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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렝게티에서는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우리는 간혹 까먹는 사실이 있다. 우리 인간도 역시 동물이라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구 위의 ‘대자연의 법칙’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우리의 명줄을 쥐고 있을 수 있고,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비법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토머스 H. 헉슬리도 비슷한 말을 한 바 있다. “언젠가 내가 가진 전부를 걸고 한판의 체스를 둬야 하는 날이 반드시 온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최소한 체스의 말은 어떤 것이 있고 어떻게 이동하는지 정도는 미리 알아놓으려고 하지 않을까? …. 체스 판은 우리가 사는 세계이고, 체스 판 위의 말은 삼라만상이며, 게임의 규칙은 바로 우리가 대자연의 법칙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책 ‘세렝게티 법칙’ 내 재인용, 책 ‘교양 교육’, 토머스 H. 헉슬리 저) 이런 대자연의 법칙을 아프리카 세렝게티에서 만나보자. 세렝게티는 온갖 동물들이 모여 사는 아프리카 탄자니아 세렝게티 평원에 있는 국립공원이다. 그곳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1. 150kg 이하의 초식동물이 잡아 먹힌다.

“그래프는 몸무게 150ktg을 중심으로 뚜렷이 양분되었다. 150kg보다 작은 동물들은 대개 포식에 의해 조절되고 이보다 큰 동물들은 그렇지 않았다. 오리비(18kg), 임팔라(50kg), 토피영양(120kg) 같은 작은 영양류는 천적에게 잡아먹혔다. 대체로 몸집이 작은 동물일수록 노리는 포식자가 더 많다. 예를 들어 오리비는 세렝게티에 서식하는 열 종류의 육식성 포유류(살쾡이, 자칼, 표범, 하이애나, 사자 등) 중에서 적어도 여섯 종류의 먹잇감이 된다.” (책 ‘세렝게티 법칙’, 션 B. 캐럴 저)

몸집이 작은 초식동물은 세렝게티에서 포식자들의 먹이가 된다. 심지어 포유류가 아닌 독수리나 뱀에게 잡아 먹히기도 한다. 그 기준이 150kg이다. 밀렵과 독극물 중독으로 포식자들이 잠시 사라졌던 세렝게티 북부에서는 이들 150kg 이하의 동물들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또한 포식자들이 다시 돌아오자 다시 숫자가 줄어들었다. 포식자와 소형 초식동물의 숫자는 서로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2. 몸집이 큰 초식동물은 잡아 먹히지 않는다.

“아프리카물소 같은 대형 포유류는 포식에 대한 경험-사자에 의해서만-이 별로 없다. 그리고 어른 기린, 코뿔소, 하마, 코끼리들은 실제로 다른 동물에게 잡아먹히는 일이 전혀 없다고 보면 된다. 후자에 속하는 초식동물들, 이른바 대형 초식동물들은 사자조차도 감히 거꾸러뜨리기 어렵거나, 오히려 포식자를 위험하게 만드는-그리고 방어를 위한-커다란 몸집을 진화시킴으로써 포식자에 의한 개체 수 조절의 가능성을 피해온 것으로 보인다. 몸 크기의 한계선 위쪽에 있는 코끼리와 다른 대형 포유류들은 포식자의 의한 하향적 조절 대상이 되지 않으므로 반대로 먹이에 의한 상향적 조절 대상이 된다.” (책 ‘세렝게티 법칙’, 션 B. 캐럴 저)

몸집이 큰 초식동물은 포식자들에게 공격을 받지 않는다. 이들은 세렝게티 북부에서 일시적으로 포식자가 사라졌을 때도 개체수에 변화가 없다. 천적이 없다면, 아프리아 세렝케티에 코끼리나 아프리카물소 같은 대형 초식동물이 대다수를 차지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늘 적당한 숫자가 유지된다. 그렇다면 대형 초식동물들은 어떻게 개체수가 조절될까?

3. 덩치가 큰 초식동물은 먹이에 의해 그 숫자가 조절된다.

“…. 대부분 검은꼬리누는 개체군이 지나치게 커졌을 때 영양부족으로 죽었다. 세렝게티에서 강수량과 풀의 생물량 기록을 면밀히 조사한 그들은 이러한 영양부족이 건기에 한 마리당 공급되는 먹이의 양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세렝게티는 거대하고 풍요로운 땅이지만, 건기에는 양질의 먹이가 부족해지고 따라서 동물들이 취약해진다. 이러한 취약성은 1993년에 들어 35년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이 세렝게티를 타격했을 때 자연스럽게 시작된 ‘실험’ 덕분에 크게 두드러졌다. 가뭄으로 건기가 길어지면서 먹이 공급이 평년보다 극히 일부로 제한되었다. 싱클레어, 무두마, 힐본은 11월에 매일 최대 3,000마리의 검은꼬리누가 죽어가는 것을 보았고, 결과적으로 30%의 검은꼬리누가 폐사해 전체 개체군이 100만 마리 이하로 떨어진 대규모 기아 사태의 산증인이 되었다.”(책 ‘세렝게티 법칙’, 션 B. 캐럴 저)

대형 초식동물은 천적이 없으니 그들에 의해 개체수가 조절되진 않는다. 이들은 먹이 공급에 의해 조절된다. 즉, 덩치 큰 초식동물 숫자가 늘어나면 영양실조로 죽는 성체의 숫자와 비율이 높아진다. 그만큼 먹이가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굶어 죽거나 병들어 죽는 대형 초식동물들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한 마리당 먹을 수 있는 먹이의 양이 많아진다. 그러면 더 이상 이들의 숫자가 줄어들지 않는다. 이들은 먹이에 의해 개체수가 조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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