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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신선계란 164만개가 처음으로 수입된다. 그러나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 허완
  • 입력 2017.01.09 07:13

미국산 계란 164만 개가 항공기를 통해 국내에 처음으로 수입된다. 그러나 계란 공급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일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수입 검역·위생절차가 완료됨에 따라 미국과 스페인에서 신선란 수입이 바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신선 계란이 수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9년 태국에서 신선란이 220t가량 수입된 적이 한 번 있지만, 시중에 유통되지 않고 폐기처분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 미국 현지에 등록된 수출작업장은 총 33개소(신선란 29개소, 알가공품 4개소)다.

식약처 승인을 받은 현지 수출작업장을 통해 계란을 들여올 수 있게 된다.

또 이미 국내 유통업체 1개사는 수입 계약을 마쳐 이르면 이번 주 내로 항공기를 통해 164만 개의 물량이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고 농식품부는 밝혔다.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은 "이번 주 안에 계란이 항공기에 실려 주말께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며 "처음 식품을 수입할 경우 검역 절차가 며칠 걸리지만, 첫 물량의 경우 검역 절차 등을 고려하더라도 설 명절 전에 시장에 풀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물 전용 항공기로 계란이 수입되는 경우 한 번에 약 50t 운송이 가능하다. 포장된 계란 한 개의 무게(60~70g)를 고려하면 비행기 한 대로 한 번에 약 70만 개를 실어나를 수 있다는 의미다.

농식품부는 현재까지 파악된 수입 계약 업체는 1곳이지만, 수출작업장 등록 개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만큼 수입에 나서는 업체와 물량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격에 대해서는 민간업체의 판매전략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국내 가격과 비슷하거나 다소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천일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단가가 조금씩 다를 수는 있겠지만, 수입산 계란의 단가 자체가 비싸므로 항공운송료 지원 등으로 국내 수준에 맞추려는 것"이라며 "정부가 민간업체에 가격을 어느 수준으로 맞추라고 하는 건 현실성이 떨어지지만, (업체 입장에서) 수입산을 국내보다 비싸게 받는 것은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국내 가격 수준으로 들어올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에서 계란을 수입해올 경우 신선도 등이 국내산보다 떨어진다는 점도 가격이 지나치게 높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한다고 농식품부는 덧붙였다.

하지만 계란 수입 대책에도 고공 행진하는 계란 공급 부족분을 해소하는 데는 역부족일 전망이다.

실제 농식품부 발표안을 보면 0% 관세를 한시적으로 적용해주는 할당 관세 물량은 신선 및 가공 계란을 합쳐 9만8천600t이고, 항공 및 선박 운송 지원비로 책정된 예산은 9억 원 정도다.

항공기로는 2천만 개, 배로 들여올 때는 2억 개 정도에 대한 운송료만 지원할 수 있는 액수다.

AI 사태 이전 국내 하루평균 계란 공급량이 4천300만 개고, 살처분 여파로 지금은 하루 계란 부족량이 1천300만 개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여기에 국내 가격의 경우 계란 10개당 산지 가격이 6일 현재 2천142원으로 지난해 1월(10개 995원) 대비 115.3% 폭등했고, 소비자 가격 역시 10개당 2천987원으로, 전년 동월(10개 1천831원) 대비 63.1% 급등했다.

농식품부도 산란계 생산 기반이 회복되려면 최소 반년은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준원 차관은 "계란뿐 아니라 산란종계(번식용 닭) 13만 마리 등을 수입해 공급을 늘리고 방학철인 학교 수요가 줄고 군 공급량 등도 다소 줄여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노력하고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산란계가 30% 이상 살처분된 상태여서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현실적으로 한계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계란 가격이 더 올라가면 시장논리에 따라 수입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정부는 수급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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