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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드류 베리모어가 ‘스크림'의 충격적인 오프닝 신을 회상하다

  • 강병진
  • 입력 2016.12.22 12:56
  • 수정 2016.12.22 12:57

1997년 초 무렵에는 “무서운 영화 좋아해?”라는 질문에는 사전 경고가 필요했다. 그 질문을 들으면 당신은 아마 케이시 베커를 떠올릴 것이다. 베커는 영화 '스크림'에서 드류 베리모어가 연기했던 십대 캐릭터로, 큰 창문이 달린 멋진 시골집에서 편안히 ‘비디오’를 보고 싶었던 것뿐이었다.

‘스크림’은 케이시 베커에게 친절하지 않았다. 가면을 쓴 미치광이 ‘고스트페이스’는 베커에게 호러 영화에 대한 질문을 하다가 영화 시작 15분도 안 되어 내장을 꺼내버린다. 90년대를 규정하는 영화 중 하나가 된 ‘스크림’ 시리즈의 충격적인 시작이었다.

베리모어는 예고편과 포스터에 등장했다. 출연 배우 중 가장 유명한 스타를 그렇게 빨리 죽여 없앤 것은 히치콕이 1960년작 ‘사이코’에서 재닛 리를 죽인 것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에] 이 장르는 한동안 조용했다.” 베리모어는 최근 뉴욕에서 허핑턴 포스트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역사적으로 호러 프로젝트에 톱 스타가 등장하는 일은 잘 없었지만, 베리모어는 케빈 윌리엄슨의 시나리오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스크림’에 대해 희망적이었다”고 한다. 베리모어가 참여해서 미라맥스는 제작을 승인했지만, 배리모어는 사실 니브 캠벨이 맡은 주연을 맡기로 되어 있었다. 나중에 베리모어는 예상치 못한 오프닝으로 관객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게 좋겠다고 결심하고 케이시를 연기하겠다고 요청했다. 그 결과는 훌륭했다.

20년 전인 1996년 12월 20일에 나온 ‘스크림’은 예정보다 훨씬 오래 개봉관에서 상영되었다. 1997년 6월에 MTV 무비 어워드 대상을 받자, 뉴욕 타임스는 ‘스크림’이 지금도 미국 전역에서 개봉 중이며 1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고 보도했다. (‘스크림’은 지금도 역사상 가장 수익성이 좋았던 슬래셔 영화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나리오를 너무 잘 써서, 망친다면 그건 우리 책임이었다. 집에서 밤에 혼자 읽다가 굉장히 언짢아졌던 게 기억난다. 너무 불쾌했다. ‘당신이 여성이라면 혼자 있을 때 읽지 마세요’라는 메시지가 딸려있지 않다는 걸 믿을 수가 없었다. 나는 ‘이건 정말 무책임하잖아.’라고 생각했다. 난 겁에 질렸다. 정말 무서웠지만 ‘맙소사, 글로 읽었을 때 이렇게 좋다면, 이걸 재현하면 얼마나 좋을지 상상이 돼?’라고 생각했다. 조롱을 많이 받을 영화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주 진짜 같고 이판사판이길 바랐다.”

베리모어는 자기 머리를 ‘스카페이스’에 나오는 미셸 파이퍼의 금발 가발처럼 해달라고 했다. 또한 일주일 간의 촬영 동안 자신을 쉽게 울릴 수 있도록 웨스 크레이븐 감독에게 자기 ‘비밀’을 말해줘서 무시무시함을 표현해냈다. 프레디 크루거와 마이클 마이어스에 대한 스토커의 전화 대화가 점점 위협으로 바뀌어 가면서(고스트페이스는 ‘게임에 더 가깝다’고 말한다) 배리모어는 실시간으로 ‘숨을 헐떡이고’ 싶었다.

캘리포니아 주 산타 로사의 집에서 크레이븐은 오프닝 장면을 순서대로 찍었다. 영화를 만들 때는 드문 일이다. 비록 우리가 들었던 무서운 음색은 아니었지만, 배리모어는 촬영 내내 전화로 실제로 목소리를 들었다. 첫 테이크에서 베리모어의 반응은 자연스러웠다. 아직 고스트페이스의 모습이나 뒤뜰에서 묶인 채 잔인하게 살해 당한 케이시의 남자 친구를 보기 전이었다. 촬영이 진행되며 베리모어는 앞뜰을 뛰어다니며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다. 살인자는 결국 케이시를 난도질하고 나뭇가지에 매달아둔다. 케이시의 부모님이 집에 돌아오기 직전이다.

며칠 동안 공포를 자아내는 촬영이 이어졌다. 전부 야간 촬영이었다. 베리모어는 계속해서 흐느끼고 소리지르고 뛰어다녀야 했다. “강렬했다. 촬영을 마친 날 차를 몰고 집에 돌아오던 게 기억 난다. 나는 완전히 녹초가 되어 있었다.”

패러디물인 동시에 독립적인 잔인한 호러물인 ‘스크림’은 MTV 세대의 대표적 상품이 되었다. 캐릭터들은 대중 문화와 태블로이드 텔레비전, 영화의 관습을 재정의하고 있었던 자의식 강한 소비자들 그대로였다. 4년도 지나지 않아 ‘무서운 영화’가 오프닝 장면을 패러디했다. 카르멘 일렉트라가 베리모어의 역을 맡아, 고스트페이스로부터 도망치다 칼에 실리콘 가슴 임플랜트를 찔린다.

“패러디가 나온다면 내가 제대로 했다는 걸 알 수 있다.” 베리모어의 말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Drew Barrymore Looks Back At The Shocking Opening Scene Of ‘Scream’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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