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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제 시인, 미성년 습작생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는 고발을 시인했다

  • 박수진
  • 입력 2016.10.27 06:36
  • 수정 2016.10.27 06:38

'다정', '삼류극장에서의 한때', '이 달콤한 감각' 등의 시집을 낸 배용제(53) 시인이 미성년 습작생들을 성폭행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배용제 시인은 폭로 내용을 인정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22일 '고발자5'라는 트위터 계정에는 배 시인이 성희롱 발언 및 성관계를 호의, 혹은 시를 잘 쓰기 위한 과정으로 포장해 여러모로 수직적 권력 관계에 있던 스무살 전후의 시 습작생들에게 표출하고 강압해왔다는 폭로가 등장했다.

2~3년 전 배 시인의 '시 스터디 모임'에 참석했던 습작생들이라 스스로를 밝힌 이 폭로에는 배 시인이 여성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보지 모양은 손금만 봐도 안다', '여자는 늙으면 끝이다' 등 상습적으로 성희롱 발언 및 스킨십을 저질러왔으며, 창작실에서의 일대일 만남을 요청한 후 '여자로 끌린다'는 발언과 함께 성추행과 성폭행을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배 시인은 만남을 거부하거나 성희롱 발언에 반발하는 습작생들에 대해서는 다른 이들에게 '나를 배신했다', '은혜를 모른다'는 식으로 폄훼했고, 성폭행 피해자들에게는 '다른 사람들이 편애로 느낄 수 있으니 말하지 말라'고 입단속을 해 소문이 퍼지지 않도록 막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에 자신이 문단에서 영향력이 있다는 말을 해왔다는 내용 또한 습작생들의 고발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했다. 고발자들은 최근에야 서로가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일련의 고발 트윗은 여기를 눌러 볼 수 있다.

연합뉴스는 예고 문예창작과 강사로 일한 경력이 있는 배 시인이 사고가 나서 돈이 필요하다며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서 돈을 빌려 몇 년간 갚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전했다.

배 시인이 블로그에 올린 사과문에는 "피해를 당한 아이들과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속죄와 용서"를 구한다며 "합의했다는 비겁한 변명으로 자기 합리화 하며, 위계에 의한 폭력이라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고 적혀 있다. 돈을 빌리고 갚지 않은 사실도 시인했으며, 또 향후 계획했던 시집 등의 출간을 포기하고 공식적인 활동을 접겠다고 썼다.

사과문이 공개되자 최초 고발이 나온 트위터 계정은 "아직 제보하지 않은 피해자분들께 저지른 범죄 행위들에 대해서도 모두 먼저 밝힐 게 아니라면 사과글 게재로 사건을 일단락지으려는 생각하지 마시길" 바란다며 추가 폭로를 공개했다.

원도연 원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앞서 잇단 문단 내 성폭력 폭로 사태에 대해 연합뉴스에 "예술가들의 부족한 윤리성에 대한 이중적 잣대를 깰 필요가 있다"며 "몇몇 예술가들의 기행 또는 개성들로 치부됐던 것들은 사회적인 윤리로 들어와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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