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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가 '우리를 계속 압박하면 난민을 풀어버리겠다'며 유럽을 위협했다

  • 허완
  • 입력 2016.11.26 07:21
Turkey's President Tayyip Erdogan points at the United Solidarity and Brotherhood rally in Gaziantep, Turkey, August 28, 2016. REUTERS/Umit Bektas
Turkey's President Tayyip Erdogan points at the United Solidarity and Brotherhood rally in Gaziantep, Turkey, August 28, 2016. REUTERS/Umit Bektas ⓒUmit Bektas / Reuters

유럽의회가 터키의 민주주의 후퇴를 비판하며 EU 가입협상 중단을 촉구하자 터키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나오면 난민을 풀어버리겠다'고 위협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5일 이스탄불에서 열린 여성 여성단체 행사에 참석해 "유럽이 거기서 더 나가면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에게 국경을 열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 유럽의회가 터키의 과도한 쿠데타 후속 조처를 비판하며 터키와 유럽연합(EU) 가입협상을 중단하는 방안을 압도적으로 가결한 데 대한 반응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유럽은 정직하게 인도주의를 실천한 적이 없고, 사람들을 공정하게 보살피지도 않았다"며 "지중해에 떠밀려온 아이들을 떠안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터키는 350만명이나 되는 난민을 먹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에르도안은 "카프쿨레 국경에 5만명 난민이 모여들자 유럽은 비명을 지르며 터키가 국경을 열면 어떻게 할지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면서 "자, 유럽이 터키 압박 수위를 더 높이면 우리는 국경을 열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의회는 전날 터키와 EU 가입협상을 중단할지 묻는 표결에서 찬성 479표, 반대 37표, 기권 107표 등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 처리했다.

다만 이 의결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데다 EU 회원국 대부분은 터키와의 협상을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당장 협상이 중단될 가능성은 낮다.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난민 문제의 상당 부분을 터키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EU와 터키가 지난 3월 맺은 난민송환 협정 덕분에 난민 유입이 일정 부분 통제되고 있는 것.

터키가 EU를 향해 독설을 쏟아내고, EU를 '위협'할 수 있는 것도 바로 그런 상황 때문이다. 터키는 물론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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