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트럼프 측근이 푸틴 측근을 비밀리에 만났다.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인물이다.

  • 허완
  • 입력 2017.04.04 05:43
Erik Prince, founder of CEO of Blackwater, listens during a hearing in front of the House Oversight and Government Reform committee on Capitol Hill, Tuesday, October 2, 2007 in Washington, D.C.  (Photo by Chuck Kennedy/MCT/MCT via Getty Images)
Erik Prince, founder of CEO of Blackwater, listens during a hearing in front of the House Oversight and Government Reform committee on Capitol Hill, Tuesday, October 2, 2007 in Washington, D.C. (Photo by Chuck Kennedy/MCT/MCT via Getty Images) ⓒMCT via Getty Images

사설 보안업체 '블랙워터'의 창립자 에릭 프린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직전 은밀히 러시아 측 인사를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러시아 유착관계에 숨어 있던 또 다른 인물이 화두로 떠올랐다.

워싱턴포스트(WP)는 3일(현지시간) 미국·유럽·아랍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을 불과 9일 앞둔 지난 1월11일 인도양 사라셸제도에서 프린스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 만남은 머지않아 정식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와 러시아 간의 교섭 이면 채널(back channel)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추정된다. 트럼프-러시아 유착관계가 다양한 범주에서 견고한 거미줄을 그리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회동에서 나눈 정확한 이야기는 불분명하지만, 아랍에미리트(UAE)가 러시아에 미국의 대러 제재 완화에 대한 조건으로 이란·시리아와의 관계를 끝내도록 설득할 수 있을지 모색하고자 이번 만남을 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동이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트럼프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과 주미 러시아 대사 세르게이 키슬략의 만남에 이어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프린스는 트럼프 캠프나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에 공식적인 역할을 맡지는 않았지만, 회담에 관여한 UAE 고위급 인사에 자신을 '비공식적 트럼프 대사'로 소개했다.

프린스는 이전부터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였는데, 지난해 공화당 전당대회가 끝난 뒤 트럼프 캠프와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친(親)트럼프 슈퍼팩 등에 25만달러(약 2억800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기부했다.

트럼프 '이너서클'로 일컬어지는 스티븐 배넌 현 백악관 최고전략가 겸 고위자문 측 인사와도 친분이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에서 교육장관을 맡은 벳시 드보스의 동생이기도 하다. 또한 프린스 자신도 지난해 12월 뉴욕 트럼프 정권 인수위 사무실에서 모습이 포착됐다.

미국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연방수사국(FBI)도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및 푸틴-트럼프 유착관계 의혹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 과정에서 사라셸 제도 회동을 조사중이다. 다만 FBI는 WP의 질문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백악관과 프린스 측은 연루 의혹을 즉각 부정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어떤 회동도 알지 못하며 에릭 프린스는 인수위에 특정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프린스 대변인도 성명에서 "프린스는 인수위에서 다른 역할을 맡지 않았다. 이는 순전히 날조된 주장으로, 이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과 어떤 관련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테러리스트를 쫓아야 할 정보당국이 왜 무고한 미국 시민을 감시하느냐"고 비판했다.

프린스가 창립한 사설 보안업체 '블랙워터'는 2007년 이라크 전쟁 당시 용병파견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업체로, 당시 이라크전에 파견된 블랙워터의 용병들은 이라크광장에서 민간인을 살해한 혐의로 형사상 유죄판결을 받았다.

프린스는 블랙워터를 매각했고, 블랙워터는 추후 사명을 변경했다. 그러나 프린스는 이후에도 중동, 아시아 등지를 연결하는 사설 준군사조직을 계속 건설해가고 있다.

WP는 프린스가 트럼프 인수위나 행정부에서 공식적인 직함을 갖기에는 지나치게 논쟁적인 인물이었지만, 트럼프 고문들과 친분이 있으며, 은밀한 업무 관련 경험이 있다는 점, 또 UAE 지도자와도 관계돼 있다는 점은 중개자 역할을 맡기에 적합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국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