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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년 전 한반도에는 캥거루처럼 뛰는 포유류가 살았다

  • 김도훈
  • 입력 2017.02.22 04:52
  • 수정 2017.02.22 04:53

공룡시대인 백악기에 한반도에서 캥거루처럼 뜀박질하며 돌아다녔던 작은 포유류의 복원도. 오늘날 캥거루쥐와 닮았다.

공룡이 지구를 누비고 다녔던 1억여년 전 한반도에 캥거루처럼 두 개의 뒷발로만 깡충깡충 뛰어다니는 작은 포유류가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경남 진주에 있는 1억1천만 년 전 지층인 '진주층'에서 백악기 시대(1억4500만년 전~6500만년 전)의 뜀걸음형 포유류의 발자국 화석이 세계 처음 발견됐다고 21일 발표했다. 한반도에서 공룡시대 포유류의 흔적이 처음 나온 것이다.

새로 발견된 포유류 학명은 한국 진주(진주층)에서 발견된 새로운 종류의 뜀걸음 형태 발자국을 뜻하는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Koreasaltipes Jinjuensis)로 이름붙여졌다.

진주에서 발견된 뜀걸음 포유류의 발자국 화석.

화석이 나온 곳은 진주시 호탄동의 익룡, 새, 공룡 발자국 화석 산지(천연기념물)에서 약 200m떨어진 지점이다. 이곳 지층 안에서는 뒷발자국 화석 9쌍이 한꺼번에 확인됐다.

연구소 쪽은 “지난해 1월 김경수 진주교대 연구팀의 최연기 교사가 화석을 처음 발견했고, 이후 한국·미국·중국 학자들이 공동 연구를 통해 분석한 결과 공룡시대의 뜀걸음형 포유류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연구소가 낸 보도자료를 보면, 발자국 화석 9쌍의 총 길이는 32.1㎝, 보폭의 평균은 약 4.1㎝에 달한다. 뒷발자국 흔적에서 가운뎃 발가락이 가장 길고, 발가락 사이의 간격은 좁고 비슷하며, 발가락들의 크기와 모양이 비슷하다. 이런 점에서 명백한 포유류의 발자국이며, 뜀걸음질한 모양새도 도드라지게 관찰된다고 한다.

발자국 하나의 지름(발길이)이 평균 1㎝, 왼발부터 오른발까지 너비는 2.1㎝로 몸집 크기가 10cm에 불과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임종덕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오늘날 사막과 초원에 사는 캥거루쥐와 닮았으며 뒷다리가 길고 강력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공룡시대 살았던 작은 포유류들은 나무 위나 땅속에서 살며 주로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 동물들이었다. 이번에 발견된 `진주엔시스‘도 대형 육식공룡과 악어, 익룡 같은 포식자들의 공격을 신속하게 피할 수 있도록 주로 두 발을 써서 다녔던 것으로 보고 있다.

500원짜리 동전과 비교한 뜀걸음 화석의 크기. 매우 작은 동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진주에서 나온 공룡시대의 뜀걸음형 포유류와 유사한 쿼카.

지금까지 뜀걸음형 포유류의 발자국 화석으로는 아르헨티나에서 나온 중생대 쥐라기(2억1천만년 전∼1억4천500만년 전)의 '아메기니크누스'(Ameghinichnus)와 미국에서 발견된 신생대 마이오세기 (2천303만년 전∼533만년 전)의 '무살티페스'(Musaltipes)가 보고된 바 있다.

연구소 쪽은 “이번에 나온 진주엔시스 화석은 아르헨티나와 미국의 기존 화석과 발가락 형태와 각도, 걸음의 형태 등 여러 면에서 차이가 나며 뜀걸음 형태가 가장 명확하게 남아있는 게 특징"이라면서 ”한반도 남부가 종 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이었다는 사실도 알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 7일 국제 학술지 백악기 연구에 공개됐다. 연구소 쪽은 화석을 내년 하반기 대전 천연기념물센터 전시관에서 일반인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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