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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 '형편없다'고 생각했던 건 당신만이 아니었다

마크 트웨인이 고전에 대해 평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고전이란 모두가 읽고 싶어 하지만 아무도 안 읽는 이야기이다(A classic is something that everybody wants to have read and nobody wants to read)." 이런 마크 트웨인의 소설들조차 '고전'이 되었고,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읽은 사람은 별로 없는 책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고전의 반열에 오르기 훨씬 전인 아직 따끈한 신간이던 시절, 모두에게 훌륭한 책으로 평가 받지도 못했으며, 오히려 혹평을 듣는 경우도 많았다. 심지어 어떤 고전은 첫 시작이 모조리 혹평인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전문가들(개중엔 우리가 알고 있는 또 다른 '고전'을 써낸 작가들도 있다.)에게 별 반 개 취급도 받지 못한 고전들이 무엇이었는지, 어떤 평을 들었는지를 찾아 모아보았다. 읽으면서 두 가지 점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다. 첫째, 누구에게나 시작은 어렵고 초라했다는 점, 둘째, 고전이라고 쫄지 말고 맘껏 비판해도 된다는 점이다.

※ 아래의 모든 인용은 책 '악평: 퇴짜맞은 명저들', 빌 헨더슨, 앙드레 버나드 저)에서 따왔다.

1. 책 ‘악의 꽃’, 보들레르 저

"백 년 뒤의 프랑스 문화사는 (이것을) 별쭝맞은 작품 정도로나 서술할 것이다."

(에밀 졸라, ‘에밀 졸라’(1953)에서)

2. 책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저

"진짜 아이라면 이처럼 뻣뻣하고 부담스러운 이야기에 매혹되기보다는 혼란스러워할 것 같다."

(‘칠드런스 북스’)

3. 책 ‘위대한 개츠비’, F.스콧 피츠제럴드 저

"다소 느슨하고 다소 물렁물렁하며 조금 지나칠 정도로 인위적이다. '위대한 개츠비'는 무시해도 좋을 소설에 속한다."

(‘스프링필드 리퍼블리컨’)

"F.스콧 피츠제럴드 씨는 정신을 차릴 필요가 있다...'위대한 개츠비'는 로맨스든 멜로드라마든 아니면 뉴욕의 상류 사회를 곧이 곧대로 묘사한 것이든, 바보 같은 이야기다."

(‘새터데이 리뷰 오브 리터리처’)

4. 책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어니스트 헤밍웨이 저

"...독자들이 얻은 것이라고는 34페이지 정도에 불과하고, 그 대목만이 영원한 가치를 지닌다. 이 34페이지는 스페인 내전 초기 어느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대량 살상을 묘사한 부분이다...헤밍웨이 씨, 그 살상 장면만 따로 출간해 주시오. 그리고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는 잊어버리시오. 스페인 내전 이야기라면 말로(Marlaux)에게 맡겨 두시오..."

(‘커먼윌’)

5. 책 ‘율리시스’, 제임스 조이스 저

"...이 소설은 실패작이라고 생각한다. 책이 산만하다. 상쾌한 느낌이 없다. 허세가 많다. 상식적인 의미에서만이 아니라 문학적인 의미에서도 상스럽다. 내 말은, 일급의 작가라면 글쓰기에 대한 존중 때문에 이렇게 속임수를 쓰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버지니아 울프, 일기)

6. 책 ‘채털리 부인의 연인’, D. H. 로런스 저

"D. H. 로런스의 정신은 병들어 있다. 그는 섹스에 사로잡혀 있다...문학계의 극히 타락한 집단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그를 배척할 것임에 틀림이 없다."

(존 불)

"귀하를 위해서라도 이 책을 출간하지 마십시오."

(한 출판사가 작가에게 보낸 출간 거절 편지)

7. 책 ‘롤리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저

"...변태 행위를 탐구하는 책이 있을 장소는 공공의 영역이 아닌 다른 데에 있다...서점이라면 그가 문서로 된 포르노그라피를 팔고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커커스 리뷰스’)

"...저는 이 글을 천 년 동안 돌 아래에 묻어 둘 것을 제안합니다."

(한 출판사가 작가에게 보낸 출간 거절 편지)

8. 책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스완네 집 쪽으로’, 마르셀 프루스트 저

"친애하는 동료여, 제가 아둔패기라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 봐도, 주인공이 잠들기 전에 침대 위에서 뒤척이는 모습을 묘사하는 데 서른 페이지나 필요한 이유를 알지 못하겠습니다."

(한 출판사가 작가에게 보낸 출간 거절 편지)

9. 윌리엄 셰익스피어에 대해

"셰익스피어의 명성은 황당할 정도로 지나치게 높아져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바닥으로 떨어질 거예요. 제 말을 믿어도 좋습니다. 그에게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없어요. 아예 없습니다. 그는 옛날 소설들에서 얼개를 가져와서는 그 이야기들을 극적인 틀에 맞출 뿐이에요. 그가 들이는 노력이라고는 당신과 내가 그의 희곡을 다시 산문적인 이야기로 바꿀 때 드는 정도에 지나지 않아요."

(바이런 경이 제임스 호그에게 보낸 편지 중)

10. 마크 트웨인에 대해

"앞으로 백 년 뒤에는 그의 작품 중에서 단편 '뜀뛰는 개구리'만이 기억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해리 서스턴, ‘북맨’)

11. 책 ‘파리대왕’, 윌리엄 골딩 저

"...극도로 불쾌하다."

(뉴요커)

12. 책 ‘주홍색 연구’, 아서 코난 도일 저 (*셜록 홈즈 시리즈의 첫 작품)

"연속물이 될 만큼 길지도 않고 단일한 이야기가 될 만큼 짧지도 않습니다."

(한 출판사가 작가에게 보낸 출간 거절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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