celebrates with supporters at Gwanghwamun Square on May 9, 2017 in Seoul, South Korea. Moon Jae-in declared victory in South Korea's presidential election, which was called seven months early after former President Park Geun-hye was impeached for her involvement in a corruption scandal. (Photo by Chung Sung-Jun/Getty Images) ⓒChung Sung-Jun via Getty Images

2011년 출간된 문재인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에는 '여성 장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참여정부 당시 '파격 인사'로 꼽혔던 강금실 법무부 장관 인선의 뒷이야기였는데, 책 출간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이었던 문 대통령은 "판사를 거쳐 민변 부회장을 하고 있던 강금실 변호사를 추천한 건 나였다"며 '여성 장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추천 당사자였던 문 대통령조차 "그녀를 법무부 장관으로 염두에 둔 건 아니었다"는데 "(노무현) 당선인이 그녀에 대해 자세히 묻더니, 그렇다면 법무부 장관으로 하자고 했다. 내가 깜짝 놀랐다"는 것.

"그동안 여성 장관을 발탁해온 방식대로 환경부 장관이나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발탁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는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여성관'을 진취적이라 평하며 아래와 같이 서술했다.

"(너무 놀라) 환경부나 보건복지부 쪽을 먼저 맡겨본 다음에, 법무부 쪽을 생각해보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씀드렸다. (노무현) 당선인은 생각이 달랐다. 여성 몫으로 환경부, 보건복지부, 여성부 또는 교육부를 벗어나지 못했던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는 것이었다. 남성 전유물처럼 생각돼왔던 자리에까지 여성들을 과감하게 발탁해야 한다는 게 당선인의 뜻이었다. 대통령의 여성관은 진취적이었다. 우리 사회에서 어느 여성의 능력이 남성과 비슷하다면, 그 여성은 훨씬 더 능력 있다는 생각이었다.(자서전 '운명')"

김현미 국토부 장관 후보자

그동안 여성에게 허락되지 않았던 '국토교통부 장관'이라는 자리에 30일 최초로 여성 장관이 내정된 것은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여성관에 큰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대선후보 시절인 4월 21일 문 대통령은 성평등 공약을 발표하며 "그래도 여성 장관이 많았던 시기가 참여정부 때였다"며 "숫자도 많을 뿐만 아니라 단순히 여성가족부 장관 또는 여성들이 흔히 맡게 되는 환경부나 보건복지부 차원을 뛰어넘어서 법무부 장관, 이렇게 대폭 넓혀서 여성 장관을 발탁했다"고 말한 바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 여성장관의 역사는 가늘고 짧다. 여성장관에게 허락된 자리는 제한적이었고, 역할 또한 미미했다. 역대 여성장관들이 역임한 부처는 상공부, 공보처, 무임소,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옛 문교부 포함), 환경부, 보건복지부(옛 보건사회부 포함), 여성가족부(옛 정무2부, 여성특위 포함) 등에 한정돼 있다. 그나마도 상공부, 공보처, 무임소는 초창기 한 명씩 밖에 없다. 이승만 정권 때부터 박근혜 정권까지 총 41명(중복 포함)의 여성장관이 임명됐는데, 이 중 34명이 여가부, 복지부, 환경부, 문화부에 몸 담았다. 그 중에서도 여가부가 19명으로 제일 많고, 복지부(8명), 환경부(5명), 문화부(2명) 등이 뒤를 이었다.(한국일보 5월 15일)

국토부 안팎에선 우선 첫 여성 장관의 발탁에 대해 놀란 모습이다. 한 관계자는 "앞서 거론되던 인사들과는 다른 분이 내정돼 솔직히 조금 놀랐다"며 "특히 국토교통부에 첫 여성장관인 부분도 예상 밖"이라고 말했다.(뉴스1 5월 30일)

한편, 초대 내각의 여성 비율을 OECD 평균인 3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공약을 고려할 때 18개 부처 가운데 5~6곳에 여성 장관이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장관들 모두가 여성이었던 여성가족부와 종종 여성 장관들을 배출했던 보건복지부, 환경부 외에 통일부, 노동부 등 남성들이 독식해온 부처에도 여성 장관이 기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현미 의원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인선했으며, 이외에 여성 장관 몫으로는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되는 김영주 의원을 포함해 남인순·유은혜 의원 등이 거론된다.(뉴스1 5월 30일)

통일부는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이미경 전 의원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으로 있는 정현백 성균관대 교수가 거론되고 노동부는 한국노총 출신의 한정애 의원, 국토부는 도시공학 전문가인 김진애 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 밖에 선대위에서 통합정부추진위원장을 맡았던 박영선 의원의 법무부 장관 입각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서울경제 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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