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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안희정 돌풍'이 단연 화제였다

  • 허완
  • 입력 2017.02.11 08:32
  • 수정 2017.02.11 08:37
ⓒ연합뉴스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상승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술렁이고 있다. ‘문재인 대세론’ 일색인 민주당 경선에 역동성을 불어넣으며 ‘역전 드라마’가 연출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문 전 대표에게 마음을 주지 못 한 채 겉돌기만 하던 당내 비문재인계 의원들은 ‘안희정 대체론’을 진지하게 거론하며 모처럼 활기를 되찾는 분위기다.

한국갤럽의 지난 7~9일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 결과가 나온 10일, 민주당 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선 ‘안희정 돌풍’이 단연 화제였다. 안 지사가 사드 배치 문제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 문제 등에서 ‘전통적 진보’와 사뭇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도, 민주당 지지층(13→20%)은 물론 당의 핵심 기반인 호남(9→20%)에서까지 지지율이 오른 것에 주목한 것이다. 그간 안 지사에 대해선 ‘본선 경쟁력이 있지만 당내 경선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 반응이 있었는데, 그 통념도 깨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비문재인계 한 의원은 “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선 ‘이런 기세라면 정말 안희정이 될 수도 있겠다’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그는 “문 전 대표에 대한 중도보수 쪽의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의원들은 ‘문 전 대표가 당의 대선 후보가 되더라도 대통령이 되지 못 할 수도 있다’고 걱정한다. 하지만 안 지사는 이런 비토 정서가 적다. 일단 후보가 되기만 하면 (문 전 대표보다) 정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믿음을 준다”고 말했다.

의원들 사이에선 심지어 ‘문 열면 안이다’라는 뼈있는 우스갯말까지 돌고 있다. 문 전 대표를 의식해 대놓고 말은 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안 지사를 돕고 싶은 마음이란 뜻이다. 다만 단단한 지지층을 지닌 문 전 대표와 달리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은 ‘개인기’에 기댄 측면이 커 경선 판도를 바꾸긴 역부족이지 않겠냐는 말도 나온다.

당 안팎에선 이와 관련해 ‘호남 민심’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촛불 정국 이후 문 전 대표 지지 쪽으로 선회한 호남에서 1·2위가 바뀌는 ‘골든크로스’가 나타난다면, 경선 판도를 단박에 뒤집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전략통인 한 초선 의원은 “호남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정권교체란 대의를 위해 문 전 대표 쪽으로 붙었던 소극적 지지층이 안 지사 쪽으로 급격히 돌아설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모두 이번 주말 호남을 방문한다. 문 전 대표는 12일 전북 전주에서 지지모임 ‘새로운전북포럼’ 출범식에 참석하고, 안 지사는 11~12일 이틀간 촛불집회 참석, 5·18묘역 참배 등으로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안 지사 쪽에서는 이번 호남 방문이 지지율 20% 돌파와 함께 문 전 대표의 대안으로 부상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 지사 쪽 대변인인 박수현 전 민주당 의원은 “상승세가 안정적인 흐름인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한때 4위에 불과했던 호남에서 지지율 2위로 급상승한 것을 두고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 쪽은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에 대해 “예상했던 것으로,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는 반응이다. 이번 주, 영입 인사인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의 발언 논란 등 ‘악재’가 반영돼 지지율이 소폭 하락했을 뿐, 여전히 민주당 지지층 안에서의 지지율이 37%포인트(57 대 20) 차이가 난다는 게 이유다. 문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인 한 전직 의원은 “지금 지지율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사퇴 이후, 보수가 대표성 있는 후보를 찾지 못 하고 있는 혼돈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며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고, 보수의 후보 구도가 재정리된 이후의 판도는 지금과는 또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 쪽은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 전까지 매주 토요일 촛불집회에 동참하는 등 국민들과 함께 하면서 준비된 후보로서의 정책 행보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MBC 대선주자 토론회에 출연해 “안 지사의 지지도 상승이 아주 기쁘다. 그만큼 우리당의 외연이 확장되고 전체 파이가 커지는 것”이라며 “우리끼리만 제대로 힘을 모으면 충분히 정권교체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가진다. 안 지사가 충남 지역 벗어나서 대한민국 이끄는 지도자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갤럽 조사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전국 평균 11%로 대선주자 지지율 3위에 올랐고,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각각 8%, 7%로 뒤를 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누리집(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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