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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가짜 보수의 실체

원래 진짜 보수는 사상사적으로 자유주의와 관련이 있다. 자본주의는 자유주의라는 사상적 기초가 없으면 그날로 무너지는 경제체제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개인의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며 개인의 삶에서 국가의 간섭을 최소화하는 것을 핵심이념으로 한다. 그런데 가짜 보수의 이념은 이것과는 무관하다. 아니 놀랍게도 자유주의와는 180도 다른 전체주의를 주장한다. 블랙리스트를 보라. 자신들의 생각과 다른 사람을 배제하겠다는 것 아닌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보라. 자신들이 생각하는 국가관만을 국민들에게 주입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 박찬운
  • 입력 2017.05.02 07:11
  • 수정 2017.05.02 07:16
ⓒ뉴스1

나는 아주 오래 전부터 좌파척결을 주문 외우다시피 하면서 자신들을 보수우파라고 말하는 데 진절머리가 난 사람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말하는 보수(우파)란 원래 의미를 왜곡해 진짜 보수(우파)를 조롱하고 모욕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 사회의 보수우파란 사람들은 문제 제기가 없다. 바빠서인가? 그 말이 가당치 않으니 아예 상대를 하지 않으려고 해서 그런가? 오늘 내가 진짜 보수우파를 대신해 이 가짜 보수우파에게 한 마디 해야겠다.

가짜 보수의 안보관

원래 진짜 보수는 국가의 안전을 중시하고 강조한다. 그것을 위해 보수는 국민들에게 일정한 희생과 봉사를 요구한다. 진짜 보수라면 자주국방을 강조하고 실제로 그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국방에서의 대미 의존도를 낮추고,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미군 없이도 우리 스스로 국방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시작전권을 미국으로부터 환수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제대로 된 보수라면 우리의 국방예산이 바로 우리 군의 전투력 증강으로 연결되도록 할 것이고, 그것에 방해가 되는 미국의 간섭과 제한을 벗어나기 위해, 전 방위적 노력을 다할 것이다.

그런데 실상은 어떤가. 가짜 보수주의자들은, 국방비는 세계 10위로 북한에 비해 상상을 초월할 정도 많이 쓰고 있음에도, 북한과의 전투력 비교를 하면, 미군 없이는 우리가 열세라고 자백한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자주국방을 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전투력의 상당부분을 미국에 아예 맡겨버렸기 때문이다. 전쟁에 필요한 전투력을 100이라 하면, 우리가 아무리 용을 쓰고 돈을 써도 70이나 80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20 내지 30은 처음부터(구조적으로) 미국의 몫이기 때문에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 되어 버렸다. 그 영역에선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러니 미군이 철수하면 우리 스스로는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북한은 적은 돈으로라도 자신들의 힘으로 국방력을 키워 왔다. 중국이나 러시아의 간섭 없이 무기를 개발하고 전투력을 증강해 왔다. 그들은 해가 가면 갈수록 독자적인 전쟁수행능력을 확보해 간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천문학적 돈을 쓰고도 자주국방은 멀어져 가는 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이게 바로 보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만든 우리나라의 안보이자 국방이다.

가짜 보수의 사상관

원래 진짜 보수는 사상사적으로 자유주의와 관련이 있다. 자본주의는 자유주의라는 사상적 기초가 없으면 그날로 무너지는 경제체제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개인의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며 개인의 삶에서 국가의 간섭을 최소화하는 것을 핵심이념으로 한다.

그런데 가짜 보수의 이념은 이것과는 무관하다. 아니 놀랍게도 자유주의와는 180도 다른 전체주의를 주장한다. 블랙리스트를 보라. 자신들의 생각과 다른 사람을 배제하겠다는 것 아닌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보라. 자신들이 생각하는 국가관만을 국민들에게 주입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천연덕스럽게 말하면서도 자신들을 보수우파라고 하는 사회가 우리나라다. 그들이 언필칭 보수우파라고 하면, 저런 사태가 발생했다면, 분연히 일어서야 한다. 개인의 자유를 가로막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 자유를 외치며 저항해야 한다. 그런 말 한 마디를 못하면서 보수우파라고 하니,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피를 흘린 지하의 보수주의자들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일이다.

가짜 보수의 민족주의관

원래 보수는 민족이익을 강조하고 진보는 계급이익을 강조한다. 세계 어디를 가도 보수는 민족주의를 강조하는 게 보편적 현상이다.

그런데 가짜 보수에게선 이 민족주의마저 찾기 힘들다. 정부가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10억 엔이란 푼 돈으로 굴욕적인 합의를 했다는 걸 알면서도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정상적인 보수라면 백만 군중이 광화문에 운집해 당장 정권 물러나라고 해도 부족할 판인데, 보수를 대변한다는 자유한국당은 정부에 무어라고 했는가. 그런 정부, 그 대통령을 옹호하면서 한통속이 되지 않았는가.

이게 가짜 보수의 민낯이다. 이들에게선 도통 나라의 체면도, 긍지도 찾을 수 없다.

가짜 보수의 민주주의관

원래 진짜 보수라면 국가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주권재민원칙과 권력의 집중으로부터 나오는 독재 방지를 위한 권력분립원칙에 분명한 생각을 갖는 게 마땅하다. 그것이야말로 근대국가가 지탱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 인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의 가짜 보수는 대통령이 비선실세와 함께 국정을 농단한 것이 밝혀졌어도 그것에는 눈을 감는다. 대통령이란 자가 온갖 해괴한 방법으로 국가를 거덜 낸 것을 보고서도 분개하기는커녕 그것을 감싼다. 급기야는 그런 자를 당장 석방시키겠다고 공약하고 대통령 선거에 뛰어드는 게 이 나라의 보수다. 이것은 권력을 사유화해 민주주의를 망가트리건 말건 상관없다는 자세다. 이게 무슨 보수인가. 이것은 역사상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집단적 광기다.

결론적으로 말해 지금 선거판에 나와 보수 혹은 보수 우파를 말하는 이들은 가짜다. 그들은 매국적이고, 전체주의 파쇼이며, 전근대적 부패왕조 추종자들일뿐이다. 진짜 보수가 살아 있다면 이들에게 매를 들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이번 선거가 우리 사회의 진짜 보수가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한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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