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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가 꼭 도청을 했다는 건 아니다'라고 트럼프의 백악관이 결국 꼬리를 내리다

  • 허완
  • 입력 2017.03.14 06:07
  • 수정 2017.03.14 06:40

미국 백악관 대변인 숀 스파이서가 13일(현지시간) '오바마가 트럼프 캠프를 도청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해명하며 '꼭 그런 뜻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결국 꼬리를 내린 것이다.

스파이서는 트럼프가 이번달 초 트윗에 연달아 올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해 가을 트럼프 선거캠프 본부의 전화를 도청했다는 주장에 대해 말했다. 트럼프는 그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트럼프가 '도청'이라는 단어를 썼던 건 모든 종류의 사찰(감시)를 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청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는 수많은 것들이 있다"며 "누군가 감시 당하고 추적 당하는 다양한 종류의 방법들"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꼭 '도청'을 콕 집어서 말한 건 아니라는 것.

그러나 이런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도청은 제3자가 전화나 인터넷 대화를 가로채고 이를 엿보는 행위를 한정적으로 뜻하는 용어다.

트럼프는 지난 4일 꼭두새벽에 트위터에 "오바마 대통령이 내 전화를 도청하고 있었다"고 적었다. 또 그는 "오바마가 트럼프타워의 내 전화선을 도청했다"고 적었다. 이 트윗들을 올린 다음 날, 트럼프는 자신의 입증되지 않은 주장을 조사해달라고 의회에 공식 요청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또 오바마에 대한 트럼프의 트윗을 '순화'시키려 시도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전화를 개인적으로 도청했다고 트럼프가 생각하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오바마 정부를 광범위하게 언급한 것이라는 해명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트윗에서 여러 차례 오바마를 도청 행위의 당사자로 지목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매우 성스러운 선거 기간 동안 내 전화를 도청하기까지 했다. 이건 닉슨/워터게이트 사건이다. 나쁜(아니면 아픈) 사람!" 트럼프는 당시 이렇게 적었다.

스파이서 대변인의 언급은 하원 정보위원회가 '트럼프가 오바마 정부에 의해 감시당했다는 증거를 제출하라'고 법무부에 요구한 데드라인 시점과 맞물려 나왔다. 백악관은 트럼프의 전화가 도청됐다는 어떤 증거도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의 White House: Trump Didn't Mean Wiretapping When He Accused Obama Of Wiretapping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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