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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의 실제 득표율 격차는 0.1%였다

  • 허완
  • 입력 2016.11.09 16:09
Republican presidential nominee Donald Trump attends a campaign event in Atkinson, New Hampshire, U.S. November 4,  2016.   REUTERS/Carlo Allegri
Republican presidential nominee Donald Trump attends a campaign event in Atkinson, New Hampshire, U.S. November 4, 2016. REUTERS/Carlo Allegri ⓒCarlo Allegri / Reuters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와 패자인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득표 수는 극히 미미했다.

하지만 미국의 독특한 선거제도인 선거인단 간접선거제도 때문에 트럼프가 결과적으로 압승을 거뒀다.

3개 주(미시간·미네소타·뉴햄프셔)와 네브래스카의 1개 선거구 개표 완료만 남겨둔 한국시간 9일 오후 8시 현재 트럼프 득표율은 47.6%로 47.6%를 얻은 클린턴을 불과 0.1%포인트 미만 차이로 소폭 이기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대통령 당선 여부를 결정짓는 주별 선거인단 확보 수는 지금까지 트럼프 289명, 클린턴 218명으로 격차가 더 크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이러한 현상은 미국의 독특한 선거제도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치러진 선거는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일반 유권자들이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선거다.

메인과 네브래스카를 제외하고 워싱턴DC와 나머지 48개 주는 '승자독식' 방식으로 선거인단을 뽑는다. 주별 선거에서 한 표라도 더 많이 얻어 이긴 후보가 그 주에 걸린 선거인단을 싹쓸이한다.

대통령 선거인단은 총 538명이며 인구 비례에 따라 주별 선거인단 수가 다르다.

선거인단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는 후보가 내달 19일 선거인단 투표에서 대통령으로 공식 선출된다.

즉 유권자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도 선거인단 확보 수에서 뒤지면 대통령이 되지 못할 수 있다.

트럼프는 선거인단이 가장 많이 걸린 캘리포니아(55명)와 뉴욕(29명)에서 클린턴에게 밀렸지만, 공화당 텃밭 텍사스(38명)와 경합주 플로리다(29명)·펜실베이니아(20명)·오하이오(18명)를 차지해 백악관 입성에 성공했다.

간선제로 희비가 엇갈린 대표적인 사례는 2000년 대선이다. 당시 민주당 후보 앨 고어가 전국 득표율에서 공화당 후보 조지 W. 부시를 이겼는데도 선거인단 확보 수에서 밀려 고배를 마셨다.

고어는 일반 유권자 득표에서 부시를 53만7천여 표 앞섰으나 선거인단에서 266대 271로 패했다.

특히 플로리다에서 537표 차이로 지는 바람에 이 주에 걸린 선거인단 25명을 잃었던 고어는 플로리다 주 일부 지역의 재검표를 요구했다.

그는 대법원에 소송까지 제기했다가 대법원이 재검표를 중단시키자 선거일로부터 5주 뒤인 12월 13일에 패배를 인정했다.

부시와 민주당 후보 존 케리가 맞붙었던 2004년 대선도 자칫하면 결과가 뒤바뀔 뻔했다.

부시가 선거인단 286명을 확보해 케리(252명)에 앞서 승리했다. 하지만 케리가 경합주 오하이오에서 10만 표만 더 얻어 선거인단 20명을 확보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선거인단 간선제는 연방제를 채택하는 미국의 전통을 반영한 제도로 연방헌법 2조1항에 명시돼 있다.

그러나 간선제가 전체 민의를 왜곡할 수 있어 선거인단 대신 전국 득표 기준으로 대통령을 뽑자는 주장도 민주당 지지자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됐다.

대선제도 변경론자들은 '다득표자-승자 불일치' 현상과 함께 특정 주에 선거운동이 몰리는 현상을 그 이유로 지목한다. 반면 현행 제도 유지론자들은 현 체계가 각 주 독립성을 강조하는 미국 헌법 취지에 맞다는 논리를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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