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MT(컨트리 뮤직 텔레비전)의 스타 코디 앨런이 방금 전(한국시각 13일) 벽장을 뛰쳐나왔다! 근데, 뭐 커밍아웃 누구나 한 번쯤 다 하는 거 아닌가?
적어도 컨트리 뮤지션에겐 전혀 그렇지 않다. 미국의 컨트리 뮤직은 가장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장르로 그간 LGBTQ와의 교집합이 거의 없다시피했다.
컨트리 음악이 주로 소비되는 주는 텍사스, 켄터키, 미주리, 오클라호마, 테네시, 조지아 등이어서,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대충 어떤 느낌인지 한국의 독자들도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의 커밍아웃은 뮤지션으로서는 매우 용감한 선택이다. 허핑턴포스트 US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거의 최초로 커밍아웃한 셰릴 라이트는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밝힌 후 팬들로부터 거대한 역풍을 맞았으며 앨범 판매가 곤두박질쳤다.
허핑턴포스트 US는 "2014년 타이 허든, 빌리 길맨 등이 그녀를 지지하고 나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컨트리 뮤직 신에서 커밍아웃은 무척 힘들다"고 전했다.
앨런은 바로 오늘(한국시간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래와 같은 글을 남겼다.
"2017년. 새해를 시작하는 마당에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어요. 알겠지만, 전 게이입니다. 이건 제가 내린 결정은 아니지만, 평생을 살아오며 알고 있었던 겁니다. 결혼, 이혼, 육아, 성공, 실패 등 인생의 굴곡을 겪어오면서 드디어 오늘이 왔습니다. 저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건강해요. 그리고 드디어 제 진실에 대해서 모두가 알게 되어 편안합니다. 지난 몇 년간 저를 지켜봐 주시고, 서포트 해줘서 고마워요. 오늘 이후 우리의 여정에서 여러분이 저를 보는 눈이 바뀌지 않기를 바랍니다. 전 예전의 코디 그대로입니다. 단지 저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됐을 뿐이죠. 제 미래에 대한 희망은 되도록 정직하고, 진본적이고, 사랑하고, 열려있는 인생을 사는 겁니다. 당신이 누구든, 누구를 사랑하든, 어디에서 왔든, 인생이 어디로 끌고 가든 행복하기를 바라며! 고마워요. 사랑을 담아 코디가."
그는 피플과의 인터뷰에서 "TV나 라디오에서 보기에 저는 그냥 행복한 남자였겠지만, 사실 제 안에는 수년 간 아픔이 깔려 있었어요. 그래서 뭔가를 할 것이냐 아니면 계속 TV에서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그 아래 고통의 레이어를 감추고 살 것이냐를 택해야 했습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그는 피플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컨트리 계의 톱스타들에게 개인적으로 커밍아웃했으나 모두 따뜻하게 맞아줬다고 밝혔다.
그의 용기와 진심에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