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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HIV 감염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러시아 정부의 HIV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대

러시아에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가 급속도로 늘면서 올해 1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러시아 연방 에이즈센터 바딤 포크롭스키 소장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감염자 수는 1억4천300만 러시아 인구의 1% 정도에 해당한다. 포크롭스키 소장을 비롯한 일부 전문가가 에이즈가 전염병 수준이 됐다고 말하는 이유다. 포크롭스키 소장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1980년대 말 이래 지금까지 22만 명이 에이즈로 사망했고, 이들을 제외한 85만 명이 감염됐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에이즈 확산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는 바딤 포크롭스키 러시아 연방 에이즈센터 소장.

포크롭스키 소장은 "이미 에이즈는 러시아 전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할만하다"고 경고했다. 올해에만도 신규 감염자가 10만 명으로, 하루 275명꼴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의 대응 노력은 극도로 미흡하다.

무엇보다 정부와 민간 분야의 공조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 특히 서방과 긴장관계에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부는 HIV 차단에 나서는 시민단체들을 '해외에서 보조금을 받는 외국 첩자'로 의심하고 있다. HIV 감염자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 정부의 재원 부족, 외국 구호기금에 대한 적대감 등도 러시아의 HIV 차단 노력의 장애물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정부는 HIV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다.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에이즈 센터에서 일하는 비노그라도바 박사는 "이것을 전염병이라고 부르는 순간 러시아 정부가 지난 30년 간 이번 문제를 전혀 컨트롤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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