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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펜스(와 도널드 트럼프)의 LGBTQ에 대한 공격은 이미 시작됐다

  • 허완
  • 입력 2016.11.15 13:06
  • 수정 2017.01.20 05:34
ⓒGettyimage/이매진스

좋게 포장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겠다. LGBTQ들, 특히 젊은 LGBTQ는 본 적도 없을 정도의 LGBTQ 인권에 대한 공격이 찾아올 것이다. 진보는 완전히 멈출 것이고, 퇴보가 일어날 수도 있다. 이미 시작되었다.

도널드 트럼프가 뉴욕 출신이고, 게이 친구들이 있을 것이고, 엘튼 존이 2005년에 동성 결혼을 했을 때 축하를 전했고,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우리를 ‘혐오스러운 외국 사상’에게서만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던 것, 게이와 무슬림을 싸움을 붙이며 ‘LGBTQ’라는 약자를 썼다는 것, 그외에 보고 들었던 얄팍한 것들은 다 잊어도 좋다.

로널드 레이건은 헐리우드 출신이고, 그에게도 전설적 배우 록 허드슨 등 게이 친구들이 많았다. 레이건은 캘리포니아 주지사 시절에는 주의 반 게이적 정책에 반대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1980년에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우파 종교 지도자들과 손을 잡았을 때, 1984년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압박을 받아들여야 했다. 레이건 때는 제리 폴웰 시니어 목사가 있었고, 트럼프에겐 제리 폴웰 주니어가 있다. 그래서 AIDS가 퍼진 지 몇 년이 지나도록 정부 기금으로 AIDS 연구를 하기는 커녕 ‘AIDS’라는 단어조차 언급하지 않고 수천 명의 게이 남성, 트랜스젠더 여성, 아프리카계 미국인들, 기타 여러 집단들이 AIDS로 죽도록 내버려두었다. 레이건의 친구 허드슨도 이렇게 죽었다.

그건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다. 올해 마이크 펜스가 도널드 트럼프의 러닝 메이트로 선정되기 전에 트럼프 선거운동 책임자였던 폴 매너포트는 허핑턴포스트의 하워드 파인만에게 트럼프가 국가를 어떻게 운영할지 설명할 때 비즈니스 운영에 비유하며 트럼프 정권에서 트럼프는 ‘이사회 회장’을 맡고 부통령은 ‘CEO’나 ‘COO’ 같은 존재, 회사 사장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통령직의 임무들 중에서 그가 맡고 싶지 않은 일들을 할 경험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도널드는 COO는 물론이고 CEO보다도 이사회 회장에 더 가깝다… 그 일을 맡을 사람들의 목록은 길다.”

그 사람은 펜스로 밝혀졌다. 선거 전후에 마이크 펜스가 ‘역사상 가장 강력한 부통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들이 나왔다. 현재 펜스는 크리스 크리스티 대신 트럼프의 인수위원회를 책임지게 되어, 그의 권력은 10배는 더 강해졌다. 곧 들어설 트럼프 정권의 모든 주요 자리를 펜스가 맡았다.

마이크 펜스는 국회에 진출하고 주지사에 당선된 정치인들 중 가장 반 LGBTQ 성향이 강한 복음주의 기독교 정치 운동가 중 하나일 것이다. 그가 작년 인디애나 주의 엄격한 반 LGBTQ ‘종교의 자유’ 법안에 서명하기 훨씬 전부터 그는 의회에서 ‘전환 치료’를 지지했고, 그 뒤 컬럼니스트 겸 라디오 진행자로 활동할 때는 동성결혼이 ‘사회적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연설을 했으며 동성애를 ‘선택’이라고 불렀다. 그는 게이들의 결혼을 막는 것은 편견이 아니며 강력한 ‘신의 생각’이라고 했다.

동성애를 아동성애와 근친상간에 비교했던 벤 카슨이 인수위원회의 부회장이며, 다른 부회장 뉴트 깅리치는 ‘게이 파시즘’이란 말을 쓰며 공격했던 적이 있고, 2014년에는 LGBTQ 인권을 두고 ‘새로운 파시즘’이라고 했다.

인수위원회에서 국내 이슈들을 맡고 있는 오하이오 정부 국무장관 출신 켄 블랙웰은 동성애를 ‘충동’이라고 하며 방화와 도벽에 비교한 바 있다. 2008년 세인트 폴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나는 블랙웰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 충동을 억누르려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게 팩트이다. 그러므로 동성애자가 되고 싶은 충동에 굴복할 필요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되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동성애는 억누르고 자제하거나 바꿀 수 있는 충동이라고 믿는다… 최대한 분명하게 표현하고 싶다.”

이들을 비롯한 종교적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트럼프 정권 하에서 요직에 오를 것으로 예상해도 좋다.

언론들은 무책임하게도 트럼프가 ‘게이 이슈를 더 잘 받아들인다’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했지만, 트럼프는 종교적 극단주의자들을 만나서 약속을 했다. 그는 2000년부터 쭉 동성결혼에 반대해 왔고, 동성결혼을 뒤집을 대법관을 임명하겠다고 약속했다(그리고 그가 제안한 후보 20명을 보면 정말 그럴 만한 사람들이다). 그는 공무원 등에 의한 LGBT 차별을 허용하는 수정헌법1조 보호법안에 서명하겠다고 약속했다.

동성결혼을 뒤집는 것은 어렵거나 비현실적일 수도 있으나, 여기에 반대하는 전국 결혼 수호 단체는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으며, 트럼프에게 계획안을 보냈다. 그러나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과 하원에 이미 제출된 수정헌법1조 보호법안과 같은 법안들이 통과되면 동성결혼이 2류 결혼처럼 될 수가 있다. 킴 데이비스 같은 공무원들은 게이와 레즈비언 부부에게 결혼 허가증 발급을 거부해도 처벌받지 않게 된다. 연방 공무원들은 게이와 레즈비언 부부와의 대화를 거부할 수 있게 된다. 일부 주에서 게이 부부를 고객으로 받기를 거부해 발화점이 되었던 제빵사와 플로리스트들은 게이들을 거부할 권리를 연방 법으로 보장 받고, 이에 대한 소송이 일어나면 더욱 보수적이 된 대법원에서 판결이 내려지게 된다.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 명령들 중 헌법에 어긋난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철회하겠다고 말했다. 연방 계약자의 고용 차별 금지 등 오바마의 LGBTQ 인권 관련 명령들도 이에 들어간다.

버즈피드의 도미닉 홀든이 지적하듯, 마이크 펜스는 이미 자신과 트럼프는 오바마 정권이 트랜스젠더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주에 내린 연방 안내문을 취소할 계획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와 나의 믿음은 간단하다. 모든 이슈들을 주 단계에서 해결하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워싱턴은 지역 학교 운영에 간섭하지 말라.” 10월에 라디오 프로그램 포커스 온 더 패밀리에서 제임스 돕슨에게 한 말이다.

공화당 전당 대회에서 연설하기도 했던 게이 억만장자 피터 틸이 인수위원회에 들어있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 틸은 LGBTQ 인권 옹호에 나선 적이 없으며, 지금 틸이 가장 유명해진 것은 자신이 게이라는 유명한 사실을 보도했다는 이유로 Gawker에 소송을 걸어 문을 닫게 만든 사건 때문이다.

트럼프가 클리블랜드 공화당 전당 대회에서 했듯 대권을 다룬다면, 그는 틸에게 자리를 주거나 ‘LGBTQ’라는 약자를 쓰는 정도의 제스처를 할 것이다. 그러면 매체에는 그가 어느 정도 친 LGBTQ 적이라는 인상을 주면서 LGBTQ 인권 진보를 멈추거나 퇴보시킬 것이다. 트럼프는 전당 대회 무대에서 ‘LGBTQ’라는 말을 썼지만(그리고 틸이 연설한 것을 겉치레로 삼았지만), 공화당 공약 위원회는 전당 대회장 지하실에서 역사상 가장 반 LGBTQ 적인 공약을 작성했다. 반 LGBTQ 단체인 가족 연구 위원회의 토니 퍼킨스 회장은 내게 공화당 전당 대회에서 공약에 아주 ‘기쁘다’고 했다. 위원회의 일원으로서 그는 ‘전환 치료’를 장려하겠다는 내용을 집어넣었다.

트럼프는 무역 이슈,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에 대해서는 관여했지만(러시아를 두둔하는 것처럼 보였다), 퀴어 이슈에 대한 공약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퍼킨스 같은 사람들이 극단적 공약을 넣게 내버려 두었다. 그런 사람들에게 잘 보일 필요가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9월에 외교 위원회 유권자 모임에 나가 ‘종교의 자유’를 옹호하겠다고 약속했으며, 백인 복음주의자들 다수가 트럼프에게 표를 던졌다. 최근 몇 년 간의 다른 공화당 대선 후보들의 득표에 비해 더 많으면 더 많았지 결코 적은 수가 아니었다. 트럼프는 재선을 원한다면 그들이 필요할 것이고, 그렇다면 바로 지금 그들에게 큰 선물을 줘야 한다. 이번 주에 복음주의 지도자들은 뉴욕타임스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낙태와 동성 결혼에 반대하는 법안 도입 전력이 있는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가 부통령이므로, 크리스천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목소리가 백악관에 전달될 것이 확실하다고 느낀다고 한다. “그가 후보일 때 하겠다고 말한 것을 대통령이 된 지금 할 거라고 자신한다.” 트럼프에게 크리스천 표를 모으는 것을 도왔던 신앙과 자유 연합의 의장 랄프 리드의 말이다.

트럼프가 공화당 전당대회 때와 마찬가지로 백악관에서도 LGBTQ 이슈에 개입하지 않고 펜스(다시 한 번 말하지만 역사상 가장 강력한 부통령) 같은 사람들, 카슨, 블랙웰, 깅리치 같은 사람들이 마음대로 하게 둔다면 LGBTQ 인권에 대한 공격은 벌써 시작된 셈이다. 어느 정도가 될지는 곧 밝혀질 것이다. 우리가 슬픔을 털고 일어나 지금 당장 맞서 싸우기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의 The Mike Pence (Donald Trump) Assault On LGBTQ Equality Is Already Underway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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